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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의 연구묵상/캪튼's 코너

미신이 판치는 새해





이상하게 과학이 발달하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미신도 더욱 발광하는 것 같다. 반대일 것 같은데. 현대인은 과학과 문명문화의 혜택을 누릴수록 더 신비적이 돼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참 신이 없는 신관을 가진 뉴에이지가 판 치지 않는가. 


새해초 동해의 해돋이 명소들을 찾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모양이다. 어느 뉴스통을 보니, 새해 꼭두새벽인 1일 미명에 독도/울릉도를 빼면 한반도에서는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해돋이 마을'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이 새해 소원을 빌려는 12만 인파로 북적댔는데 사상최다 규모란다. 구름과 안개 때문에 일출 예정시간을 넘겨 8분 정도 지각(?)한 해가 뒤늦게 붉은 얼굴을 내밀자 그동안 발을 구르며 애를 태우던 사람들이 비로소 눈을 감고 합장하며 소원을 빌고 탄성을 내뱉으며 햇님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단다. 여기저기 멀리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나름의 온갖 소원 보따리를 풀어 헤치고 간절곶의 신인 새해에 햇님에게 간절히 빌었단다. 

행사장에서는 '소망풍선'도 날리고 떡국 떡도 나눠먹고 축하공연도 하고 울산 곳곳의 해맞이 명소에 시민들이 몰렸단다. 간절곶 앞바다에서는 선박들의 이색 해맞이 행사를 펼쳤단다. 모르긴 해도 아마 새해 첫날 여기저기서 애꿎은 돼지머리들도 많이 바쳐졌을 것이다. 


영어의 한 해는 year이지만, 한국의 한 해는 해(the sun)이기도 하다. 날마다 뜨는 그 해가 해마다 뜨는 그 해로 더욱 숭상된다. '일월성신님'께 운명을 맡기는 듯한 현 주소이다.  


세상은 역시 세상이고, 세상은 공통되다. 일장기에도 방싯거리는 일본의 '여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와 거의 별 다름없는 태양신 숭배의 현장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광복 후 "해야 해야 솟아라"고 절창했던 박두진의 시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나 기독교 시인인 그가 태양신을 노래했을 리는 없겠다. 하기야 우리나라 이름도 본디 고대인 고조선 때부터 아침 조 자, 고울 선 자, 조선(朝鮮)이다. 고요하고 고운 아침을 숭상하는 나라이니 오죽하겠는가. 



언론은 또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12지신' 가운데 지난 5천년을 말과 함께 해온 한민족의 프로파일을 집중 조명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연말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말의 해를 앞둔 지난 연말 조사한 결과, 한국의 150만개 지명중 말에 관련된 지명만 744개이고, '마산(馬山)'이란 지명만 약 50 군데나 된단다. 어느 기자는 말의 힘과 역동성에 근거한 말의 '신성(神性)'까지도 논하면서 천마산(天馬山), 용마봉(龍馬峰) 등이 그 사례라고 지적했다. 말의 '신성(身性)'이라면, 하나님이 내신 창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청마'의 해에 '나의 해'를 맞은 말띠 사람들은 미디어가 추켜 태워 주는 목마를 타고 "나의 띠해가 되돌아왔다"고 환호(?)하고, 연예계의 말띠 스타들 가운데 누가 새해에 드높은 마성(馬聲..魔性?)을 올려 대성할 지를 점치고들 있다. 

  

다른 서버보다는 한참 새내기 웹서버인 'Z..'가 야한 광고가 없어 좋다 했더니 다른 서버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띠별 운세', '오늘의 별자리 운세'를 한 가운데 내놓고 있다. 왜 예외없이 모든 미디어는 운세를 내놓는가? 미신적인 운세보기를 믿고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 인기가 좋다는 얘기이고, 다 세상이란 얘기다. 



영적으로 알고 보면, 미신은 모두 거짓 신들인 악령들 상대의 헛된 믿음이다. 성령님과 악령 사이의, 선도 악도 아닌 그런 공상 같은 중간적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상의 모습을 크리스천들이 혹여 본받는다면, 하나님은 슬퍼하신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점 보기, 운세 보기 따위를 하는 명목상의 '크리스천'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조디앸(점성술에 쓰이는 별자리), 자기 '띠'를 논하는 신자들도 새해부터는 자신의 별자리나 '띠'를 잊기 바란다. 전혀 성경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띠가 있다면, 진리의 허리 띠(에페소서 6'14) 밖에 없다.


크리스천은 세상과 구별되어야 한다. 미신에도 기웃거리며 하나님께도 복을 비는 사람은 정상일 수가 없다. 그런 이중신앙은 곤고나 환란을 당할 때 여지 없이 나자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