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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연구/칼뱅-아르미니우스 주의

칼뱅도 결국 무한속죄 지지

 


칼뱅주의 주요 교리 비평 <3>

칼뱅 자신도 결국 무한속죄를 지지했다.
그의 '유언장 및 유산처분서'(Last Will and Testament)에서 입증되는 사실이다. 1564년 4월25일 그의 공증인인 제네바 시민 피에르(또는 '페테르') 슈날랏에게 받아 적게 한 것. 칼뱅은 유언 작성 약 한 달 후 5월27일 세상을 떠났다. 과히 길지 않은 이 유언장은 종국을 앞둔 칼뱅의 절절한 심경을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운 문서다.

칼뱅은 유서 작성 이튿날인 4월26일 카농 거리의 자기 집으로 테오도르 베제, 레이몽 쇼베, 미셀 콥, 루이 에녹, 니콜라 콜라동, 자크 보르드 등 그가 사역하던 생 피에르 교회의 모든 사역자/설교자들과 앙리 스크랭제 교수, 온 제네바 시민들을 불러모아 슈날랏에게 이 유언을 큰 소리로 낭송하게 하고, 주요 증인들에게 손으로 서약/확인시켰다. 따라서 한 달 후 죽기까지 유언장에 나타난 그의 심중은 별로 바뀌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유언 중 해당 부분이다.
[원문은 헨리 베버리지(Henry Beveridge, Edinburgh, 1844)의 영문판을 참조했다. 참고: 칼뱅의 친구/후계자인 개혁가 테오도르 베제는 그의 '칼뱅의 삶'에서 본 유언을 프랑스어/라틴어로 게재했다.]

".. 나는 또 증언하고 선언합니다. 나는 주님께 애타게 간청합니다. 그 분이 그러기를 기뻐하신다면, 나의 주권자, 구속자께서 인류의 죄를 위해 흘리신 그 피로 나를 씻어 깨끗케 하시고, 최후의 심판석 앞에서 그 분의 그림자 아래 설 수 있도록.." (필자 역)

여기서 칼뱅이 말한 '인류'는 지상의 온 교회가 아니다. '택한' 인류, 즉 신자들만을 말하지도 않는다. 칼뱅이 이 부분에서 분명히 무한속죄를 지지했음을 우리가 솔직히 시인해야 옳다. "아니다"고 우기지 말아야 한다. 인류면 모든 인류이지, 딴 뜻으로 말했겠는가. 그런데도 이 유언장의 어느 한글 번역문은 원문을 상당히 왜곡시켰다.

앞서 필자의 글 '온 세상: 칼뱅은 요한과 정반대'에서 소개했듯, 칼뱅은 그의 요한서신 주해 2:2[칼뱅은 요한서신 제1서만 주석했다] 등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자신이 무한속죄 개념 자체를 절대 반대 하지는 않는다는 인상을 비쳤다. 그가 우려하고 결사 반대했던 것은 온 인류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구원 받는다고 주장하는, 소위 보편구원론이다. 칼뱅은 물론 우리도 모두 다 함께, 보편구원론을 반대한다! 필자는 다양한 글 꼭지를 통해 현대 교계에 팽배한 보편구원론을 비판해온 바 있다.

물론 보편구원론은 성경적으로 엄격히 이단이다! 성경은 결코 모든 인류가 구원 받는다고 하지 않는다. 보편구원론 입장을 견지하는 대표적인 교파는 유니버설 교회(Universal Church)이며 근래에 성삼위일체를 반대하는 단일신론파 유니테리언 교회(Unitarian)와 합세해, 단일신 보편구원교회(Unitarian Universalist Church)를 이뤘다. 이 교파의 일부는 칼뱅의 주도 하에 제네바 시의회에 의해 처형된 미구엘 세르베토를 교주로 삼고 있다.

현대인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보편구원론 쪽으로 기운 사람은 카톨릭 계열의 토머스 멀튼, 헨리 나웬, 테레사 수녀 등 무수히 많고, 신교계 쪽은 노먼 빈슨 필, 빌리 그래엄, 라벗 슐러 등이 보편구원론 쪽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