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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카톨맄(천주교)

외경 7권도 정경이다?


외경 7권이 포함된 성경 권서들. 사진출처: Poorman's Books



물음: 카톨릭과 개신교는 구약성경의 권수가 다르잖아요? 그런데 카톨릭은 유대교 학자들이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위해 구약 성경에서 7권을 제외하였고, 예수님의 말씀 중에도 그 7권의 내용이 들어있다는 둥 주장을 하던데요... 카톨릭의 주장이 어이가 없기는 하지만 정확한 진실을 알고 싶어서 질문드려요.



답: 님의 말씀대로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카톨맄교/정교)는 신약 성경 수는 같지만, 구약기 경전(舊約期 卷數. 구교측이 주장하는 경전들은 구약 정경에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므로 이렇게 표현하렵니다)가 다릅니다. 신교는 39권이지만, 구교는 7권을 더 포함시킨 46권입니다. 이 7권은 다니엘서 '추가'분(追加分)*: 아자랴의 기도와 세 거룩한 청소년들의 노래(라틴어 역 성경인 불가타경 다니엘서 3'24~90), 수산나서(불가타 다니엘서 13장, 70인경: 다니엘서 서론), 벨과 용(불가타 다니엘 제14장), 바뤀(Baruch)서, 토빝(Tobit)서, 유딭(Judith)서, 시랔(Sirach)지혜서, 지혜(Wisdom)서, 제1 마카비(1 Maccabee)서, 제2 마카비(2 Maccabee)서 등입니다. 개혁가들은 이 '7권'을 구약 성경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반면 구교측은 이 7권을 소위 '제 2 정전(正傳/Deuterocanonical)이라 부르면서 39권의 정경과 동일시 합니다. 여기서 구교란, 로마 카톨맄교회, 동방정교회 및 모든 계열의 정교(Orthodox) 등을 포함시켜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천 몇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 대다수는 그리스어로 번역된 구약기 경전인 이른 바 '70인경'(Septuagint=LXX)을 히브리어 성경 대신 썼습니다. 까닭은 당대에 로마 제국 치하에서 디아스포라(흩어져 분포됨) 생활을 하는 온 유대계 사람들 대다수가 국제 추세를 따라 당대의 공용어인 (코이네) 그리스(=헬라)어를 썼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그리스어 성경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70인경은 아이귚트(이집트) 등 북 아프리카를 톨레미 왕조가 통치하던 주전(BC) 약 3-1세기에 걸쳐 당시의 국제도시인 수도 알렉산드리아의 대도서관을 중심으로 유대인 원로학자 70여명(일설은 70~72명)이 모여 히브리어에서 번역하여 양피지에 필사했습니다. 물론 모국인 유다에는 빠른 기간내에 보급되었습니다. 

그런데 70인경에는 위의 7권도 포함되어 있다는 설이 있어 왔습니다만, 유대학자들의 원 의도는 이 7권이 정경과 같은 영감이 있는 경전으로서가 아니라, 참고로 포함시켰던 것입니다. 또한 유대 역사가인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와 알렉산드리아의 퓔로 유대우스(Philo Judaeus 이하 퓔로), (바벨론 포로기 이후 유대외전인) 탈무드, 아리스테아스서 등은 톨레미 왕 당시 70~72명이 토라(모세)만 그리스어로 옮겼다고 했다는 유력(?)설이 있습니다.*(이것이 사실이라면, 예수님과 사도들이 모세 5경 이외의 구약 정경들은 어디서 인용했는지 애매해짐). 사실 LXX의 다양한 버전은 마카비서 제1-4권이나 '시편 151편' 등을 포함된 것도 있었으며, 일부는 에스테르서, 예레미야서, 다니엘서 제1에스드라서 등이 포함됨.  

   

예컨대 바뤀은 예레미야의 서기여서 그가 예레미아의 예언 말고 별도의 예언서를 곁들였는지 성경상으로 입증이 되지 않으며, 유딭서는 하나의 핔션(창작품)이며, 마카비서는 역사서입니다. 이 대부분은 신구약에 공통되게 작동한 성령의 영감이 공히 역사했는지 여부를 알 길이 없고, 아울러 내용도 의혹스런 부분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이 7권은 (구교측 주장이야 어쨌든) 예수님과 사도들에 의해 단 한 번도 언급되거나 인용되지 않았습니다. [ 참고로, 정경 권서들 가운데도 신약에 직접 인용되지 않은 것들이 더러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에스테르(에스더)서, 노래중노래(아가)..등이 그러합니다. ]


첫 교회인 예루샬렘 교회를 로마에서 그대로 대물림했다고 자임하는 천주교는 이 ('떨떠름'한) 7권을 포함한 46권 모두를 정경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반박 요인들이 따릅니다. 

우선 위 7 외경들의 하나인 '시랗지혜서'(주전 180년께 쓰인 것으로 주장돼 왔으나 유대교 정경에 포함되지 않음)는 44~49명의 구약 인물들의 명단을 꼽고 있는데 이것은 토라와 네비임, 케투빔(시가서를 포함한 성문서) 등에 나타난 순서와 같습니다. 시랗지혜서를 쓴 예슈아 벤 시랗(Yeshua ben Sirach 또는 Sira 본명: 쉬몬 벤 예슈아 벤 엘리에제르 벤 시랗. 이하 '시랗'. 그의 조부 벤 시랗과 혼동하지 말 것)이 주전 2세기에 자신이 살던 예루샬렘에서 이 성경들을 직접 대하여 보았기에 창세기/출애굽기/민수기/신명기/예슈아(여호수아)서/판관기(사사기)/슈무엘(사무엘)서/왕들(열왕기)/예샤야후(이사야)서/예레미야서/에제키엘(에스겔)과 12 소대언서(소선지서) 등을 권위 있게 보았다는 주장이 있어 왔습니다. 

흥미롭게도 시랗은 뤁서, 노래중노래(아가), 에스테르(에스더)서, 다니엘 서 등을 자신의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경전에 포함된 사람들의 이름은 자신의 위인명단의 기준에 걸맞지 않다고 봤거나, 이 책들을 본 적이 없거나, 권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 등의 이유로였습니다. 



또, 앞서 언급한 고대 유대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그의 '아피아 투쟁기'에서 히브리어 정경으로 22권(현재의 39권)만을 꼽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바버에 따르면, 가장 초기의 가장 명료한 히브리 성경 정경 목록은 요세푸스의 것이랍니다. 

요세푸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왜냐 하면, 우리는 (그리스 사람들처럼) 서로 불일치하고 모순된 무수한 다량의 책(경전)들을 보유하지 않고, 오직 22권만을 갖고 있다. 이 책들은 지난 모든 과거의 기록들을 포함하고 있고 당연히 신적이라고 믿어진다. 그중 5권은 모쉐의 것인데 여기엔 그의 율법과 그의 죽음 때까지의 인류의 기원에 관한 전승이 들어있다...모쉐 이후의 대언자(선지자/선견자/예언자)들이 당대사를 기록한 13권도 있다. 나머지 4권에는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인간의 삶을 위한 교훈들이 들어있다."* 여기서 요세푸스는 토라(5경)/네비임(대언서=선지서)/케투빔(시가서) 등을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현재의 유대정경은 요세푸스 목록보다 2권 더 많은 24권이므로, 일부 학자들은 판관(사사)시대에 기록된 뤁서(룻기)가 판관기(사사기)의 일부, (예레미야)애가는 예레미야서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학자들은 요세푸스 당대에 에스테르서나 전도서 등은 아직 정경으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요세푸스가 이 22권을 신적인 영감을 지닌 책으로 본 반면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봤기에 정경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 바버는 요세푸스가 파리세(바리새) 당원이었으므로, 다른 학자들이 포함시킨 책들을 당연히 다른 유대 공동체가 포함시킨 책을 더한 22권 이상의 책을 받아들이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외경의 하나인 제2 에스드라서(* 주후/AD 2세기 경의 문서) 자체가 그 14'45,46에서 '24권'(곧 유대 정경?)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히브리어 정경을 선정한 회의였다는 유대계의 이른 바 '얍네(얌니아)공의회'에서 파리세들은 경외전(외경)들에 관하여 논쟁을 벌였고, 2세기 경의 아키바 벤 요셒은 이 외경들을 읽는 사람들은 내세(낙원)를 함께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 선언을 했답니다(산헤드린기 10'1). 2세기 말 편집됐다는 유대교 외전인 미슈나는 케투빔의 일부 권서들의 저술 동기가 불순했는지 여부를 갖고 토론을 벌였답니다. 일례로 야다임 3'5은 노래중노래와 전도서를 주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1세기 후반에 열렸다는 얍네 공의회 자체가 과연 실제로 개최되었는지 여부도 분명치 않음(이 공의회 개최설은 독일 학자 하인리히 그래츠가 1871년 제기해 폭넓은 지지를 얻음). 


이런 근거에 따라, 유대교는 점차로 문제의 7권을 정경에서 제외하고 다만 참고용 또는 보충적 자료로서 보았을 것이라고 충분히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대교는 미슈나, 탈무드 등 유대교 외전들을 갖고 있으나 이를 정경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1529년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기존 (천주교)정경 목록에서 이 7권을 빼어 책 뒤끝에 추가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유대인들이 7권을 삭제한지 약 1400년 이후에 말입니다. [루터는 이와 아울러 자신의 신학사상과 맞지 않은 히브리서/야코보서/유다서/요한계시록 등 신약의 4권 역시 자신의 독일어 성경에서 삭제하지만, 훗날 돌이켜 신약 4권은 다시 추가합니다.] 

오늘날 대다수 신교 번역 성경에서 이 7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유대교가 기독교를 박해하려고 위 7권을 삭제했다는 주장이 천주교 일각에 있지만, 다음과 같은 근거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어느 성경보다 메시아에 관한 예언이 많은 예샤야후(이사야)서는 왜 유대인들이 정경 목록에서 제거하지 않았을까요? 예샤야후의 주요 메시아 예언 모두가 신약 성경에서 성취된 사실을 낱낱이 입증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메시아 관련 예언들은 대언서 이곳저곳에 널려 있습니다. 


천주교가 그런 주장을 함과는 달리, 그들의 속셈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천주교는 그네들의 다양한 비성경적 교설들의 근거를 이 7권에서 찾곤 합니다. 

예를 들면, 천주교는 7권의 일부인 토비트서의 12'12이나 제2 마카비서 12'39~45을 천주교도가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자기네 진혼 교설*(진혼미사나 진혼곡 곧 레퀴엠의 바탕임)과 이에 연계된 '연옥설' 그리고 '면죄부'의 근거로 삼습니다. 연옥설의 또 다른 근거는 지혜서 3'1~7이고, 죽은 성인들이 산 교도들을 위해 중재기도를 해 준다는 교설의 바탕은 토비트서 12'12~15 등입니다.  


그러나 이야말로 이런 외경들이 성령님의 영감을 받은 책이 아님을 반증하는, 역설적인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산 사람이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고대의 일부 대언자나 주님, 사도들이 죽은 사람 일부를 믿음으로 되살린 기록만 있을 뿐입니다. 다뷔드 왕은 밭쉐바 여인과의 간통으로 낳았다가 일찍 죽은 사내아기를 위해 금식기도를 했지만 되살려 받을 수 없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도 없고, 죽은 사람을 불러 들일 수도 없고, 조상숭배자들의 생각처럼 죽은 사람을 먹일 수도 없습니다. 혼령이 현실을 찾는다는 유의 발상은 실제 그 혼령이 아니라 고인을 흉내내는 친숙령(親熟靈, familiar spirits)들의 장난일 뿐입니다. 따라서 마리아나 성인들에게 하는 천주교의 기도 따위는 성경에 매우 어긋난 것이며 친숙령을 불러들이는 지름길이기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고인을 너무 그리워 하는 것도 영적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관습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악령들과 친교하는 따위의 일을 매우 혐오하시며 우상숭배와 동일시 하십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와 죽은 영혼을 위로한다는 진혼, 연옥설과 면죄부, 마리아 등 죽은 성인들이 산 천주교도들을 위해 중재기도를 해 준다는 주장, '사제' 계급이 평신도를 지배한다는 발상, 기타 천주교의 다양한 교설들은 성경적인 바탕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교적 바탕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외경 7권을 갖고 자기네가 참 종교라는 주장과 다양한 교설의 근거로 삼는 로마 카톨맄 교와 정교 등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주장으로 끝날 뿐이지 성경적 진리가 아닙니다. 

성경 계시는 현재의 신구약 성경전서로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