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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비평/교회력과 교회명절

12월 25일 성탄설(設)-진리는 아니다






크리스마스 또는 '성탄절'은 오늘날 신/구교가 함께 해마다 연말에 지키는 '교회 명절'의 하나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의 66%는 크리스마스를 종교 명절로 지킨다고 답했다.
무신론 세력이나 일반 사회, 여타 종교 세력들이 사회에서 성탄절 지키기 관습을 말살하려고 애들을 쓰는 이유도 이 절기를 '기독교 명절'로 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카드 가게를 가 보면, 성탄절 카드 그림에서 과거와 같은 '성탄 씬'을 포함한 바이블 스토리를 거의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신/구교와 야합한 미국 정치보수파 세력들은 이들과 맞서 마치 최후의 보루이기라도 한 양, 성탄절 지키기에 안간 힘을 쓴다. 더욱이 많은 교회들은 사회에서 성탄절이 무시되거나 전통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유감스럽게 바라보며, 특히 연말 헌금에 무게를 두는 교회나 구세군 등은 헌금과 기부금 등이 줄어 들까 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참 신자라면, 이 모든 주변 현실을 눈여겨 보기 전 맨 먼저 과연 크리스마스/성탄절 전통이 성경적인지를 물어야 한다. 과연 이 계절이 메시아/크리스토이신 예수님이 오신 참 성탄절인지, 그래서 반드시 축하해야 하는지, 초기 교회 사도들과 성도들도 이 계절에 그런 명절을 지켰는지, 과연 여기 얽힌 현재의 전통이 성경적 근거가 있는지 등등.

성탄절이 이미 몇십 세기에 걸친 오랜 전통인데, 지금 와서 성경적으로 따져 어떡하겠다는 거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통이 과연 성경과 초기교회에서 온 것인가? 아니면 구교(카톨맄/천주교)에서 온 것인가?
더 나아가..만약 이 계절이 크리스토께서 나신 참 성탄절이 아니라면, 과연 진리의 하나님이 그런 가상의 거짓 명절을 현재처럼 지키게 하시겠는가? 그 분의 온전하신 뜻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아기 예수의 탄신일이라는 성경적 근거가 전혀 없고 오히려 고대 로마의 태양신 축제일에 더 가까운 12월 25일을 "오늘 아기 예수님이 나셨다!"고 용감하게 선언하고 있는 건가? 로마 제국 이교도들의 전통을 그대로 흡수통합한 로마 교회의 전통을 왜 우리가 따르는 것인가? 구교가 선배이고 진리이기에? 그렇다면 교회는 로마에서 시작됐고, 크리스토께서는 바티칸의 창설자이시고 페트로는 교회의 초대 주교이며 현 교황은 그 계승자라는 그네들의 주장을 신교도 인정한다는 말인가?


복음서, 행전, 사도 서신서들, 계시록 등을 통틀어 성경엔 예수의 탄신일이 언제이라든가, 그 날을 지키고 즐겨야 한다는 교훈이나 실제로 초기교회가 지켰다는 기록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마태/루카 복음서는 예수님 탄생 전후와 주변의 역사적 배경에 관한 계시를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으며, 마르코스/요한 두 복음서는 아예 탄생에 관해 거의 입을 다물고 있다.
더욱이 사도들은 예수의 태어나심이나 탄생 축하 따위에 관해 일언 반구도 없다. 심지어 예수님의 동생인 사도 야코보나 유다조차 그렇다. 성탄 스토리와 거기 얽힌 명절 준수, 미래의 교회 관련 전통 마련 등이 행여 조금이라도 중요하다면 그 누구보다 야코보/유다 형제가 한 두 마디라도 안 했을 리가 없다!  
초기 사도/성도들은 명절 지킴에 대해 별 말이 없고, 고대 이스라엘의 절기도 해마다 지킨 흔적이 없다. 즉 초기교회는 성탄절이든 어떤 명절이든 절기 준수 자체를 중시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거기 비하면, 우리는 구교 전통을 따라 얼마나 많은 교회명절들을 지키고 있는가? 구교는 죽은 '성인'들의 생일/기념일을 고루 지키면서 거의 맨날 날짜에 어떤 명목과 이름을 달아 몇 세기 동안 지켜 온 게 사실이다. 신교는 거기서 몇 가지만 걸러내고 따르고 있고.
막 말로..우리가 왜 구교의 '똘마니'여야 하는가? 우리의 정체성은 뭔가? 우리는 개혁가들을 통해 구교보다 훨씬 앞서 성경적인 신앙들을 정립해 오면서도 왜 여전히 구교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는가?


필자의 여러 글에서도 다뤄왔듯, 현 성탄절인 12월 25일이 예수 크리스토의 탄생이라는, 아무 근거가 없다. 또 이 날을 지켜야 한다는 성경적 근거도 없다.
그러므로 성탄절은 올바른 기독교 명절이나 전통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토+미사]라는 뜻 풀이가 보여 주듯, 구교의 정체성일지언정 기독교의 정체성이 아니다.


덧붙여서..구교는 참 기독교의 모습이 아니다. 어느 모로 보나 철저히 잘못된 교권 집단일 뿐이다. 그런데도 구교가 참 선배교회인 양 목을 매는 신교 교회사가들, 신학자들, 교파/교단 지도자 등 교회 정객들이 안타깝고 우려스럽다. 
구교가 로마 이교도 전통을 편입해 끌어 들여 성탄절로 만든 것은 엄연히 성경 교훈(예: 코린토B=고후 6:14-18)에 위배된다! 벨리알이 크리스토와 조화될 수 없듯, 이교도 전통이 교회와 조화될 수 없다. 그러나 구교는 온갖 다양한 외부 전통을 교회 안에 깊숙이 흡입해 있다. 그 결과 관상영성, 미로명상 등 타 종교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종교혼합적 관행도 허용할 뿐더러 신교에까지 깊숙이 밀쳐 넣은 상태다.

'예수회' 등과 관련된 상당수의 구교 인사들이 신교 안에 침투해 서서히 안에서부터 교회를 "갉아 먹고" 있다. 예컨대 예수회 사제에다 사실 상의 동성애자였던 헨리 나우웬의 글이 신교를 깊이 잠식했다. 실로 그들의 전략은 "신교 말아먹기"다. 일부 구교 인사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신교인으로 행세하고 있다.
 

얘기가 좀 빗나간 느낌이지만..성경 이외의 교회사 기록을 봐도 초기엔 성탄절 전통이 없었다. 2세기 사람 이레니우스, 테르툴리아누스 등의 저술에서는 성탄절은커녕 생일축하 관습조차 읽을 수가 없다. 2세기 후반 사람 알렉산드리아의 오레게네스는 당대 로마 사람들의 매년 생일축하 관습을 비웃었고 "이교도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전통 역시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생긴, 유월절 어린양 희생의 성취라는 '재해석'에 가깝고 2세기 중엽부터 생겨났다. 흔히 '부활절'로 불리는 이스터(Easter)라는 용어의 뿌리는 사뭇 이교적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단지 주님의 날을 고대의 안식일처럼 율법적이 아닌 복음적으로 지키려는 노력 뿐이다. 날을 중시함은 개인의 자유지만, 절기/명절/날 따위를 갖고 지키랴 마랴 폄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활절 역시 사도들이나 성도가 지킨 흔적이 전혀 없다. 그러므로 부활절도 천주교 전통일 뿐이다. 구교 전통이지 신교의 올바른 전통일 수가 없다는 것.


2세기에 와서 소위 '토마스의 영아(예수) 복음서', '야코보의 첫(Proto)복음서' 등 외경(外經)들이 있었지만, 내용상 도무지 성경적이지가 않다. 그런데 이 책들조차도 예수의 조부/외조부로부터 교육 배경까지 주장했지만, 예수의 생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기 200년, 그러니까 3세기초 에짚트의 한 기독교 교사가 예수의 생일에 관해 비로소 언급을 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에 따르면,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몇몇 날짜를 '주님의 생일'로 제안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클레멘트 자신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시사한 바가 없다.   

클레멘트에 따르면 일부인들이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통치기 제28년, 에짚트 달력 파콘 월 25일(현 5월 20일)에 성탄이 있었다고 '결정'한 사람들이 있었다.
아울러 일부인들은 티베리우스 황제 제16년 파르무티 월 25일(현 4월 21일), 또 다른 그룹은 같은 파르무티 월 19일(4월 15일)에 주님의 수난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4세기에 가서야 비로소 서 로마제국에서 12월 25일을 동 로마(특히 에짚트와 소아시아)에서는 1월 6일을 '성탄일'로 폭넓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12월 25일을 '성탄일'로 기록한 가장 초기 문서는 4세기 중엽 주교들과 순교자들의 명부가 적힌 로마 연감에서다. 연중 첫 날인 12월 25일에다 라틴어(로마제국 언어문자)로 "나투스 크리스투스 인 베틀림 유데아이"(크리스토께서 유다 베틀레헴에 나시다란 뜻)로 기재돼 있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탄생한지 300년 이후에야 비로소 '성탄절' 얘기와 성탄절 지키기 전통 얘기가 나온 것이다. 그나마도 그 뿌리가 매우 비성경적이다! 마태와 루카 두 복음서에 나타난 아기 예수의 탄생 정황을 보면 도저히 그 날이 한 겨울일 수가 없고, 초기교회가 그런 날짜를 지켜 기념한 흔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인들이 한 겨울인 12월 말에 사투르나(새턴) 신을 위한 사투르날리아 축제를 지켰고, 북부/서부 유럽 원주민들이 비슷한 시기에 명절을 지켰던 흔적이 있다. 게다가 서기 274년 로마 황제 아우렐리아누스는 12월 25일을 '솔 인빜투스'(정복불가의 태양신)의 탄생 축제일로 제정했다.

3세기 교인들이 이 날을 굳이 성탄절로 굳힌 이유는 바로 이교도들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고 추정된다. 현대어로 말하면 '복음화'라는 명색은 좋지만, 타협적인 일종의 종교 수용/혼합적 시도였던 것이다. 바로 사도 파울이 코린토B서 6:14-18에서 극력 경계했던 바로 그 소행이다.
이런 종교흡수적/종교혼합적/타협적 시도의 냄새는 카톨맄 명절 곳곳에서 난다.

당대의 기독교 저술가들은 태양제와 성탄 사이에 어떤 연계성을 찾아 이를 정당화하려던 흔적이 엿뵌다. 예를 들면,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의 스승 암브로시우스는 크리스토를 "참된 태양"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초중세 저술가들이 12월 25일을 초기교회가 제정한 '성탄절'로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하나님이 예수를 거짓 이교도 신들 위에 선택하신 "자연적 증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성탄절을 이교 축제에 대처하기 위한 축제의 하나로 지킨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후인 12세기였다. 쉬리아의 성경주석가 디오니시우스 바르 살리비가 과거에 1월 6일이었던 성탄절을 솔 인빜투스 축제일과 같은 날 떨어지도록 일부러 12월 25일로 옮겼다고 주장한 것. 그러니까 그는 동방 교인의 하나로 1월 6일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그러나 1월 6일은 더더구나 성탄 시기와는 거리가 더 멀다.

크리스마스 주변에 얽힌 온갖 전통들도 기독교가 북부/서부 유렆으로 확산돼 가던 와중에 여기저기서 끌어 들인 전통으로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위 '크리스마스 추리'로 불리는 상록수 나무 장식 관습은 켈팈 무교의 하나인 드루이드교의 전통과 연계된다. 아기 예수의 탄생과 상록수가 무슨 상관인가?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역설적인 모순점을 발견한다.

과거 이교도들에게 철저히 박해를 받던 로마제국 초기에 기독교도들은 오히려 이교 전통으로부터 자신의 순결을 지키려고 애썼지만,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 기독교가 공인 종교가 되면서, 오히려 이런 이교 전통 및 관습과의 교감/타협/혼합 등 교회의 타락을 재촉했다는 점이다. 성탄절 전통은 그런 와중에서 생겨났다. 즉 크리스마스는 구교의 '명' 작품인 것이다.  

로마 교황 그레고리 1세는 601년에 영국의 한 천주교 포교사에게 쓴 서신에서 현지의 이교 신전들을 철거하지 말고 그대로 교회당으로 만들고, 이교축제도 역시 기독교 순교자들의 기념일로 지키라고 지시했다.


12월 25일이 비성경적이란 것은, 여러 학자들이 성탄일을 예수의 수난일과 연계시키려 시도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애당초, 주님의 탄생일은 죽으신 날짜와는 직접 상관이 없다. 사람마다 태어난 날과 죽는 날은 따로 따로이고, 일 년 중 여느 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기 200년 카르타고의 테르툴리아누스는 요한복음서에 기록된 십자가형의 날인 니산월 14일이 로마(태양)력으로 3월 25일과 같은 날이라고 주장했다. 3월 25일은 물론 12월 25일의 9개월 전이다. 그 후 이 날은 예수의 잉태를 기념하는 소위 '수태고지 축제일'로 인식됐다. 그래서 예수님은 일년 중 같은 날에 잉태됐고 고난 받은 셈이 됐다.
이런 식의 산정과 개념은 4세기 북아프리카 익명 교인의 논문인 '동지와 하지'에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논문은 동짓날을 성탄일로 잡았다. 

카톨맄 신학의 한 대부 격인 아우구스티누스도 그의 '성삼위론'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그 분(예수)은 3월 25일 잉태되셨고 동시에 그분이 고난 받으신 날로 믿어지므로 그 분을 밴 동정녀의 태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은 아무도 독생할 수 없었고 그 분이 묻히신-사람이라곤 아무도 묻혀 본 일이 없는 새 무덤과도 일치한다. 그 분은 전통에 따르면, 12월 25일에 나셨다..(하략)".
 
그러나 이런 신비주의적인 주장은 순수 공상의 소산물이지, 성경과는 전혀 무관하다! '탄생일'/'수난일'/'잉태일' 등을 연계시킨 이런 공상은 중세의 다양한 그림에 반영된다.

창조와 구속을 이런 식으로 억지 연계시키는 사상은 탈무드 등 유대 전통에도 나타난다.
즉 2세기 유대 랍비 엘리에제르는 니산월에 세계창조, 족장들이 태어났고, 이짜크(이삭)은 유월절에 태어났으며, 니산월에 선조들이 구속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가 시인해야 할 한 가지 분명한 진실은, 12월 25일 예수께서 태어나셨다거나 이 날을 축하해야 한다는 사상은 적어도 성경 진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기념할 것은..주님이 되살아나신 주님의 날과, 성찬을 통한 주님의 죽음, 그 분의 살과 피 뿐이다.


저는 외래어 발음은 되도록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자는 생각입니다.
 
이 점, 양해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