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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역사서

[스 2:1-54] 수고의 땀! 주님은 잊지 않으신다 (김동열)

 

 
김동열의 날마다 묵상하며 
에스라 2장1절-54절말씀

말씀을 묵상 하면서 가끔 당혹감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창세기의 누가 누구를 낳고 낳고 또 낳고...끊이지 않는 ‘낳고’의 족보들,
출애굽기의 성막 양식과 치수를 대할 때는 자연스레 깊은 묵상(?)에 빠진다.
민수기의 인구조사 기록, 레위기의 제사의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 만만치
않다.

하나님의 말씀을 다 기록하기엔 하늘과 땅을 펼쳐 놓아도 부족하다면
핵심적인 내용과 결과만 남겨도 충분할 텐데도, 성경은 시시콜콜히(?),
아주 면밀하게 기록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바벨론 포로들 중 생존자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감동으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하는 데 지면을 아끼지 않는다.

     "옛적에 바벨론 왕 느브갓네살에게 사로 잡혀 갔던 자의 자손 중에서
놓임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다 도로 돌아와 각기 본성에 이른자
곧 스룹바벨과 예수아와...등과 함께 나온 이스라엘 백성의 명수가
이러하니....."

제 혈통을 아는 자들은 그 혈통(스2:3-20)대로,
혈통은 잊어버렸지만 조상의 고향을 아는 자들은 본적(스2:21-35)대로,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은 그 직분(스2:36-42)대로 명단을 기록한다.

각각의 혈통, 본적, 성직자들의 직분, 그 수효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이스라엘 혈통의 순수성 보존을 이루어가시는 섭리를 통해서
우리에게 신앙의 순수성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시며 우리에게도 그것을
요구하신다..
이방인과의 통혼과 혼합 종교로 인한 바벨론 포로 70년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혈통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고 이어가신 과정이었다.
그 과정의 마지막 통로는 믿음의 결단이었다.

출애굽 때는 온 백성들을 강제적으로 이끌어내어, 광야생활 40년 동안
시련과 고난을 통해 소수의 믿음의 사람들을 정련해 내셨다면,
여기서는 선택의 자율권(고레스의 조서)을 주셔서 믿음의 사람들을
불러내신다.

이 소수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실 때, 선지자 이사야와
예례미야를 통해서 주셨던 "오직 약속의 땅 팔레스틴에 돌아가는 자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며(사10:20-23;렘31:7,8),
약속의 땅으로 돌아가는 자들을 복 주신다(렘23:3,4)"는 말씀에 믿음으로
응답하였다.

이 믿음은 그들로 하여금, 70여년간 갖은 고생 끝에 얻은 재산과
풍요로운 삶을 하루아침에 다 내버려두고, 기거할 집도, 생활 터전도
전혀 없는 황폐한 고국 땅에서 성벽과 성전 재건 노역에 일생을 바쳐야
하는 삶을 택하도록 하였다.
그것도 온갖 위험이 도사린 광야길을 5개월여 걸어야 하는 고된
여로를 거쳐서 였다.

광야길을 걷는 이들의 행렬은 현재 눈에 보이는 많은 복을 버리고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미래를 향해 걷는, 오직 믿음만의 행진이었다.

그러기에 성경은 그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데 지면을 아낌없이 할애한다.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이어갈 믿음의 사람들의 명단이다.

어렸을 적 족보에 적힌 내 이름 석자를 확인하고는 신기해 하며 좋아했었다.
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하물며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구속사에 우리 이름들이 또렷하게 기록된 것을
확인할 때의 그 기쁨은 과연 어떨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 감동과 그 기쁨!

하나님께서는 ‘오늘’이라는 역사의 현장에서의 내 삶을 어떤 기록으로
남기고 계실까?
하나님께 내 이름 글자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