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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기타

이게 천사라고?

    저 해파리 같은 존재가 과연 천사일까?



이게 천사라고?




요즘 아프리카는 나날이 더 영적 혼동에 휩싸여가고 있다. 희한한 '영적 체험'들이 늘고 있어서다. 

비단 아프리카 뿐만 아니겠지만, 미신이 많고 주술이 광란하는 그 곳이 부쩍 그렇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 예로 천사 출현설을 하나 들겠다. 



지난 1월 하순초 주일날에 한 남자가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있는 T. B. 조슈아의 열방회당교회(SCOAN 이하 스콘) 앞 거리인 에그베-이코툰 길에서 폰캠을 찍다가 '천사'가 길을 건너 교회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해 동영상에 올렸고, 이를 계기로 2월 11일 스콘에서 간증까지 했다. 


https://youtu.be/iVrFKtu_3mM [각주:1]

https://bulawayo24.com/index-id-news-sc-religion-byo-127926.html (간증 관련 짐바브웨 언론 기사)


스콘 앞거리에서 찍어 유튜브에 올린 이 비디오엔 희고 투명한 거대한 망토 같고 우산 같은 옷차림의 한 영물이 복잡한 교통망과 상관 없이 길을 건너 교회 첫 문 직전 작은 문으로 안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존재의 정체에 관해 현재 논쟁의 불길이 뜨겁다. 



언론 기사에 따르면, 가나 출신의 청년인 헤즈론 콘란 씨는 그날 스콘에 들어가려다 너무나 많은 군중이 몰려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기에, 실망한 채 귀국할 준비를 하며 교회 앞 거리에 세워둔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콘란은 하나님께 "이 교회가 정말 순수하고 방문할 가치가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징조"를 달라고 기도했단다. 

그러면서 콘란은 휴대폰 카메라로 인상적인 교회 건물 겉모습을 녹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거리는 흰옷을 걸친 반투명하고 거대한 이 존재가 "어떤 말 같은 동물을 타고" 거리를 건너 교회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대로 촬영하게 된 것이란다. 


놀란 콘란은 친구인 조슈아 라르에게 방금 어떤 물체를 봤다고 다급히 말했다. 녹화 비디오를 다시 살펴본 콘란은 이 초자연적인 존재를 폰에 담았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여 친구들과 동영상을 나누기 시작했고, 그중 한 친구는 이를 유튜브에 올렸다. 


그 결과 콘란과 친구는 2월 11일 스콘에서 간증할 기회를 얻게 됐다. 콘란은 "('천사'를 본) 그때부터 나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스콘을 처음 방문했던 것이 자신의 직장에서 승진까지 하게 된 일련의 긍정적 과정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실로, 전능하신 하나님과 그 천사들이 여기 스콘에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스콘의 자체 방송망인 '엠마누엘 TV'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된 이래 50만여 회 접속됐다. 그러나 과연 이 존재가 천사였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흥미롭게도 엠마누엘 TV가 편집한 이 동영상의 아래 해설난에는 수많은 제작팀원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지만, 정작 최초 목격자 겸 촬영자인 헤즈론 콘란의 이름은 눈 씻고 봐도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콘이 일방적으로 그렇게 한 것인지, 콘란이 그렇게 하도록 허용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받고 저작권을 넘긴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이 동영상 속 의문의 존재에 대해 이렇다 할 검증도 별 다른 언급도 없이, 스콘 측은 이 '천사' 동영상이 어차피 교회를 한껏 더 선전 홍보하는 구실을 해 주니 자기네야 별 손해 볼 게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콘란과 그 친구에게 TV 화면으로까지 간증을 시켰으니까, 거기 분별 수준은 거기까지다. 


_________



자, 우리 한 번 이 동영상을 성경에 비추어 검증해 보자. 

본 필자는 콘란이 본 이 허여멀거한 영물은 결코 천사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먼저 우리는, 모든 영을 검증해야 한다는 성경 말씀(요한1서 4'1)에 따라 당연히 이 존재도 검증해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콘란은 그러지 않고 있다. 자신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바로 그것이 그의 함정이었다. 그의 간증을 들은 모든 스콘 교인들도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경에 나타나 신구약 성도들과 대면했던 모든 하늘 (심부름=사자/메신저) 천사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외양은 인간과 매우 유사했다[각주:2]. 날개조차 없었고, 그냥 초자연적인 흰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둘렀다(예: 다니엘서 10'5). 그들은 사람들이 대하기에 너무나 빛나고 두려운 대상임은 사실이다(다니엘 10'6). 성경 기자들은 자신이 조우/목격한 천사들이 세상의 흰색과 달리 희디 희고 찬란하게 빛나는 존재였으나 모두 사람들과 방불했음을 증언했다. 


그런데 콘란이 봤던, 복잡한 차량이 오가는 길을 건너간 이 초월적 존재는 필자가 보기엔 사뭇 해괴한 모습이다. 인간 같긴커녕 몸통조차 없이 거대 해파리 같은 커다란 우산형 옷을 자랑스레 잔뜩 펼쳐 보이며 도도하게 건너가는 폼이 완전히 영계의 '날라리' 같다! 전혀 경건스럽지가 않고 영적인 품위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위 '유령'이나 '외계인'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보는 순간 뭔가 섬뜩하고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믿음보다는 의심을 더해 준다. 

 

이런 것을 '천사'라고 하기엔, 성경에 나타난 진짜 천사들이 너무나 거룩하고, 정갈하고, 빛나고 두려운 존재였다. 그들은 성도에게 믿음을 더해 주곤 했다. 

물론 사탄도 빛나는 천사로 가장할 수 있다(코린토B서=고후 11'14). 그러나 말씀에 비춰 보는 영적 분별로써 금방 검증이 가능하다. 



둘째로, 순수한 영적인 존재인 천사가 하찮은 인간의 기술로 만든 카메라 화면 따위에 나타날 리가 없다!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참되고 거룩한 영적 존재는 인간이나 자연 물리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직 성도 또는 이방 선지자 발람처럼 꼭 경우에 따라 필요했던 사람의 영안으로만 보일 뿐이다(민수기 22'31). 구약 때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선지자 또는 성경 기자의 영안에 사람처럼 나타났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형상을 도저히 입으로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필자가 확신하기로는, 동영상에 나타난 이 허여멀거한 존재는 천사 비스무리하게 자기를 포장한 악령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수작이다. 


그럼 기도할 때, 기도한 뒤에 악령이 역사할 수 있는 것인가? 물론이다! 숱한 사람들이 뭔가를 믿기 위해 뭔가를 보여 달라는 식의 기도를 한다. 그랬다가 이상한 '계시'를 받곤 한다. 대개의 경우, 진짜이기보다 헛것일 경우가 더 많다. 그것은 하나님을 테스트함과 대동소이한 노릇이기 때문이다. 

콘란은 스콘이 순결한 주님의 교회인지, 자신이 방문하고 가까이 할 만한 곳인지 입증해 달라고 했다. 이건 믿음이 아니라 욕심에서 우러난 소원이다. 스콘이 평소 과연 어떤 곳이며, 조슈아는 어떤 사람인가? 온갖 문제가 많은 장소요, 문제 명사이다. 


조슈아가 하나님의 참 종이 아니라는 것은 영적으로 밝은 사람이라면 다들 안다. 그가 '남북한 전쟁 발발' 등 거짓 예언을 남발해온 것이나, 제도교회에 불과한 자기 교회를 주님이 승인하신 듯한 참 교회인 양 포장해온 것, 온갖 '예언'을 하면서도 다른 곳도 아니고 자기 교회내 건물 붕괴조차 미리 예언하지 못해 외국 성도을 비롯한 수많은 교인들이 건물 폐허 아래 깔려 무참하게 죽은 점과 거기 대해 이렇다 할 책임성도 없이 이런 저런 터무니 없는 핑계를 대 가며 뭉기고 넘어가려 한 점, 은연중 정계인사들과의 끄나풀을 갖고 지지하는 등 세속에 개입돼 있는 점, 자신이 세계 교계에 몇 째 가는 거부라는 불편한 진실이 이미 성경 표준에서 벗어나 있는 점 등, 그의 교회가 참 교회일 수 없음을 간접 입증해 왔다.   


따라서 그 허연 해파리 같은 존재는 조슈아의 교회가 참 교회임을 증명해 준 천사일 수가 없다. 


우리는 이 따위 엉터리 비전이나 간증을 믿을 게 아니라, 성경 말씀의 잣대로 잘 분별해야 한다. 

사탄과 그 졸개들도 얼마든지 빛의 천사로 가장할 수 있고, 뭔가 성경 컨텍스트와 진리에서 벗어나 있음을 잊지 말고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한다. 천사는 세상의 폰캠 화면이나 동영상 따위에 포착되지 않는다! 따라서 콘란이 본 영물은 천사가 아니라 천사를 가장한 악령에 불과하다. 독자들은 이에 대해 혼동하지 말기를 바란다.




  1. 타임바 0:10부터 0:33까지 보라. 처음엔 있는 그대로 빠르게, 두 번 째는 슬로모션. [본문으로]
  2. 예: 마르코스복음서(맑) 16'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