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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슈/물음과 답(Q.A)

구원을 받는가, 얻는가, 입는가?



  김삼


구원은 받는 것입니까, 얻는 것입니까?
또는 입는 것입니까?

이에 대한 한 티엘티(진리와사랑) 독자의 질문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렵니다. 

우선 본 이슈는 주로 한글의 표현 양식에서 온다고 믿고, 실제로 성경 본문 속의 관련 낱말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가장 많은 성구들이 구원을 '받는다'고 표기했습니다. 
그보다 적은 성구가 구원을 '얻는다'로 해 놓고 있습니다. 
구원을 '입는다'는 표현은 옛 번역인 개역한글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받다'와 '얻다' 두 가지로 구분하여 표기된 성구가 있습니다. 또 옛 수동형인 '입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예샤야후(이사야)서 45'17a(곧 45장 17절 전반절)입니다. (해당 동사는 꺽쇠기호로 표시)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구원을 [받아] 영원한 구원을 [얻으리니]..(개역개정)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구원을 [입어] 영원한 구원을 [얻으리니]..(개역한글)


그밖에 딴 번역들은 구원을 '얻다', '받다', 또는 명사형 '구원' 등을 각각 한 번씩 표기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구약원어인 히브리어의 원문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스라엘 노오샤 바야웨(바예호바) 테슈앝 올라밈

본 필자 나름으로 직역해 보면.. 

   이스라엘은 예호바님 안에서 구원되리, 영원한 구원으로..

   [참고: 대언서(=예언서/선지서)들은 본래 시가 형태로 기록됨)

이 원문에서, 특별히 구원 '받기'와 '얻기'의 차이라고 할 만한 단서가 따로 없습니다. 즉 특별한 구분이랄 것이 없다는 뜻이겠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문장상 구원 얻기와 받기의 구분이 된 현대인의성경의 신약 (사도)행전 4'12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이에게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늘 아래에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인간에게 주어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성구의 개역개정 및 개역한글 역은 다음입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곧 현대인 역과는 달리, 한글개역 및 개정역에서는 아무 차이를 보이지 않고 각각 하나씩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신약 해당 성구의 그리스어 원문을 보았더니..

   카이 우크 에스틴 엔 알로 우데니 헤 소테리아, 
   우데 가르 오노마 에스틴 헤테론 휘포 톤 우라논..

(직역 시도):
   또한 다른 이를 통한 구원이란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늘 아래 그에 의하여 우리가 구원되어야 할, 그런 딴 이름이 사람들 가운데 주어진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한글번역 성경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점들은.. 

   첫째로, '구원'과 '구원하다'라는 명사와 동사의 구분이 뚜렷이 따로 되지 않고 적당히 의역된다는 것..

   둘째로, '구원 받다', '구원 얻다'는 서로 어감상 큰 차이는 없되, 번역시 적당히 봐 가며 섞어 썼다는 것..

   셋째로, '구원(을) 입다'는 이젠 더 쓰이지 않는 고어체가 됐다는 것.. 다만 "의를 입다", "은혜를 입다"의 경우는 아직 폭넓게 쓰이지 않는가라는 생각입니다. 

   넷째로, 더 나아가서, 타 언어-예컨대 영어 문장-에서는 "구원되다"(be saved)로 쓰이는 수동형(피동형)이 한글 문법에서는 (내가/그들이) '구원 받다', '구원 얻다'가 수동/능동 곧 양동(兩動) 뉘앙스로 편리하게 쓰인다는 것. 

참고로, 이것은 순수동사가 아니라 (명사) 구원+(동사) 받다/얻다 라는 합성어이므로 자체가 이미 명사를 포함하니까, 현행 한글 맞춤법에서는..

   구원받다
   구원(을) 얻다    

로.. '얻다'의 경우 '구원'과 사이 띄우기를 하거나 '-을' 이라는 목적격 어미/토씨를 꼭 써야 한다는 것. 

끝으로, 명확한 수동형인 '구원되다', '구원된' 등도 한글 문법상 거의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단지 자연스럽거나 부드럽지 못해(?) 그동안 구어체도 문어체도 아니었다는 점..한글역 성경에서는 아직 이 수동형이 사용되지 않은 점.. 

그래서 최소한 명사형 '구원'과.. 또 '구원하다', '구원하시다'라는 능동형과의 또렷한 구분을 위해서는 약간 어색하더라도 수동형 '구원되다'가 더 낫지 않을까라는 필자의 견해를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