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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제임즈왕역(KJV) 성경

음란한 '진짜 성경' 숭배 (1)


오해 말라. 필자는 지금 독자의 성경 사랑이 "음란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수많은 성경 역본들 가운데 오직 단 하나의 성경 번역만을 '진짜 성경'이라고 부르며 신봉하고 떠 받드는 일각의 행태가 곧 영적 음란인 우상숭배와 다름 없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 이외의 대상을 향한 모든 우상숭배는 영적 음란/간음으로 다뤄졌다. 심지어 가족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해도 그런 것이다. 하물며 1개 성경 역본에 대한 숭상이랴.  
 
오래 전 한국의 주요 교단들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은 '성경침례교'파 이송오 목사의 '말씀보존학회'가 있다. 소위 '한글킹제임스성경'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와 미국판 이송오라고 할 만한 KJV-Onlyist 피터 러크먼은 1611년 판 제임즈왕역(KJV 또는 그들 식으로 'KJB'. 그들은 제임즈왕역을 유일한 성경으로 여겨 반드시 버전이 아닌 '바이블'이라고 부른다. whatever~)만이 오직 절대 유일무이의 완전한 진짜 성경인 양 주장해 왔다. 한글 개역을 비롯한 나머지 모든 성경들은 싸탄 마귀에 의해 조작/변개된 거짓 성경이라며.

그런데 그 이후 KJV의 몇 가지 한글 역본들이 보태어지고 기독교서점에서 마구 팔려 나가면서 KJV파의 입김이 세어졌는지, '간덩이'가 부은(?) 것인지는 몰라도, 이송오와 비슷한 논조의 KJV 유일주의 주장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이단 판정을 받은 이송오나 미국에서 컬트로 지탄 받아 온 러크먼으로부터 자신들을 적극 차별화하여 방패막이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무늬만 약간 다를 뿐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거의 비슷한 개념과 논조들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김용묵' 님의 다음 글이 있다. 


이 글을 갖고 그들의 사상과 논리를 잠시 비평해 보련다. 사실 이 글은 이렇다 저렇다 깊이 논해 볼 학적 가치가 없지만, KJV 숭상자들의 의식 구조와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충분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물론 KJV를 절대/유일/최고/최종/완전 성경으로 보는 위 글의 논조에 따르면, 놀랍게도 '진짜 성경' KJV 그것도 1611년판 외의 모든 역본들은 "음란한 성경"이다! 또 '가짜 짝퉁 성경'들이다.  
성경 말씀을 사랑하기보다는 KJB 버전을 열렬히 사랑하는 듯한 위 글쓴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읽는 성경의 '진위 여부'를 판단한 후, 가짜 성경을 단호하게 "버리고" '진짜 성경'을 손에 "쥐어야" 한단다.

이젠 희소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값비싸진 KJV 1611년 판의 웹 카피라도 손에 쥐어야 그나마 진짜 성경을 읽는 독자 치레를 할 수 있나 보다.
미안하지만, 이송오의 한글 KJB나 기타 한글 번역도 이들 자신들의 주장대로라면 결코 진짜 성경일 수 없다! 오직 1611년판 (영어) 역본만이 절대유일무이한 완전한 성경이라고 자신들의 입으로 이미 선언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 구미호가 사람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는지는 잘 몰라도, 이송오 판이나 그 비슷한 한글판 KJV들이 1611년 영문판으로 "소급동일화" 될 순 없는 노릇이다. 그건 반역사적/비논리적/초문화적인 어불성설이다.

쉽게 묻겠다. KJV 1611년판 영문 성경이 본 필자가 갖고 있는 히브리어/그리스어 원문 성경보다 더 오리지널인가? 당연히 아니다! 그래도 KJV가 절대유일무이완전한 성경이라면, 필자가 가진 히브리/그리스어 성경은 음란한 가짜 성경인가??? 1611년 이후판 KJV는 어떤가? 좀 덜 음란한가?
이래서, 이들의 논리가 상식 이하라는 것을 독자는 이미 느낄 것이다.

그리고도 영어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1611년판 자체 서문에 오직 이 역본만 절대유일완전한 최고의 성경이라고 내비친 부분이 없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므로 KJB 유일완전주의자들의 허풍스런 착각은 금방 '뽀록'이 나게 돼 있다.

해당 글 필자의 주장은 점입가경이다. 

다른 역본들엔 "없음"으로 처리돼 삭제된 구절들이 오로지 '진짜 성경'에만 있단다. 바꿔 말하면, '(일부 사본엔) 없음'이라는 표시가 된 구절이 있는 성경은 모두 가짜 성경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건 사본들의 차이 때문이지, KJV의 '완전성'과 다른 역본들의 '불완전성' 탓이 아니다!
더욱이 1611년판 KJB가 참조할 수 있었던 얼마 안 되는 사본들이 그로부터 무려 약 4세기가 지난 오늘날 특히 근대의 고고학 탐사로 새로 발견되기 시작한 수 천 편의 풍성한 사본 및 파편들과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1611년판 KJV 번역 당시 다 채워 넣은 일부 성구들이 일부 다른 사본엔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된 것이지, 결코 '없음' 대신 '있음'이 진짜 성경임을 뜻하는 표시가 아닌 것이다. 그건 "네 손엔 없고 내 손엔 있는 장난감이 진짜"라는 어린애 같은 유치한 논리다.


그 다음, 해당 필자는 '진짜'인 KJB에서만 싸탄 마귀의 옛 이름이 '루시퍼'였음을 알 수 있다고 선언한다(참고: 예샤야후서=이사야 14'12). 하지만 아전인수 격 주장이다! '루시퍼'가 옛 싸탄 마귀의 오리지널 이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루시퍼는 4세기 라틴어 역본의 해당 낱말 '루키페르'의 영어식 발음일 뿐이며[각주:1], 루키페르는 히브리어 '헬렐'의 번역 시도일 뿐이다. 루키페르는 빛을 뜻하는 라틴어 '룩스'(lux)와 옮김이/나르미(bearer/bringer)를 뜻하는 '페레'(ferre)의 합성어이다. 그런데 4세기 로마 문화권에서 이것은 샛별 곧 금성(베누스/Venus)을 뜻했다.

 라틴어 성경보다 훨씬 더 오래 전, 예수님 당시 통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대인들의 그리스어 구약 성경이었던 '70인경'(LXX)의 해당 구절엔 '헤오스포로스'로 돼 있다. 그러므로 루시퍼나 루키페르보다 훨씬 더 원조인 이름이 헬렐과 헤오스포로스이며, 그 뜻은 모두 관련 문구와 함께 '(여명의 아들) 아침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마귀/싸탄으로 타락하기 전 대천사(천사장)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돼온 존재의 진짜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성경에 명시돼 있지 않아 아무도 모른다! 오직 하나님과 예수님, 천사들만 알고 있다. 예샤야후 14'12을 갖고, 다만 그렇게 불렸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헬렐이 본디 하늘에 있을 당시, 하늘에서 '루시퍼'라는 호칭을 비롯한 영어가 쓰였겠는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라틴어 성경의 번역어에 불과한 KJV식 영어명 '루시퍼'가 절대/유일/완전의 오리지널이 절대(!) 아닌 것이다.
위 해당 필자는 이 간단한 앞뒤 수순에도 미처 지각이 닿지 못한 셈이다.


그 다음으로, 그 필자는 오직 KJV에서만 주님이 십자가에 달린 장소 이름인 '갈보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역시 학적으로는 우습고 유치한 얘기다. 왜냐 하면 한글 '갈보리'는 영어 '캘버리'의 음역이며, 이것은 해골/두골을 뜻하는 라틴어 칼바리/칼바리아/칼바리우스 등의 번역이기 때문이다.
본래 예루샬렘 성 밖 십자가 처형 장소의 이름은 역시 두골을 뜻하는 히브리어 '굴골렡'을 아람어로 옮긴 '굴갈타'를 그리스어는 '골고타'로 음역했고, 훨씬 훗날의 라틴어 역본인 히에로니무스(제롬)의 역본인 '불가타'에서 '칼바리'로 옮긴 것이다. 더구나 해당구절인 루카복음서 23'33 원문엔 단지 두골을 뜻하는 그리스어 '크라니온'으로 돼 있다. 그들 식으로 말한다면, KJV는 이 성구의 그리스어 원문을 변개시킨 셈이다! 

그러니 '골고타'와 '갈보리' 중 누가 더 훨씬 원조인가?! 따라서 갈보리로 표기한 역본만 '진짜 성경'이라는 주장은 황당무계하다.


해당 필자는 또, KJV에서만 사티로스, 유니콘, 용 등 초자연적인 영적 존재에 대한 조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완전 넌센스다.
먼저, 기본적으로 그들이 "유일/완전한" 성경으로 중시하는 영역본에 충실하려면, 그리스어 '사튀로스'가 아니라 사튀로스를 영역한 '새이터'(satyr)여야 하거니와, satyr는 절반 수염소를 닮은 그리스 신화 속의 음란한 반인반수 신의 이름인 반면, 히브리어 '싸이르'가 원어이기 때문이다. '싸이르'는 KJV에서 새끼염소(28회), 수염소(24), 마귀=devil(2), (수염소 형 악령인) 세이터(2)..등으로 번역됐다.

그러니까, '싸이르'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영어 '세이터' 중 어느 쪽이 원조인가? 그런데도 1611년 영어판이 절대무이/완전의 성경인가? 헐~!


다음으로, KJV에서 '유니콘'은 히브리어 렘/레엠/레에임 등의 오역어(참조: 톤다이크-반할트 대영어사전)로, 두 뿔을 가진 사나운 야생동물인 이 존재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막연히 추정만 할 뿐 알려진 바 없다. 가장 가까운 뜻은 '들소'(일설은 영양/羚羊) 정도로 이해된다. 영어의 유니콘엔 본래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가장 흔한 뜻은 중세의 서구 우화/전설에서 온 외뿔말, 다른 하나는 위에서처럼 히브리어 '레엠'을 오역한 두 뿔 짐승을 뜻한다. 
그런데 위 필자가 유니콘을 "초자연적/영적 존재"로 오인한 것은 보나마나, 실제로는 없는 중세 우화의 외뿔말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은 번역팀의 오역과 해당 필자의 오인 잘못이지, 하나님의 잘못이 아니다. '하나님의 완전 성경'이라고 우겨대니 하는 말이다. 역으로, KJV의 모든 오류는 하나님의 오류가 되는 셈이다. 헐~!


'용'(龍)은 중국 전설 속 동물 '롱/룽'이며 순수 한글의 '미르'이다. 극동의 용은 서구의 드라코니아/드라곤과 얼추 비스름하면서도 개념이 퍽 다르다. KJV에서 'dragon'(드래건/즈래건)으로 옮겨진 히브리어 원어는 '탄님'(복수 탄닌), 신약의 그리스어 원어는 '드라콘'이다. 라틴어 '드라코'는 이 그리스어에서 왔다. KJV는 탄님/드라콘을 serpent/devil/dragon 등으로 다양하게 옮겼다.
그러니, 용과 탄닌/드라콘 중 어느 쪽이 원조인가?


그 필자는 또, '진짜 성경'인 KJV에만 구약에 '지옥'(hell)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면서 천국과 하늘 등은 있는 그대로 번역하는 사람들이 유독 지옥만은 음부/무덤/스올/하데스 따위로 "정체를 가리려 애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KJV 구약에서 'hell'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슈올'(쉐올)로, "정체를 가리려" 한 게 아니라 똑 같은 발음의 다른 글자인 '슈올'의 뜻이 "텅 빈"이기에, 지하계의 공동(空洞)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hell은 hollow(속빈/공동)와 연계된 'hohl'에서 왔고, 이것은 라틴어 '쾰룸'(coelum), 그리스어 '코일로스'(koilos)에서 왔다. 독일어 holle가 hohle에서 왔듯. 그러므로 이 모두는 어원상 '공동'이란 뜻이 있다.  

고대 히브리인들에겐 천국/지옥의 개념이 신약에서처럼 발달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단순히 죽음 후 영들이 가는 장소로 생각했다. 그들은 그 장소에 깊음(구릉/계곡)과 대문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야콥도 요셒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무렵 '슈올'로 내려가겠다고 한 것이다(창세기 37'35). 히즈키야(히스기야) 왕도 중환으로 중년에 슈올의 문으로 내리닫을 것을 안타까워 했다(예샤야후=사 38'10).

슈올은 대체로 신약의 '퓔라케'(영옥/靈獄 페트로A=벧전 3'19)로 이해된다. 가운데 큰 구릉이 있고 한 쪽은 지옥, 한 쪽은 '아브라함의 품'으로 불리던 낙원으로 나뉜 곳이다. 예수님의 실화 속 걸인 라자로를 비롯한 구약 성도들은 모두 이 쪽 낙원에 있었다(루카복음서=눅 16'26 참조). 그러므로 구약 성도들이 말한 슈올이라면, 곧 '아브라함의 품'인 낙원인 것이다.
따라서, 구약의 슈올을 모두 지옥으로 본다면 대단한 잘못이다! 또 KJV 자체가 슈올을 '무덤/grave' 또는 '지옥/hel'l-각 31회씩으로 번역했고, 3회는 단순히 '구덩이/pit'으로 옮겼다.

그러므로 성경학자들이 음부(陰府)/무덤/슈올/하데스 등으로 옮긴 것은 그의 주장대로 가짜 성경들이어서가 아닌 것이다. 위 필자의 말대로라면, 야콥/히즈키야가 지옥으로 내려갈 뻔 한 셈이다!


위 필자는 또, "오직 진짜 성경만 판권이 없다"면서 판권을 따 내기 위해 딴 역본들과는 다른 어렵고 장황한 단어와 표현을 일부러 찾아 애쓴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역시 뭘 모르는 소리다. 왜냐하면 세계의 딴 곳에서는 몰라도, KJV 원산지/종주국(!!!)인 영국에선 처음부터 지금까지 KJV의 판권이 줄곧 있어 왔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권위 역'(AV)은 영구적인 영국 왕실 판권(Crown copyright) 아래 (AV)문서특허권에 의한 허가제로 재판을 낼 수 있게 돼 있다. 잉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 등은 왕립출판사(현재 '여왕출판소') 오피스가, 스코틀란드는 스카티쉬 성서공회(SBB)가 AV 문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왕립출판사 오피스는 1577년 이래 여러 세기 동안 KJV를 비롯한 성경 재판권을 보유해 왔다. 그러던 18세기에 성경 출판권과 함께 모든 왕립 출판권을 존 배스킽 사가 매입했고, 잉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의 다양한 출판사에 권한이 분양됐다. 왕립출판사는 1990년 에어&스포티스우드사를 매입한 케임브리지대학교출판사가 현재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출판사도 '권위 역' 출판을 독립으로 할 권한이 주어졌다.
스코틀란드의 경우는 콜린스사가 SBB의 허가를 받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영국 내 KJV 출판은 허가 없이는 엄금돼 있다! 오직 미국 등 영어권의 다른 나라에 대해서만 영국이 입을 다물고 있는 실정일 뿐이다. 만약 향후 언제라도 영국이 해외 판권을 주장하게 되면, 더구나 KJV를 영어가 아닌 타국어로 함부로 번역한 경우는 더 문제시될 지도 모른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AV의 오리지널 인쇄는 엘리저벹 1세로부터 (1589년 아버지 크리스토퍼 바커가) 왕실 출판권을 부여 받은 로버트 바커 사에 의해 1611년 포트폴리오 형으로 발행돼, 낱장묶음이 10쉴링, 제본판이 12쉴링 씩에 팔렸다. 그러나 빚을 많이 진 바커 사가 다른 두 경쟁회사에 출판권을 나눠 주면서 3개사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그래서 수십년간 AV 경쟁 판들이 앞다퉈 발행됐다는, 다소 어둡고 추한 뒤안길 스토리가 숨어 있다. 

1629년엔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사가 각각 독립 출판권을 따내어 후자는 1628, 1638년에 개정판을 냈다. 물론 1611년판을 개정한 것이다. 그러나 바커사는 여타 출판사에 오리지널 초고를 내주길 거부했다.    

KJV 1611년도판이 결코 절대유일완전한 성경일 수 없음(!)은, 1611년판은 뤁서(룻기) 3:15을 각각 "그는 성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성으로 들어갔다"고 서로 반대의 성별로 달리 옮긴 두 가지 판이 있었다는 비사로도 드러난다. 이것이 해결된 것은 2년 뒤인 1613년이었다. 완전하신 하나님이 그러셨겠는가, 아니면 KJV 자체의 잘못일까? 

그리고 오리지널 판은 영어가 표준화되기 전이었기에, 줄로 나눈 본문 칸에 글자를 때려 맞추느라 철자법(스펠링)을 제멋대로 확대/축소하기도 했다. 낱말 첫자인 'u/v'자는 모두 'v'자로, 여타 자리의 'u/v'는 'u'로 했다. 낱말 중간의 's'는 긴 'l'로 처리했다. 글자 'j'는 'i' 뒤에만 오게 했다. 때로 공간이 모자라면, 'the' 대신 'ye'('너희'와 혼동!)로, an/am 대신 약자 'ã'로 표기하기도 했다. 공간이 남으면 같은 낱말로 도배질하기도 했다. 현재의 인쇄본들은 그런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했지만, 아직도 그 결과로 몇 가지 다른 철자법이 남아 있다.

초판본은 첫 속 페이지에 '가장 높고 강한 군주인' 제임즈 왕에 대한 헌사를 넣었다. 하지만 가장 높고 강한 군주는 그가 아닌 예수 크리스토님이 아닐까? 두 번째 속 페이지는 번역팀이 독자들에게 주는 '에세이' 곧 취지문이었는데, 새 번역에 대한 옹호와 함께 번역 목표는 나쁜 번역의 개선이 아닌, "좋은 번역의 향상"이라고 썼다. 즉 하나님의 완전 오리지널이 아닌 기존 번역의 개선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1611년판은 '시각전례'(LH) 시간표가 들어 있는데, 카톨맄교처럼 모든 성인들과 마리아 흠숭 관련 축제 날짜들이 나열돼 있었고, 그래서 12월 8일은 '마리아 잉태일'로 돼 있었다! 이 LH에 따르면, 영국 초기 신교도들은 KJV에도 들어 있던 외경의 '에스드라'서를 읽고 기도회 의식에 사용했다! KJV 초판본의 이런 카톨맄성 역시 황당하다.

이게 하나님의 완전 성경인가?????????? 그런 주장으로 하나님을 더 모독하고 싶은가? 시쳇말로 "웃기는 짬뽕"이다! 좀 알고나, 정보를 수집해 보고나 '완전이즘'을 주장할 것이며, 함부로 하나님 이름을 빌려 가며 손/혀를 놀리거나 말글을 흘리지 말 일이다.

이러므로 KJV에 판권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식한 언행이다. KJV가 판권이 없어 이송오나 여타 사람들이 무리하게 기어이/기꺼이 영어 원문의 한글 역에 나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국어로 옮겨 놓는 거룩한 사역이었기 보다 '돈 놓고 돈 먹기'가 아니라 충분히, '돈 없이 돈 먹기' 심보였을 수 있다.
게다가 1611년판 자체 서문에서조차 주장하지도 않은 '절대/유일무이/완전/최고/최종'설은 한글 KJV 역본까지도 '진짜 성경'으로 둔갑시켜 더 많이 팔아 먹겠다는 수작이 개입돼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 하면 "판권 없는" KJV를 옮긴 다양한 한글 KJV 역본들은 판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 필자의 말은 스스로 모순되고 우습기 짝이 없고, 쓸모 없고 들을 필요조차 없는 허사(虛辭)에 불과하다.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더 슬기로웠을 법 하다. 하물며 드넓은 웹 사회에서랴.


그밖에도 윗글과 관련, 1611년 초판본에 대하여 할 말이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룬다. 윗글 나머지 부분에 대한 비평도 시리즈 다음으로 미룬다.


만약 이런 점을 알고도 KJV 절대/최고/완전주의를 견지한다면, 그야말로 자기기만이다.

그리고..해당 필자는, 자신이 '가짜'/'짝퉁'에 불과하다고 한 성경들이 대부분 정경만 갖췄고 KJV 1611년도 판은 한국의 '공동 성서'처럼 비성경적인 외경들까지 포함됐음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KJV 1611년도 판을 절대유일무이/완전한 성경으로 내셨다는 하나님께서 비성경적인 외경까지 내실 턱이 있을까? 거룩하고 온전하신 하나님이 외경도 절대유일무이최고의 완전한 성경으로 내셨다는 말이 돼 버린다!
바로 이 점만 미뤄 봐도, KJV 유일주의자들의 '진짜 성경'설은 너무나 터무니 없는 '가짜성' 발상임이 순식간에 드러난다.  

위 필자는 딴 글에서 "진짜배기 말씀을 접하고 나면, 저런 짝퉁들은 너무 시시해서 거들떠보지도 않게 됩니다"라며 '최고!'라고 선언해 버린다.

그러나, 근거도 희박한 값싼 싸구려 지식을 갖고 다른 모든 성경 역본들을 "시시한 짝퉁"이라고 함은 그 모든 역본 번역에 헌신한 수 백 명의 성서학자/원문학자들이 "시시한 짝퉁 학자"들인 것은 물론, 그들이 믿는 하나님까지 "시시한 짝퉁 신"으로 매도되는 셈이다. 물론 번역자들에 따라 뉴에이지 사상, 오컬티즘 등 나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특히 유진 피터슨의 '더 메시지' 등은 그렇다.
그러나 KJV에도 1611년판 표지부터(!)가 충분히 오컬티즘이 개재돼 있음을 향후 기회가 있으면 상세히 다루련다.

왜 KJV 숭상자들은, 다른 역본들이 '가짜 성경'이란 말을 쉽게 하면서도 그 가짜 성경을 날마다 묵상하고 읽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가짜 신자'라곤 쉽게/감히 말 못할까? 속으로는 할까? 그렇게 말하면, 가짜 신자들이 '진짜 성경'을 사 주지 않을 성 해서일까?

이 사람들 말에 따르면, 필자는 [진짜+가짜] 신자일 것 같다. 필자 역시 수십 년간 KJV을 여러 권 갈음할 정도로 애독해 왔지만, 정통 유대교 구약 영역, 확대역(AmV) 등 다른 수많은 성경 역본들도 애독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히브리어/그리스어 원문 성경들은 말할 것도 없고.

KJV는 참조 사본들이 너무 적었던 탓인지 그것 자체만으로는 이후 역본들보다 사본 뒷받침이 현저히 약해서다.
또 문체가 너무나 구식이다. 
영문 KJV를 적당히 근대형으로 옮긴 한글 역들은 그들 용어로, 또 다른 '변개'의 결과이다!

이런저런 주장에 휘말리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맑은 머리로 건전한 생각, 건전한 판단만을 하자. 
  



  1. quomodo cecidisti de caelo [lucifer] qui mane oriebaris corruisti in terram qui vulnerabas gentes. (쿠오모도 케키디스티 데 카엘로 [루키페르] 퀴 마네 오리에바리스 코루이스티 인 테람 퀴 불네라바스 겐테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