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별과 검증/현대영성비평

천국 종 빼앗는 랍 벨?



랍 벨(사진)이라는 미국 교계 유명 인사가 있습니다. 
마즈힐 교회를 맡아 사역하면서 자체방송 '누마'(영/성령의 그리스어 원어 프뉴마의 미국식 영어발음에 가까움) 운영자이기도 하지요. 일각의 오해와는 달리, 그는 '떠오름' 영성 세대이면서 구체적인 참여자는 아닙니다. 

[ 기존 메가처치 중심 흐름에 반(反)하여 나타나, 미 교계 차세대에 주로 번진 '떠오름'영성은 일부 교계 매거진을 통해 한국에도 이미 여러 해 전 침투했습니다. 한국 교계 인사들은 이 영성이 성경으로부터 많이 떠나있는 해괴한 영성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국 교계 인사들은 맨날 한국교회가 시들어 간다느니 죽어 간다느니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성경에서 멀리 멀리 떠난 관상영성/떠오름영성/목적영성/리더슆영성/신사도영성/뉴에이지영성 따위의, 미국에서 골고루 수입된 외래영성을 내다 버려야 합니다. 그런 영성을 생각 없이 몰수히 입수해 온 한국 교계 지도자들은 마땅히 성경의 이름으로 적절히 처단돼야 하고요.]

이처럼, 안 그래도 유명한 이 사람이 3월 중순에 펴내어 29일 미국 전역에서 일제히 시판에 들어간 문제 도서-'사랑이 이긴다: 천국, 지옥, 그리고 살다 간 모든 사람의 운명에 관한 책'때문에 더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보나마나 곧 한글판도 예상되지요. 
펴낸 지 불과 1주도 채 못되어 뉴욬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이 책은 그런데, 실은 유감스럽게도 성경의 지옥관을 거의 능멸하는(!) 내용입니다.  

자체 홍보문에 따르면, 비전통적 '전자파'가 강한, 밀레니엄 세대의 중심 지도자의 하나인 벨을, '타임' 매거진이 "교회세계의 단일 랔 스타"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러구러 이 명사들은 유명해지다 지다 유명의 상한선이라도 뚫고 싶어지나 봅니다.  그 옛날 바벨제국의 건국자-님로드처럼 말입니다.  님로드가 짐승을 잡다잡다 사람까지 잡은 것처럼 이 명사들은 사람의 마음을 훔칩니다.  


아, 잠깐 먼저 언급하고 넘어 가고픈 게 있습니다. 
벨이 비상벨을 울리듯 삽시간에 유명세를 탄 것은, 책 출판 전부터 온통 논란의 쓰나미(?)에 휩싸였기 때문이죠. 명사들이 주가를 올리고 책을 팔아 먹기 위해선, 마치 +/- 전극이 서로 마주 쳐야 불똥이 튀듯 찬/반 양극 논전에 불길을 당겨야 하며, 계속 불똥 튀는 난투극을 되레 인기몰이 계기로 삼는 편이지요. 
물론 '크리스채너티투데이'의 기사 등 작가 본인의 성향과도 비스름한, 아리까리한 방향의 언론들이 원님 행차 전 나발 또는 바람잡이 역할을 해 주고요. 그런 점에서, 당사자인 저자는 물론, 찬이든 반이든 바지런히 들러리 역할을 해 주는 명사들과 언론들은, 여론몰이에 있어 늘 한 발짝 앞서 가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종은 누굴 위해, 뭘 위해 울려야 하나요? 벨과 그의 돈방석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이를 계기 삼아..저 나름대로 그의 이름 풀이를 해 봤습니다. 

    rob: 훔치다/빼앗다/약탈하다/강탈하다
    bell: 종(鍾)

그러니 랍 벨은 " (신자/비신자로부터) 천국 종을 앗아 가는..?" 정도의 뜻이랄까요. 명사 개인의 이름이라는 사실보다 이름의 뜻이 더 또렷이 다가오네요. 과연 제 이름값 하는 인물이라는.. 


성경대로의 지옥관이기보다 천국과 지옥을 적당히 나름 해석(해몽?)한 이 책은 일단, 안 그래도 종말론이 급부상하는 요즘, 인기몰이를 하기 일쑤(?)인 천국/지옥 도서목록에 편승했다는 인상이 들고요.
그 다음으로는, 자신이 제대로 믿지 못해 천국 갈지 지옥 갈지 안절부절인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깊은 안심을 선사해 주는 교계 명사(!)의 책이어서, 베스트셀러이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랍 벨 형 지옥관은 그동안 이미 꾸준히 존재해 온 주견 내지 성경해석 흐름이었지만, 유명 목회자가 문제 도서를 통해 더 큰 돌덩이를 호수 한 복판에 던져 더 큰 파장을 일으킴으로써 가라앉아 가는 앙금을 더 휘저어 주는 셈이죠.

벨 형 지옥관은 이미 앞서 노먼 빈센트 필, 라벝 슐러, 빌리 그래엄 등을 통해 소개됐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들 유명 인사들이 한결 같이, 흐리멍덩/흐리마리하고 '아리송다리송', 알쏭달쏭, 알 동 말 동, 알 듯 말 듯한 지옥관을 지녀왔다는 사실입니다.   


아무튼 벨의 문제도서에 관하여, 일부 신학총장들까지도 가세하여 들썩거리며 찬/반 설전을 벌여 주다니, 참 출판사와 미디어의 홍보파워가 대단해 뵈며..따라서 벨이 책 팔아 돈 방석에 앉기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일일 거 같군요. 모름지기 대중의 돈을 벌어 들이려면, 이처럼 '찬/반'이라는 물결 위에서 몸을 잘 가누며 기막힌 파도타기 묘기를 잘 펼쳐야 하나 봅니다. "A good surfer on vox populi is a usurper.."라는 격언이라도 만들어야 하려나? 


책 반대파 입장에 선 미국 블로거 저스틴 테일러('크로스웨이' 편집담당 부사장)는 이 책의 출판 전부터 '랍 벨-보편론자?'라는 포스팅을 했는데, 아직 책 내용도 모르는 채 단지 책 홍보 비디오만 보고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만큼 적색성을 띤 책이라는 얘기겠지요.

테일러는 말합니다: "벨 자신이 만든 이 비디오는 그가 성경적인 기독교를 닮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더 멀리 멀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테일러가 손가락질하는, 벨의 책 홍보문 일부를 보면..이렇습니다: 
   "불타는 통찰력으로, 벨은 지옥을 시험대 위에 올려 놓는다. 그의 메시지는 확고히 낙관적이다. 영생은 죽을 때 시작되지 않고 바로 지금 시작된다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랑이 이긴다는.." 
 
지옥을 시험대 위에..? 아서라, 누가 감히 그럴 수나 있답디까? 물론 상징적인 표현일 수 있겠지만, 지옥을 '시험대' 위에 마구 올려 놓다가는, 또는 자신도 모를 그런 헛소리를 마구 지껄이다간, 아뿔싸~ 하는 순간, 자신이 직접 그 지옥으로 영~ 막 가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대로 지옥의 존재를 믿을 뿐, 그것을 장난 삼아 '시험대' 위에 올려 놓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것은 랍 벨처럼 교계 유명세를 타다 타다 유명 상한선을 뚫으려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언행입니다.  

이에 대해 테일러는 코린토B서(고후) 11'14,15을 인용하며 강성을 띠다, 결국은 벨을 성경적인 교사/지도자로 우러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그냥 위하여 기도하자..하나님의 큰 긍휼을 빈다는 식으로 적당히 끝내고 말았습니다.
파르나케스 2세를 상대로 'Veni, vidi, vicki' 했던 율리우스 케자르처럼 당초 벨을 평정할 기세였던(?) 테일러는..'갱상도' 말로 하자면, "왔뿠다, 했뿠다가 말아뿠다, 갔뿠다" 식이 된 거 같습니다. 비록 비교적 부드럽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교계에서 또 한 가닥 하는 중도개혁파의 잔 파이퍼 박사는 "잘 가요, 랍 벨"이라고 (영어로 farewell과 bell의 각운을 이용한) 간단한 결별(?) 인삿말 같은 걸 건네고 끝냈다네요.

자쉬 해리스 목사(커버넌트라이프교회)는 "거짓복음 전파는 도무지 사랑스러울 게 없다. 이것은 내 맘만 짓부술 뿐. 랍 벨을 위하여 기도하며.."라고 썼습니다. 

반면 관상영성가 유진 피터슨이나 떠오름영성가 그렉 보이드 등은 이 책을 추천했고, 떠오름영성 선구자 브라이언 매클러런도, 앨 몰러 총장의 벨 비판을 반박, 벨 편을 들어 주기도 했다네요. 

과연 벨이 지옥의 실재를 부정하는 보편주의자냐 하는 논제에 관해서는 의견이 다소 분분한데, 정작 벨 자신은 보편주의자가 "아니다"(?)고 답했다네요. 그런데도 매클러런 같은 지옥부인자가 자청해서 벨 편을 들어 주는 게 좀 "거시기" 하네요.

그런가 하면 팀 챌리스 같은 사람은 "벨이 보편론자인지 아닌지를 말할 계제가 아니다. 솔직히, 결정짓기가 좀 이르다는 생각이다"라고 했습니다. 

랍 벨을 보편론자가 아니다고 적극 편 들어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풀러신학대학원의 리처드 마우 총장입니다! 온갖 잡다한 영성은 물론, 몰몬교, 안식일교, 스베덴보리교도 적당히 '면죄부'로 봐 주는 학계의 'J. 고든 멜튼'(친사이비변증가) 같은 마우는 해파리처럼 이것도저것도 아니게 흐느적거리면서 상대방의 무장해제를 시켜 놓곤 결정적으로 기독교에 해로운 독침을 내쏘는 스타일이라고 봐집니다. 

토니 조운즈는 벨을 '기독교계의 제이슨 번(홍길동 같은 가상적 에이전트)'이라고 빗대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이러면 이럴수록 랍 벨의 책이 많이 팔릴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교계가 더 위험해 진다는 것이죠.


벨은 이 책에서 말합니다: 
   "사랑은 자유를 요구한다. 우리는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길에 항거/거부/반역할 자유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껏 온 지옥을 가질 수 있다." 

이 말은 하나마나 매우 애매합니다. 벨이 지옥부정론자인지, 지옥반대론자인지, 결국 그의 사랑과 자유, 지옥이란 도대체 뭔지 아리송하기만 한 대목이지요. 위엣 말만 갖고는 그가 보편론자인지 아닌지조차 알아 먹기 힘듭니다. 

결국 본 필자가 이래저래 결론짓기로.. 벨은, 성경의 지옥을 애매하고 흐릿하게 만들어 놓는 '불확실론자'임이 확실해 보입니다. 괜히 책을 내어가지고 흙탕질 치는 미꾸라지처럼 교계를 어지럽히기만 해 놓는 사람이라는 거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놀라울 게 없는 게 랍 벨은 물렁물렁하고 흐물흐물한 '젤로'성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책을 쓰고 펴내되, 나날이 성경 교리를 강화하고 지지하는 걸 만들어야 합니다. 
예와 아니오가 분명치 않고 단지 헷갈림만 늘려 주는 책들은 쓰나마나 내나마나이며..그런 책은 비싼 돈 내고 사서 읽다가 머리통만 허해지고 멍해지다가 이윽고 책꽂이에 도로 꽂아 놓아 봐야, 돈과 시공간만 손해입니다.    


자, 우리는 왜 지옥이 처음부터 존재해 왔는지를 직시해야 합니다. 지옥 탓이 아니라면, 왜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애써 지상에 오셔서 죽음을 맛보시고 견디셔야 했나요? 
우리가 가야 할 지옥과 우리가 받아야 할 끔찍한 지옥 형벌을 대신하시기 위함이 아니었나요? 그래서 우리가 면할 수 있게.
그렇다면, 지옥은 끝끝내 주님을 거부하는 사람들과, 다름 아니라 그렇게 사람들을 몰아 가는 마귀 싸탄 및 그 졸개들을 위하여 존재해야 할 곳이지요!

아직도 지옥의 존재가 선뜻 믿어지지 않는 독자들은..하나님은 사랑과 동시에 공의의 신이시며, '사랑의 사도'(!!) 요한이 지옥의 미래를 영안으로 극명히 내다보고 기록해 놓고 있음(요계 20'12-15; 21'8,9)을 확인해야 할 터입니다. 


맺음말
 
옛날 '합동찬송가' 때부터 오늘날까지 꾸준히 명맥을 잇는 찬송가가 하나 있습니다. 합동찬송가 가사로 한 절만 읊어 봅니다. 


   기쁜 일이 있어 천당 종 치네
   먼 데 죄인 돌아왔도다
   부친께서 길에 마중 나와서
   잃은 자식 도로 찾았네

   영광 영광 주께 돌리세
   하늘 풍류 소리 높도다
   파도 소리 같은 찬미 소리를 
   천지 진동하게 부르세 


목회를 하다 훗날 언어기능을 상실, 찬송가 작가로 전향한 윌리엄 올콭 커슁이 루카복음 15'10에 기초하여 작시한 것입니다. 
천국에 신자가 입국할 때마다 한 번 씩 울리는 거대한 종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죄인이 회개하고 돌아올 때마다 천군천사들이 잔치를 하듯 기뻐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실상 지옥 없는 천국만을 주로 논하는 랍 벨은 자기 이름처럼, 사람들을 호도하여 그들로부터 천국 종소리를 빼앗는 존재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천국문을 막고 서서 자신도 안 들어갈 뿐더러 남도 못 들어가게 말리는 파리세들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랍 벨의 책을 꼭 사다 보려는 독자들에게 충고하지요: 그 시간에 성경책을 한 장 더 읽는 게 님의 영혼에 더 도움될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