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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도행전

[행전 2:17-21] 말세의 아이러니





바탕본문: 행전 2'17-21

 

지난 한 주 너무 바빠서, 오늘은 짧은 메시지입니다.  


성경에 아주 흔한 낱말 하나가 '말세'입니다.
'말일', '마지막 날'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성경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신자들이든 비신자들이든.
또, 고대인들도 당대에 '말세'라는 말을 했고, 현대인들도 지금 그렇습니다. 
남용되지 않나 생각될 정도이죠.

그래선지 우리는 이 말에 늘 만성이 돼 있다시피 합니다. 
사실은 가장 두려운 말인데도 좀체 두려워하지를 않지요.
여기에 큰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실로 말세는 가장 아이러니컬하고 또 혼동스런 말이기도 합니다. 

비근한 예로 최근 일본 사태를 들어 보죠.
일본의 대지진과 후속 사태를 놓고 "정말 말세"라는 말을 흔히 합니다.
그런데 정작 일본인들은 우려하고 두려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덤덤한 거 같기도 합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달까요. 물론 화산/지진 다발지역이니까 "으레 그렇건대 뭐가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요. 
한데, 자기네 땅에 일어난 이 일대 참사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남의 땅을 넘볼 생각을 할까요?! 물론 다급해지면 남의 땅으로 옮겨 갈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일단 자기네 것을 만들어 놓고 옮겨가겠다는 뜻일까요?  
가장 앞선 선진국의 하나이면서 아직도 야만적, 전근대적이고 식민주의적인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게 일본입니다. 아이러니죠. 게다가 그들은 본래 우리와 한 핏줄이었다는 진실도 믿기 어려운 아이러니입니다. 

그보다 더 큰 아이러니는, 망해 가면서도 망해 가는 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덤덤하게 망해 가는 것보다 더 덤(dumb)한 건 없지요. 신경을 곤두세우고 맥시멈으로 "타이트"한 긴장 속에 살아도 모자랄 판국에 말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얄미우면서도 그 영혼들은 불쌍하며 구원받아야 한다는 건 더 큰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죠.

말세의 아이러니가 그런 것입니다. 


약간 빗나간 느낌입니다만, 오늘 바탕본문도 말세를 말하는데요..
사도 페트로(베드로)에 의해 인용된 신약 당대보다 수 백 년 전 예언됐다가 부분 성취된 내용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요엘의 이 예언은 전반부(행 2'17,18)가 초기 교회에서 성취되기 시작했고, 후반부(19,20)는 이 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채 성취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는 거지요. 

그 점에서 요엘 예언은 좀 특별하며..'진행성취적 예언'이라고 할 만 합니다. 
왜냐고요? 
17,18절 내용은 분명 두 즈믄 해(이천 년) 전, 오순절에 이뤄진 사건이면서도 당일 성취되고 끝나 버린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17, 18절이 당일 성취되고 끝나 버렸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성경을 잘 안다는 성경학자들 가운데 그런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이걸 소위 '종식론/중단론'(cessationism),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을 종식론자 또는 중단론자(cessationists)라고 하지요.

종식론에 따르면, 성령의 권능/이적/기사/은사/영언(방언) 등은 이미 두 즈믄 해 이전에 끝났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종식론자들에게 요엘의 말세는 두 즈믄 해 이전에 종식/중단돼 버린 말세입니다.
..말세가 중단/종식되는 법도 있나요..?? 
그러나 종식론자들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종식론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은..종식론에 의하면, 말세뿐 아니라 (송구하지만) 성령도 '종식'됐다는 논리가 돼 버린다는 진실입니다. 알고 보면 성령님에 대한 일대 모독이죠. 
더 큰 문제는 주님의 대명(=대위임령/최후명령/지상명령)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는 것. 

주님은 분명히, 행전 1'8을 비롯, 마태복음서 28'18-20, 마르코스복음(맑) 16'15-18 등에서 대명과 함께 성령님의 권능(이적/은사)이 전제돼야 함을 밝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종식론자들은 주님의 대명의 일부는 진행형이지만, 일부는 내용과 해석상 종식됐다고 주장합니다. 종식론자들에게 아직 성취 내용으로 남아 있는 것은 증인이 되라, 침례(세례)를 베풀라는 것 뿐, 성령의 권능을 받아 이적을 행하고 은사를 받으라는 사항은 이미 '성취/종식'됐다는 겁니다.
모순 아닌가요? 모순이죠!

그런데도 종식론이 교계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큰 아이러니죠.
나의 옛 스승들도 거의 모두 한결같이 종식론자였습니다! 혹 일부가 속으로는 아니었다면,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눈치를 보며 그랬습니다. 

종식론자들이 이런 억지 주장을 하는 근거는 딱 하나뿐-특별계시인 성경이 모두 완결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물론 기록계시는 성경으로써 완결됐지요. 거기 더는 보태거나 뺄 게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령님의 권능도 '완결'되고 종식됐나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고 오산이죠.
성령님이 곧 성경이고, 성경이 곧 성령인가요?!
종식론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런 등식이 가능해집니다.

     [성령=성경=계시=권능=이적/은사/영언]

과연 그럴까요..?
천만예요!
'위대한 착각'에 불과합니다. 


성령님은 'Done-and-gone-with'님이 아니시죠.
예수 크리스토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늘 한결 같으십니다. 
성령님은 그 분의 영이시지요. 동시에 하나님의 영이시고요.
기록계시는 완성됐지만, 성령님은 종식될 수가 없지요.

아울러 그분의 권능과 이적과 은사와 영언도 종식될 수 없습니다. 
주님 오시기까지는 항구적으로 머물러 있습니다. 
성령님이 계시는 한은 말입니다. 


요엘의 말세는 종식된 말세가 아닙니다. 
그런 '중단형 말세'가 있을 수 없죠.
진행형 말세입니다. 
부분은 성취/종식되고 부분은 지속되는 말세가 아니라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성령님이 땅에 계시는 한 그 분의 권능도 이적도 은사도 영언도 다 남아 있고 유효합니다.
성령님은 계시는데, 권능/이적/은사/영언은 끊겼다..
이건 불신이고 성령님께 대한 모독이라는 것입니다.

요엘의 예언은 마지막 심판이 오기까지 그 전부가 여전히 유효합니다.  
부분 종식된 예언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종식론자가 되지 마세요.
그냥 일부 학자들-종식론자들의 견해로만 남겨 두세요. 

티엘티 독자들이 종식론자가 된다면 그건 더 큰 아이러니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