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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의 연구묵상/캪튼's 코너

그 이름 '찬양'의 아이러니



'유다'라는 이름은 성경상으로 볼 때 역사적으로 참 역설적입니다. 히브리어로는 '찬양/찬송'이라는 뜻이죠. 물론 뭐, 성경 전체가 거의 역설적인 진리로 가득합니다마는..



야콥은 외모 탓에 별로 사랑하지 않았던 첫 아내 레아에게서 네 번째 아들로 유다를 얻었지요. 레아는 남편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했으면서도 확실히 믿음의 여인이었습니다(창세기 29'32-35). 그래서 마쉬앟(모쉬앟=메시아)의 직계 선조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물론 그녀의 동생이자 동서, 시앗인 라헬도 요셒과 빈야민(베냐민) 같은 아들을 얻었고, 요셒의 후예인 에프라임 가문도 예슈아(여호수아)가 나오고 훗날 북 이스라엘 왕국의 핵심 지파가 됐으며, 빈야민 후예에서도 판관 등 영웅과 왕(샤울!), 사도(파울=바울)도 나오지요만(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 라헬은 미모 때문에 남편에게 편애를 받았으나 아버지 라반의 '가신(家神)'인 하잘 것 없는 집안 우상에 미련을 두고 아버지에게 거짓말도 했지요(창 31'30-35). 난산으로 자신보다 외모가 뒤지는 언니보다 수(壽)를 누리지 못하고 자식과도 별반 같이 살아보지 못한 채 먼저 갔습니다. ]

레아는 육적인 선조이자 신앙의 선조인 아브라함에게 주신 예호봐(여호와) 하나님의 계시 신앙을 대물림하여 자신의 핏줄에서 메시아의 선조가 나기를 기대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넷째 아들 유다가 바로 그랬습니다!


레아는 장남 레우벤도 낳았지만 서모와 동침하여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혔고, 야콥의 12 아들을 통틀어 넷째인 유다가 가장 출중하여, 결국 12지족 전체를 다스리는 왕가인 유다 지족의 선조가 됩니다. 

그런데 '찬양'이란 이름의 그 출중한 유다도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못했던 점이 드러납니다. 그의 두 아들이 다 문제가 있어 일찍이 죽었고, 셋째 아들을 며느리에게 주지 않았기에 그 벌(?)로 딸이 대신 죽고(창 38'12) 급기야 성매매녀를 가장한 며느리 타마르(다말)와 본의 아니게 동침하게 되기 때문이죠(13-26절). 결국 그래서 낳은 쌍둥이 중 형보다 먼저 나왔어도 사실상의 아우였던 페레즈가 유다 왕가 및 메시아의 선조가 됩니다(29절).


아닌 게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영적 이름을 얻은 야콥이 죽을 때 남긴 유언에서 유다는 모든 형제들보다 가장 많은 복을 예언받습니다(49'8-12). 이미 왕족과 메시아 선대족이 될 것이 선언되니까요.  

이래서.. '찬양' 곧 유다라는 이름은 훗날 남 유다 왕족의 후예인 유대인(유대는 유다의 그레코-로만식 발음)들을 대표하는 이름이 됩니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찬양'이라는 이름을 갖고 지냅니다.   



그런데도..매우 아이러니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첫 왕은 이 '찬양' 지족이 아니라, 과거 가장 말썽이 많아 거의 멸족될 뻔 했던(판관기=사사기 ) 빈야민 지족의 후손인 샤울이 뽑힙니다(어찌 이리 황당한 일이..?!) 왜 그럴까요? 


앞서 저간의 상황을 잠시 알아보면..일찍이, 왕국시대 전이었던 판관(사사)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판관기=삿 19-21 장 참조). 


에프라임 산지 구석에 살던 어떤 레빝(레위 지파 사람. 사제족인 레빝들은 고래로 분여받은 땅이 따로 없이 대신 여기저기 딴 형제 지족 땅에 분포되어 삼)이 유다(!) 베틀레헴에서 첩을 얻었는데, 이 첩이 바람을 피운 뒤 베틀레헴 친가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넉 달 뒤 그 레빝이 첩을 되찾으러 베틀레헴 장인 집에 갔다가 장인의 강권으로 무려 닷새를 지내고 밤에 오던 중 이방인의 땅인 예부쉬(고대의 예루샬렘)에서 지내지 않고 우여곡절 끝에 빈야민 지족의 땅인 기베앟에서 하루를 묵게 됩니다. 그것이 엄청난 화근이 될 줄이야~!

그런데 이 레빝이 인물이 빼어난(?) 사람인지, 기베앟 동네의 빈야민 지족 깡패들이 그를 상대로 남색(동성애)을 하겠다고 덤벼들어 꼭 고대의 소돔/고모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참고: 창 ////). 급기야 그 레빝이 대신 자기 첩을 내 주자 동네 사람들이 그녀를 윤간한 뒤 돌려보냈는데 레빝이 그 첩의 시신을 12 동강 내어 지파마다 보냅니다. 

이 상황을 알고 분기탱천한 이스라엘 11개 지파가 빈야민 족을 상대로 전쟁을 치른 통에 결국 빈야민 지족은 거의 멸족됩니다(판 21'15). 모두들 왕이 없던 때에 제멋대로 한 결과입니다(21'25). 

 


그런데 이 빈야민 지족 더구나 말썽많던 기베앟 주민들(비교: 판 19'12; 20'5,20 슈무엘A서=삼상 10'26; 11'4)의 후예 가운데서 이스라엘 왕국의 첫 왕이 나옵니다(슘A 9'1,15-17; 10'117-24)!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분명히 하나님은 당시에 유다 지족에서 왕손의 직계 선대를 이어가고 계셨습니다(뤁서=룻기 참조 특히 4'18-22)마는, 첫 왕의 자리는 '찬양' 지족이 아닌 빈야민 지족에게 내어주셨습니다. 판관기의 끝 부분과 뤁서의 끝 부분은 엄청난 대조를 이루면서도 어떤 내적 연계를 보게 됩니다. 이 두 권서가 다 본래 고통/멸종 위기의 상황에서 경쟁 대상인 두 왕족을 낸다는 것입니다. 


왜 하나님은 '찬양' 족이 아닌 빈야민 족에서 첫 왕을 내실까요? 한 마디로 왕국시대 직전인 판관시대 말기에 멸족 당할 뻔한 한 지족을 긍휼히 여기신 공평하신 하나님이셨기 때문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기골이 장대하고 처음엔 겸허했던 이 첫 왕(샤울)이 교만해져서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지 않았기에 그 기초를 옮기실 수 있음을 둘째 왕인 유다 왕가의 선조 다뷔드에게서 입증하셨지요. 

그런데도 다시 불행한 일이 발생합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셨던 다뷛의 후계자, 슐로모(솔로몬)왕이 당대 아니 사상최고의 온갖 분복을 누리던 끝에 하나님을 배신하고 대대적인 우상 숭배를 하자, 그 결과 그의 아들인 레호보암 대에 나라가 남/북으로 두 쪽이 나버린 것입니다. 남쪽은 오직 '찬양' 지족만의 왕국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한때 다뷔드 왕가의 경쟁 상대이고 적이었던 빈야민 지족은 다뷔드의 '절친'이었던 요나탄 왕자 때문인지 훗날 유다 지족과 가장 친근한 지족이 되지만, 같은 라헬의 후손인 요셒의 후예, 에프라임 족은 북 왕국의 중심지족이 됩니다. 이거, 아이러니가 아닌가요?


그러나 무려 11개 지족이 힘을 합친 북 왕국은 처음부터 우상숭배의 길에 돌입하고 결국 남쪽보다 먼저 멸망합니다. 빈야민 지족은 이때도 북 왕국에만 남았으면 멸족될 뻔 했겠지만 일찍이 유다 왕국에 붙어 더 오래 이스라엘 땅에서 목숨을 보존합니다. 

아무튼 북 이스라엘 왕국은 아씨리아, 바벨론 등에 포로로 잡혀가 모조리 이방 땅에서 흩어지고 맙니다. 수도 쇼므론(사마리아)에 남은 그 후예들은 이방인들과 섞여 잡혼의 혼혈족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유대인들이 사마리아인들을 개처럼 취급한 이유가 이 때문이죠. 그러나 예수님은 이 개 같은 민족에게서 선한 이웃의 예를 드셨고, 이 지역의 쉬카르 마을을 방문하신 끝에 한 부정한 여인에게 영적 경배의 진리를 가르치셨고, 훗날 사마리아 교회(행전 )의 전통이 세우지게 됩니다.  


'찬양' 지족 후예 가운데서도 가장 정통 유다족인 다뷔드 왕손들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분은 역시 메시아이신 예수님이시죠. 그 분은 바로 고대에 야콥이 '유다 지족의 사자'(창 49'9, 비교: 요한계시록 5'5)로 예언한 바로 그 분이죠. 12 제자/사도들 중 한 명인 마태는 이 진실을 그가 기록한 복음서 1장에 메시아 계보를 열거함으로써 입증합니다. 그 분이야말로 유다라는 이름 뜻 그대로 찬양 받으시기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의 이름 '예슈아'는 구원자 곧 자기 백성 유다를 구원하러 오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러니는 더 남아 있습니다. 이 유다 왕손의 정통 후예들의 본 고장인 유대 땅에서는 메시아도 나셨지만, 메시아를 가장 적대하던 적 크리스토 세력도 났다는 것이죠. 복음서와 행전, 서신서를 통틀어 입증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유대인들은 이 참 메시아를 정면으로 절대 거부합니다! 얼마나 열 받는, 눈물 나는 아이러니인지요.  이 이름만의 '찬양' 지족이 정작 진정 찬양받기 합당하신 그 분을 거부하고 적대하다뇨?! 그분이 일찍이 택하신 자기 백성을 구원하러 친히 내려오셨다가 자기 백성에게 버림 받으셨습니다.  


오늘날도 전 세계에서 가장 예수 크리스토님을 적대하는 세력의 하나가 정통 유대교인들입니다! 얼마나 아이러니입니까?! 같은 유다 후예이면서도 다뷔드 왕가의 정통 후손인 진짜 메시아를 가장 미워하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라는 얘기지요! 그들의 거의 100%에 가까운 사람들은 참 메시아를 거부하고 가짜인 둘째 메시아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야시대 이스라엘 백성이 다 멸망했어도 그 후예인 2세들은 카나안을 정복했듯, 언젠가 그들의 후예들은 참 메시아를 받아들이고 메시아 천년시대 때 온 세계와 함께 완전한 통일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유다 지족중 남은 뿌리들과 일찌감치 메시아를 받아들인 크리스천들은 주님과 함께 천 년을 다스리는 하늘 왕족/귀족이 되고요.   


찬양이라는 뜻의 유다는 이렇게도 아이러니한 이름입니다.  


'찬양'이란 이 이름에 한 가지 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아우인 유다와 예수님의 제자이면서 그분을 배신한 유다에 관한 얘기입니다. (물론 유다는 당대에 흔한 이름의 하나였습니다만.) 

전자는 다른 형들과 함께 처음에 맏형 예수님을 의심/불신/거부하고 안 믿었습니다. 그러길 오래하다가 결국 부활 후 그를 만나러 오신 형님과 대면한 뒤 마음이 잡히고, 오순절 다락방에서 야코보 등 다른 친동기들이랑 딴 제자들과 함께 했다가 성령을 받아 후기 사도의 한 명이 됩니다. 그가 바로 신약성경 유다서의 저자이죠(유다서 1절 참조)! 물론 그의 형 야코보는 교회의 핵심 지도자가 됩니다만. 


후자인 이스카리옽 유다는 비록 '찬양'이라는 영광스런 이름을 공유했지만, 주님 말씀대로 "태어나지 않았더면 차라리 나았을 뻔" 하게도, 이름과는 전혀 딴판인 짓을 저질렀지요. 더욱이 예수님의 12 제자/사도들의 한 명이라는 영광스런 직분을 얻었는데도, 예수님과 제자들의 금고인 전대에서 수시로 몰래 가로채는 등 치사하고 저질스런 물욕을 발하다가 결국 마귀의 종이 되어 스승인 메시아를 유대(!) 종교지도자들에게 팔아먹었고, 생각과는 달리 스승이 팔려 수난 당하는 모습을 보자 스스로 목매어 추락한 뒤 창자가 튀어나오는 끔찍한 비극의 주인공이기도 했죠. 


"유다처럼 안 되기를~" 이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우리는 정말 유다처럼 안되기를 열망합니다. 


그 이름 유다-'찬양'! 정말 아이러닠한 이름입니다. 어쩌면 역사상 가장 아이러닠한 이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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