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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현대영성비평

유진 피터슨의 해괴한 주기도(1)

에귚트 신 '토트'(달신)와 그리스 신 '헤르메스'(해신)의 결합인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 신의 '위에서처럼 아래서도' 제스처[각주:1]. 이 문구가 피터슨 역 '주기도문'에 쓰였다. 





피터슨의 해괴한 주기도(1)

-유진 피터슨 비평2




이른 바 '주기도문' 곧 "주님의 기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이다. 비신자들조차도 어릴 적부터 많이들 들어 알 것이다. [ 이 기도의 이해를 일부 돕기 위한, 필자의 다음 두 글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http://m.newspower.co.kr/a.html?uid=1418

http://www.newspower.co.kr/sub_read.html?uid=3049


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유진 피터슨에 관한 비평을 시작한 바 있다. 이 두 번째 글은 그의 "나름 성경"인 '더 메시지' 가운데 주기도문 번역에 관한 것이다. 미국 교계 명사들뿐 아니라 수많은 한국의 복음주의 사역자들도 기꺼이(?) 추천하곤 하는 '더 메시지'에 대한 전체적 비평은 광범위하니, 차차 하기로 한다.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피터슨의 나름 주기도문을 살펴 보자.

한글 부분은 필자의 (임시)대역이다. 


Our Father in heaven,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Reveal who you are:

당신이 누구신지 드러내십시오(계시하소서) 

Set the world right; 

세계를 바로잡으십시오

Do what's best

최상의 것을 하십시오

, so below

위에서처럼 아래서도. 

Keep us alive with three square meals. 

세 끼 정식으로 우리를 늘 생존하게 하십시오

Keep us forgiven with you and forgiving others.

당신으로 말미암아 늘 용서받아 남을 용서하게 하십시오

Keep us safe from ourselves and the Devil. 

우리 자신들과 마귀로부터 우리를 늘 안전하게 지켜 주십시오

You're in charge! 

당신께서 맡아 계십니다(님의 주관이고, 책임입니다)!

You can do anything you want! 

당신은 원하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습니다! 

You're ablaze in beauty! 

님은 아름다움 속에 빛나십니다! 

Yes. . .

예, 예, 그렇고말고요



어떤가? 이것이 아버지께 하신 주님의 기도라고 생각하는가? 한 마디로, 피터슨의 주기도는 시건방진 생략과 시건방진 추가의 연속이다. 주제에 대 학자(?)라고 이걸 번역이라고 내놓으면서 최대한 시건방을 떨었다. 이렇게 말하면 피터슨 애호가들은 내게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정작 예수님의 모범기도를 이런 식으로 옮긴 사람에겐 화를 안 내고 말이다. 


피터슨 식 '주기도'를 비롯한 그의 '더 메시지'는 번역이 아닌 번안(飜案)이다. 한자 '안'(案)이 더 격에 맞다고 보지 않는가? 애당초 '책상 안' 자라는 어의처럼 하나의 제시에 가깝다는 말이다. 탁상공론일 수도 있다는..


많은 사람들이 피터슨의 인격을 신망하고 존중한다고들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십대 아들을 피터슨이 마다 않고 단독 면담해 준 데 대해 엄청난 감격을 하기도 했다. 가히 예수님처럼 존중하고 있었다. 

글쎄다. 필자로선, 크리스천이라며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푼다면서, 그 분 면전에서(Ενώπιον Θεού, Coram Deo) 그 분 말씀을 이처럼 경시하는 사람은 드물게 본다.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낮추는 사람은 혹시 천국에 가더라도 가장 낮은 데 처할 사람이다. 


'더 메시지'의 저 기도문을 좀 더 분석해 보자.



어쭙잖은 명령형


   당신이 누구신지 드러내십시오(계시하소서) 

   세계를 바로잡으십시오

   최상의 것을 하십시오

   위에서처럼 아래서도. 


위의 말들은 주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내용이 아니라, 완전히 피터슨의 자작극 대사와도 같다. 그는 당당하게도(?) 하나님께 명령하고 있다. 아마 혹자들은 명령문이 아니라 (문장이 명령문과 비슷한) 기원문일 뿐이라고 할 것이다. 실은 그것이 문제다. 

시편 기자들을 비롯한 구약인이 자주 활용한 기원문은 죽음 같은 삶 속에서 하나님께 애절하게 간구한 고백 같은 내용들이다. 그러나 피터슨의 저 문구는 그런 맛이 거의 없다. 왜 그런지 설명해 보자. 


   

당신이 누구신지 드러내십시오(계시하소서) 


이 말은 본래의 주기도에 없을 뿐더러 앞뒤를 못 가린, 무지몽매한 말이다. 하나님은 이미 그 분이 누구신지 말씀을 통하여, 그 무엇보다 말씀이신 예수 크리스토를 통하여 충분히 계시하셨다. 

더욱이 이 모범기도를 하신 주님 자신이 아버지의 계시를 모두 체현화하신 분이시다. 물론 제자/사도/기자들을 통한 추가적인 계시도 있지만. 


만약 주기도를 오늘날의 의식(儀式)기도로 활용하는 우리들 일부처럼 이제 와서 다시 계시하라고 기도한다면, 성경 기록 밖에, 기록을 넘는 특별계시 겸 기록계시를 더 내려 달라는 얘기 밖엔 안 된다. 


예수 안에 온전히 계시된 하나님 아버지 밖에 누구의 무엇을 더 계시해 달라는 말인가?!

피터슨의 이 문장은 요한복음서 14'8에 있는 제자 필맆의 요청을 연상시킨다. 이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내가 곧 아버지의 계시이다"로 요약된다(9~11절). 그런데 피터슨은 이 말씀을 못 본 것인가, 성령 받기 전의 필맆보다 더 둔했던 것인가? 왜 주님의 모범기도를 이런 식으로 변개하는가? 



세계를 바로잡으십시오 


이 역시 알고 보면 주기도에도 없는 말이지만, 보기에 따라 헛갈림을 자아낼 수 있는 '짬뽕' 같은 말이다. 예수님이 정의와 사랑으로 평화통치를 시작하신 먼 미래 이후라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이 마귀 장난 같은 세상에서(참고: 요한A서[각주:2] 2'15~17) 이런 기도를 하면, 주권주의적(dominionistic) 발상이다. 


지금의 복음시대, 새언약시대, 은혜시대, 성령시대, 교회시대에 하나님이 성도를 내신 것은 장망성(將亡城) 같은 세상을 우리를 통해 바로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복음과 성령의 권능으로 세상에 소금 치고 초 치고 빛이 되고 모범을 보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림으로써 한 영혼이라도 구원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주님 나라는 주님 말씀 그대로 우리 가운데, 우리의 심령에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세상 정치인들을 통해 세상을 바로잡는 것은 과거 신정시대라면 혹 모를까, 신약성경엔 없는 내용이다. 구약 때도 비록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시긴 했어도 지도자와 백성들이 끝끝내 제대로 듣지 않아, 하나님의 백성이 수없는 외침(外侵)을 당하던 끝에 한 동안 포로기와 역대 제치(帝治)를 겪기까지 했다. 그래서 마침내 메시아를 보내셨다. 


지금 종교국인 바티칸이 세상을 좌지우지 한다지만, 그건 의로써 바로잡혀진 세상이 아니다. 그리고 이 세상 더 나아가 하늘과 땅은 반드시 망하도록 예정돼 있다(페트로B[각주:3] 3'10,12). 



최상의 것을 하십시오 위에서처럼 아래서도


이 대목은 피터슨의 '주기도'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부분이다. '위에서처럼 아래서도(as above so below)'는 세상에서도 널리 알려진 악명 높은 오컬팈(occultic) 문구이기 때문이다. 어둠의 세계에서 주로 쓰이는 문구다. 피터슨은 이 오컬트 문구를 어디서 따 왔을까? 단순한 펌글? 오컬트 성격을 미처 몰라서였을까, 알고도 썼을까? 어느 쪽이든 시건방짐과 황당함을 면할 순 없다. 


'최상의 것을 하십시오'라는 말도 원 주기도엔 전혀 없는 말이다. 주기도 가운데 어느 부분을 풀어 쓴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번안이라는 것이다. 



'위에서처럼 아래서도'는 피터슨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대신 삽입한 문구이다. 얼핏 그럴 듯해 뵈는가? 그러나 뉴에이지 세계에서 흔히 쓰이는 이 문구는 심지어 타로 카드에도 나오고, 루키페르[각주:4]의 한 이미지인 양성신, '바포맽'의 제스처와 그 잠재적 어의이기도 하다. 또한 비밀집단 사람들을 비롯한 수많은 오컬티스트들이 자주 써온 말이다. 일종의 마교인 위칸, 마녀들, 사탄숭배자 등도 이 문구를 쓴다. 파리 지하의 카타콤을 배경으로 한, 좐 에맄 다우들 감독의 악령공포영화도 같은 제목을 갖고 있다. 


 



                                   타로의 마술사 카드 








조지워싱턴메이슨기념관(GWMM)에 있는 워싱턴 상과 전통적인 바포멭 그림[각주:5], 이 그림에 기초한 사탄숭배자들의 사탄상 등이 모두 '위에서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 위 그림은 같은 원리의 '슐로모' 육각별 그림.



피터슨이 주기도에서 이 문구를 쓰자 아마도 그들은 '후레이!', '후라!'(만세, 만만세)를 부르고, "아주 잘 하네~!" 하면서 반겼을 법 하지 않은가? 

이쯤 되면, 당연히 "도대체 피터슨의 정체가 뭐길래???" 하고 궁금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닌 게 아니라, 피터슨은 그의 나름 성경에서 수많은 오컬팈 용어를 쓰고 있다. "녹색 희망(green hope)"은 '더 메시지'에서 쓰인 또 하나의 뉴에이지/오컬트/비집 용어이다. 


중세 연금술에서도 쓰인 이 문구 '위에서처럼 아래서도'는 전설에 따르면, 이집트의 지혜와 마술의 신 '제후티'(ḏḥwtj=djehuti, 또는 토트/Thoth)와 그리스의 헤르메스 신을 결합한 신적 존재인,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3배로 위대한 헤르메스"란 뜻)가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신화적 전설에 불과하다[각주:6]. 아무튼 여기서 '헤르메틱스'라는 부류의 오컬트 학문이 생겨났다. 


이 문구는 실상, 하늘에서 떨어진 타락천사인 사탄이 세상에서처럼 하늘에서도 다스리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 암시 같은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역시 사탄 나름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내력을 가진 문구를 주기도에 끌어들였다는 것 자체가 피터슨을 참 크리스천 학자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계속)


관련 글


https://truthnlove.tistory.com/entry/유진-피터슨의-해괴한-주기도2


https://truthnlove.tistory.com/entry/유진-피터슨이-천국에


https://truthnlove.tistory.com/entry/이-책을-먹으라-나의-생각어부






  1. 헤르메스는 태양신, 토트는 달신이었다. 고대 미쯔라임(아이귚트) 사람들은 토트를 따오기로 상징했는데, 이는 따오기의 부리가 초승달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또는 초승달을 손에 든 비비(개코원숭이)로 묘사하기도 했다. 수많은 오컬트 삽화에서 태양신과 달신을 겹쳐 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요일 [본문으로]
  3. 벧후 [본문으로]
  4. 또는 루치페르, 영어의 루시퍼. 예샤야후(이사야)서 14'12의 '계명성'에서 왔음. 흔히 오컬트계에서 사탄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밀집단에서는 루치페르가 사탄이 "아니다"고 부정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5. 이 바포멭(Baphomet) 그림은 본래 프랑스 카톨맄 사제보였다가 급진 사회주의/공산주의자였고, 나중 오컬트 사상가 겸 마법사가 된 엘리파스 레비 자에(본명 알퐁스 루이 콩스탄)의 저서 '고 (高) 마법의 원리와 의식'의 삽입화였다. [본문으로]
  6.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가 썼다는 상상 속의 '에메랄드 석판에 새겨졌다고 하나, 실은 6~8세기 사이에 쓰여진 아랍어 책에서 발견되어 12세기에 라틴어로 처음 옮겨졌다는 추정이 있어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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