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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 코너/Faith의 믿음묵상

영언기도에 응답하신 주님 (Faith)


모처럼의 새 간증입니다. 영언(방언)기도에도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을 송축하며,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안녕하세요? Faith입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건이 있어, 티엘티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없는 글 솜씨에 망설였지만... 하나님의 주권과, 우리의 방패 되어 주심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동생이 얼마 전 미국에 있는 저희 집에 놀러와서 한 달 여 머물다 갔습니다그래도 미국까지 왔는데 저희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시카고 정도는 가 줘야 할 것 같아서 동생과 짧게 시카고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어차피 차를 렌트해도 주차할 자리 찾느라고 시간과 돈을 쓸 것이 뻔해 보여서 동생과 아이들 네 명을 데리고 기차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시카고 칼바람에 걸어다닐 수는 있으려나 걱정이 되긴 했지만, '막무가내' 정신으로 출발했습니다.


둘째 날 시카고에 있는 사이언스 인더스트리 박물관에 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박물관 정문까지 동생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걷는 중에 갑자기 누가 제 손에 있던 아이패드를 확 낚아채려고 하였습니다.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음에도 본능적으로 아이패드를 꽉 움켜쥐었지만, 젊은 20대 남자의 힘을 제가 당해 낼 수 있을 리 만무하지요. 그렇게 사람들이 20-30명은 다니는 박물관 입구 앞에서 환한 대낮에 아이패드를 소매치기 당했습니다. 소리소리 지르면서 무거운 몸뚱이로 쫓아가 보았지만 범인은 정말 빠른 속도로 뛰고 장애물도 거뜬히 뛰어넘더라구요. (나중에 동생이 말하길 범인이 우리 일행을 눈으로 먼저 훑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만 있는 아줌마들이었기에 아마 만만해 보였겠지요. 또 나중에 지인들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이 박물관 근처에서 소매치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혹시 시카고 가시는 분들은 이 박물관 앞에서 각별히 조심하셔야겠습니다.)


50미터(느낌상으로는 100미터였는데... ᄒᄒ) 뛰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니 제 동생과 4-5살 된 저희 아이들이 모두 울고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있더라구요.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 영언(방언)으로 아이패드를 찾아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울면서 범인이 얼마나 나쁜 지를 말하는 제 딸에게도 "울지마. 괜찮아. 하나님이 찾아주실 거야. 마음속으로 기도해도 되니까 하나님께 기도해. 그 범인을 위해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거야."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무섭다거나 분하다거나 하는 마음은 별로 들지 않고 침착한 상태로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정말 그 순간 제가 붙잡은 성경 말씀은, 읽으면서 많이 감동했던 열왕기하 2527절 이후의 이야기였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37년간 감옥에 있던 여호야긴(Jehoiachin) 왕을 바빌론 에윌므로닥왕이 풀어주고 그에게 호의를 베풀어 왕의 식탁에 참여하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여호야긴 왕이 그렇게 바빌론 왕의 선대를 받았기에 포로시대에도 다윗의 혈통을 이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바빌론이 정복한 나라가 수십 개 국은 될 테고 게다가 감옥에서 37년을 보냈다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기간인데 그럼에도 바빌론왕이 풀어주고 그의 지위를 바빌론에 있는 다른 왕들의 지위보다 높인 것은 도데체 인간의 상식으론 이해되지 않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참새 한 마리가 시장에서 팔리는 것'도 하나님의 허용하심이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마음이 많이 벅차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그에 비해 유다의 마지막 왕이었던 시드기야 왕은 두 눈이 뽑힌 채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정말 하나님의 허용하심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그 어떤 상황도 제게 해를 가할 수 없고 그렇기에 매일매일 순간순간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만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빼앗긴 순간부터 하나님이 나의 방패되심을 고백하면서 아이패드를 찾게 해 달라고 영언으로 간절히 기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별로였습니다. 우연히 가족과 나들이 왔다가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고 범인을 쫓아 간 시카고 CPD 형사가 있기에 그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그 분도 빈 손으로 되돌아오고 박물관 안전요원도 딱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야 동생의 핸드폰 skype어플로 남편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남편도 전화기를 보통 꺼 놓고 채팅과 이멜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 연락이 더 힘들었습니다.) 남편이 아이패드 위치 추적을 하긴 했지만 애플에서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당장 아이패드 시리얼 넘버를 모르니 담당자와 통화가 불가했습니다. 남편은 어차피 아이패드를 다시 찾는 것은 불가능하니 911 신고도 해 봤자라고 (귀찮으니) 하지 말자고 오히려 저를 설득하더라구요. 그렇게 찾는 것을 포기하고 나니까 그제서야 분해서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당장 아이패드가 없으니 호텔은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처지였지만 여행 이틀째인데다가 제가 전날 밤에 혼자 이곳저곳을 이미 둘러봤던 터라 어느정도 감은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포기해 버리고 박물관 구경을 마저 했습니다. 계속 영언을 하면서 '항상 기뻐하라'는 말씀을 떠올리면서요. 쉽진 않았지만 아이패드 때문에 낙심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려나 하는 기대도 아주 살짝 하면서 영언을 계속했습니다. (사실은 속으로 '하나님이 새 아이패드로 바꿔주시려나...'하는 은근한 기대도 쬐끔은 했다는...ᄏᄏ 나중에 그 고백을 들은 친구가 "과해. 너무 과해"라고 일침을 놨다는...ᄒᄒ)


어쨌든 하나님의 은혜로 버스를 무사히 타고 전날 지인이 이멜로 알려준 시카고의 괜찮은 음식점에 가서 식사까지 했습니다식당을 찾느라 좀 고생해서 제 동생과 아이들이 많이 걸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아 감사했습니다그렇게 식사를 잘 마치고 또 열심히 걷고 버스 타고 해서 가까스로 호텔에서 기진맥진 누워 있는데 호텔로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시카고 경찰서에서 아이패드를 찾았으니 가지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렐루야! 정말 기적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심지어 경찰관이 박물관 앞으로 아이패드를 가져왔으나 이미 제가 사라진 후여서 돌려주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담당 형사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범인을 직접 쫓아가서 잡은 것은 아니고 무전 연락을 받은 근처에 있던 경찰관이 잡았다고 합니다. 남편의 추측으로는 위치 추적을 통해 아이패드가 경보음을 내게 만든 것이 주효하지 않았을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911 신고가 안된 상황이었기에 범인이라는 확신이 없어 그 사람은 인상착의만 적고 풀어주고 아이패드만 압수해왔다고 합니다. 911 신고를 안 한 부분에 대해서 경찰관 아저씨에게 "왜 신고를 안 했냐?"는 추궁을 좀 들어야 했습니다.


그날 밤 동생과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참새 한 마리의 떨어짐'도 하나님의 허용심이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새겼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시편기자의 믿음은 바로 이런 하나님의 온전하신 주권과 그분의 온정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살기에 나쁜 일이, 나쁜 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나곤 하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보호하심을 바라는 자를 하나님이 그 분의 섭리로 보호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요셉의 경우처럼, 때로는 그 섭리하심이 당장 내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더라도요... 그러나 감옥에서도 요셉을 지키신 것처럼 최악의 환경에서도 또한 피할 길을 주시고 지켜주시며 궁극적으로는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내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찬양합니다.) 그날 밤을 설치고 날이 새자마자 아이패드를 찾으러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내내, 또 경찰서에서 담당형사와 연락이 되길 기다리며 내내 감사와 찬양이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할렐루야!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그분의 섭리를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