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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슈/물음과 답(Q.A)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마라?(물음과 답)

물음:

성경에 보면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이 많이 나오잖아요...이건 무슨 뜻인가요? 말씀에서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마태복음 23:23의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라'는 말씀인가요?



답: 

드물게 좋은 질문을 해 주셨군요^^.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마라"라는 한글개역 및 개정판 성경의 번역은 동양의 한자적 상황-좌우(左右)-에 맞게 한 것으로, 히브리어 원문과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즉 히브리어 문구(로 타수루 야민 우세모올ֹ)는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빗나가지 말라'는 뜻입니다.  


[ 개정역은 '좌로나 우로나' 및 '우로나 좌로나'(예: 예슈아=여호수아 1'7, 23'6)를 둘 다 써서 특히나 우스꽝스런 혼동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비슷한 다른 예 비교: 창세기 24'49와 슈무엘B서=삼하 14'19. 아마도 권서(券書)별로 역자가 달랐던 탓이겠지요. 용서하고 이해해 줍시다^^. ]

 

이 문구는 쉽게 풀면, 정로(正路) 곧 길 한 가운데로 가지 않고 오른쪽이나 왼쪽의 어느 한 쪽으로 쏠려가다가 엉뚱한 데로 벗어나지 말라는 뜻입니다. 특히 (중동의 여러 국가처럼) 목양의 나라인 이스라엘에서, 양떼가 목자의 인도를 따라 바른 길로 가지 않고 벗어날 때를 경고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양들은 근시안이어서 앞양의 꼬리만 바라보면서 앞양이 가는대로 끌려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앞에서 이끄는 양이 엉뚱한 길로 빠져나갈 경우, 죄다 그 뒤를 따르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바른 길 가기, 정로 걷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목표를 하나님과 그 분의 진리 말씀에게로 정했으면, 한 눈 팔지도, 말씀을 떠나 곁길로 빠지지도 말고, 곧이곧대로 앞으로만 전진하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하나님만 신뢰하라는 뜻도 포함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이 말씀은 성경에 퍽 자주 나타납니다. 

(신명기 5'32; 17'11,20; 28'14, 예슈아=여호수아 1'7, 23'6,   잠언 4'27). 


이 말씀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이나 예슈아 같은 지도자에게 주시기도 했지만, 그밖에도 이스라엘이 광야를 통과할 때 카나안(가나안)의 주변국가들에게 통행권을 요청하면서 그러지 않겠다고-즉 좌로든 우로든 빗나가 침입하지 않겠다고-다짐한 말이기도 합니다(민수기 20'17, 신 2'27).  


사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최초로 거역한 사람들은 아담과 하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의 음성만 들어야 할 귀를 뱀의 말에 기울여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에 한 눈 팔다가 그만 곁길로 나갔으니까요.


이 말씀은 마23:23,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라'는 말씀과는 언뜻 어감이 비슷할 뿐 서로 무관합니다. 아브라함이 조카 롵(롯)에게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고,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난 왼쪽으로 가련다."(창13'9)고 한 말도 뉘앙스는 비슷하지만, 뜻은 무관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