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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비평/교회력과 교회명절

유대 명절을 지켜야?





요즘 크리스천들도 유대 절기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늘고 있다. 
유대학을 연구하는 마크 블리츠 목사는 가을철과 봄철 캘린더 상의 유대 절기는 단순히 유대인들의 절기가 아닌, "주님의 명절"이라고 강력 주장해 왔다. 그래서 크리스천들도 이번 유대교 설날 '로쉬 하샨나' 또는 나팔절을 지켰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단다. 
주님의 명절? 주님의 축제일? 언제부터 고대 구약시대의 절기가 신약시대 명절로 바뀌었는가? 천만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절기 지키미'가 돼 가는가?

최근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국의 아가페영성신학원 김태진 대표가 매년 2회씩 초청하는 미국의 여성 '대언자'(=선지자)/부흥강사(?)라는 미쉘 커랠 박사는 명백히 천주교인이면서 모쉐 5경을 비롯한 유대학의 권위자이다. 그런데 그녀의 사이트에 나타난 일정표를 보면, 놀랍게도 유대 절기를 고루 매 번 지킨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엔 '떠오름(이머징) 영성'의 선구자 브라이언 맼클러런이 크리스천들도 회교도들과 함께 '라마단'을 지켜야 좋다고 나섰던 게 기억난다.   

명사들이 이렇듯 한 마디씩 하니..필자도 역시 입이 달렸는지라 비록 비(非) 명사이로되 한 마디 한다: 
거듭난 사람들은 어떤 명절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왜냐고? 신약 성경 갈라티아서 4:10,11을 잘 읽어 보라. 구약과 신약이 뭐가 달라졌는지. 

뭐..개인이 명절을 지키는 거야 본인 자유이고 취향이고 취미니까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릴 순 없겠다. 그러나..남들에게 지키라고 권장하고 강요할 순 없다. 

예수님이 모든 구약 절기를 포함한 제사법을 완성-완전히 성취-하셨기에 우리는 절기를 꼬박꼬박 지키는 의무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위 성구의 요지(要旨)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시 '절기 지키미'가 됐나? 우리는 아직도 파울의 새 계시를 진정 깨닫지 못하는 건가? 
해마다 절기와 명절을 꼬박꼬박 지킴은..성경을 잘 준행함이 아니라 고대 히브리 성전에서 제사를 하던 것과 같은 '초보학'이다(갈 4:3, 콜로새 2:8,20). 

그런데 요즘 '기독교 찌온(시온)운동'이다, 뭐다 해서 자꾸 유대적/구약적인 것을 마치 무슨 대 전제이고 원론인 양 가르치려 드는 명사들이 많다. 대다수 영성운동이 일종의 유대주의로의 복귀를 부르짖는다. 무슨 일일까..?
여기 뭔가 수상쩍은 어젠다 같은 게 있다. 비망록(備忘錄)이 아닌 비망록(秘望錄)같은 것..한사코 그런 걸 따르다가.. 뉘 알리오?..어쩌면 비망록(悲亡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파울의 계시는 헛 것이 아닌 새 진리다. 날과 달,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킴은 초보학이다. 

만약 유대 절기를 지키는 게 성경적이라면, 유대인들처럼 토요 안식일을 지켜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유대인들처럼 할례를 행해야 옳을 것이다. 왜냐 하면 사도 파울도 교회 시대 초기에 할례를 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울이 할례를 행한 것은 할례가 마땅해서가 아니라 당시가 구약시대에서 신약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였고 따라서 시험 들기 쉬운 초보적 유대인들 탓이었다. 

파울은 초기에 그랬지만, 훗날 페트로가 무할례 이방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유대인들 눈치를 보던 것을 외식이라면서 엄하게 꾸짖었다. 이것이 파울의 자체 모순인가?
아니다. 파울은 새 계시를 예수님께 계속 받으면서 신약시대의 참 의미를 깊이 깨달았다. 파울이 갈라티아 4:10,11 교훈을 강조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파울이 선교지에서마다 안식일에 도시의 회당을 드나든 것도 그 날을 활용해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었지, 안식일을 절기로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고대 성막 구조를 설명하면서 이걸 갖고 우리가 마치 성막 구조에 묶여 그걸 외우고 완전히 소화해서 평생 교훈을 삼아야 하는 것처럼 강요함도 어쩌면 잘못이다. 
성막 시대는 성전 시대의 그림자, 성전 시대는 예수님의 몸 되신 교회의 그림자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성막 구조가 예수님의 희생과 수난의 그림자였다고 믿으면 그 뿐이다.  


최근 현대의 사도와 대언자를 자처하는 소위 신사도개혁운동(NAR)권이나 거기 연계된 '중보운동'권 사람들 다수는 일마다 틈마다 유대 나팔 쇼파르로 팡파르를 요란하게 울리고 유대식 댄스를 추고 유대 절기를 강조하면서 유대색과 유대성을 강조한다. 
그 영향을 받아 요즘 한국에서도 마치 히브리적인 것이 아니면 성경적인 아닌 것인 양 유대적인 것을 갖고 강조한다. 
유대식 '쉐마' 교육이 마치 지상의, 최상의 교육인 양 떠들어 댄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가? 솔직히..매우 수상쩍다! 배후에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말세의 지말을 향할수록 우리가 알지 못한 미처 캐취하지 못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교계 지도급 인사들이 날이갈수록 유대적/히브리적인 것을 자꾸 강조하고 강요하는 것은 뭔가 풍조적인 어젠다에 팔리는 느낌이 든다. 소위 '성지순례'를 강조하고 이스라엘을 돕는다고 돈을 몰수히 퍼붜 주는 게 마치 성경적이라는 듯 강조하는 것과도 맥이 통한다. 

그러나 그들이 누군가. 그들은 극소수의 거듭난/거듭날 사람들을 빼 놓고는 결코 예수 크리스토를 참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들이다. 찌온주의자들이 겨냥해 온 목표는 예수님이 아닌 '제2의 메시아'를 찾아 숭배하는 것이다.

그들이 찌온주의를 통해 세계의 돈을 예루샬렘으로 긁어 모으고 '제3성전' 건립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점을 알아야 한다. 기억하라: 지상 이스라엘의 목표는 결코 예수 크리스토를 참 메시아로 받아 들이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 돈을 퍼붜 줘 봐야 '제3성전'에서 '제2메시아'를 섬길 준비를 하는 데 낭비될 뿐이다. Make no mistake about it.

더 나아가, 성경의 초기 크리스천들은 카톨맄 명절이나 다름 없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Easter) 등도 매년 꼬박꼬박 지킨 흔적이 없다. 

개혁가들이나 청교도들, 미국 건국선조 '필그림'들은 성탄절 전통을 지키지 않았지만, 훗날 신교는 이것마저 개혁하지 않고 천주교 전통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말았다. 
그래서 실제 주님의 탄생과는 전혀 무관한 12월 25일을 "주님이 태어나신 날"로 거룩하게 '재상상'화 하여 고수한다. 
절기지킴이 진리(?)임을 뒤늦게 발견해설까? 편리해서일까? 


예수 크리스토는 모든 절기와 그 의의를 완성하셨음을 깨닫고 알았기에 초기 교인들은 명절을 매년 꼬박꼬박 지키며 지내지 않았다. 
명절을 지키고 안 지키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취향이고 취미일 수 있겠다. 개인이 좋다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그러나 절기를 강제로 막고 지키지 말라고 강압함도 율법적이지만, 그것에다 대단한 의의를 부여하고 남들에게도 적극 권장하고 강조함도 율법적이다. 

그리고 율법은 그림자이지 실체가 아니다. 
우리가 날과 달,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던 초등학문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 전통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유대인들이 구약 절기를 지키지 않으면 (제2의) '참 메시아'를 느낄 수 없다고 주장함도 초등학문이다.

카톨맄 사람들이나 크리스천들이 부활절과 크리스머스를 지키지 않으면 부활/성탄을 절감하고 실감할 수 없다는 발상도 초등학문이다. 기타 명절들도 마찬가지다. 
부활과 성탄은 성경이 말해 주는 기존/기본 진리가 아니던가. 그 진리는 천주교가 지정한 특정일에 지키는 명절 전통에 구애 받지 않는다. 

신자들이 라마단을 지켜야 회교 사람들과 이심전심이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도 초보 중 초보학이다. 

우리는 전통의 '초심'이 아니라 성경과 교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