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즈왕역(KJV) 성경엔 다른 번역판들과 마찬가지, 또는 그 이상으로 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최악의 문제점은 하나님이신 성령님을 최소 4회 중성대명사 '그것'(it/itself)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것이 혹여 실수(?)였더라도 굉장히 황당한 실수다. 더구나 나머지 다른 성령 관련 성구에서는 성령님을 사물처럼 표기하지 않았기에 엄청난 자가모순이다!
이것은 물론, 하나님의 말씀의 오류라거나 원문의 오류가 아닌, 한 번역판의 오류이다. 성령님은 성경 자체의 실저자이시기에 이것은 더군다나 크나큰 신독(神瀆) 행위이며, 미처 모르고 그랬다면 몰라도, 알고도 그랬다면 중대한 이단 죄에 해당한다.
KJV 번역팀의 50여 학자들중 과연 누가 이랬는지는 몰라도, 어지간히 성령론에 무지(?)했거나 아니면 오컬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모든 오컬트가 기독교의 성령님을 단순히 바람(wind) 또는 그저 하나의 영, 숨/호흡, 일종의 에너지, 힘/파워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KJV 번역팀이 오컬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1611년판 표지화만 봐도 오컬트 상징물들이 즐비하다!
'KJV 유일주의자'나 절대완전론자, 숭상자 등 KJV 옹호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실은 원인이든 해명이든 다 무지에서 온 것이다. KJV 옹호자들은 이런 오류를 과연 참 진리 편을 든답시고 옹호하는 것인가, 아니면 어젠다를 위해 그러는 것인가? 옹호할 것을 옹호해야지, 잘못을 옹호하면 결국 어젠다를 위해 그러는 것이 되고 만다.
KJV가 완전무결한 성경 번역판이 아니거늘, 마땅히 잘못은 잘못이라고 시인하는 게 더 슬기롭지 않을까?
이유야 어떻든 성령님을 '그것'으로 표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첫째, 신격적이신 성령 하나님을 피조물인 양 사물화하는 것이 돼 버리며,
둘째, 성령 하나님의 권능과 사역의 대부분을 폄하/부정하는 것이며..
셋째, 결국 하나님의 성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셈이 돼 버린다.
이에 대한 KJV 옹호론자들의 진솔한 답변을 요구해 본다.
KJV가 성령님을 '그것'으로 표기한 네 군데는 다음이다. (붉은 색 강조는 필자의 것)
요한복음서 1'32
"And John bare record, saying, I saw the Spirit descending from heaven like a dove, and it abode upon him."
페트로A(벧전)서 1'11
"Searching what, or what manner of time the Spirit of Christ which was in them did signify when it testified beforehand the sufferings of Christ and the glory that should follow."
로마서 8'16
"The Spirit itself beareth witness with our spirit, that we are the children of God."
로마서 8'26b
"The Spirit itself maketh intercession for us with groanings which cannot be uttered."
흥미롭게도 정통 기독교계에 의해 폭넓게 이단시해온 '여호와의증인들'(JW)의 자체번역인 신세계역(NWT)도 위의 네 경우에 모두 'it'로 표기했다. 이것은 JW가 성자/성령님의 신성을 믿지 않으며, 따라서 성삼위일체도 믿지 않는 탓이다.
물론 모든 한글성경을 비롯, 대다수 영문 성경들은 성령님을 'He'(그분)로 제대로 표기했다.
그런데..KJV의 한글 번역판들이 [성령님=그것]으로 표기하지 않고 바꿨다면, KJV 절대옹호자, 우월론자들이 유일/완전시 하는 KJV를 자기네 스스로 욕보인 셈이며, 따라서 엄연한 자체 모순이다.
그러나 '21세기 KJV'는 (위 페트로서 성구를 제외한) 세 곳에서 여전히 '그것'으로 표시했으니, 초판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번역팀은 성령님을 신격체로 믿지 않는다는 얘기가 돼 버렸다. 그런데 왜 페트로서에서는 'He'로 표기했는지??? 어쨌든 일관성이 없으니, 21세기 KJV는 매우 이상한 성경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창세기 1장 2절을 비롯, 판관(사사)기 6'34 등 다양한 곳에서 영/성령/바람 등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낱말 '루앟'은 문법적으로 여성이다. 히브리어엔 중성이 없다. 그렇다고 성령님이 여성인가? 천만에! 하나님이신 성령님은 인간/동물의 성별로서의 남성 또는 여성이 아니다.
그러나 모쉐 이후 하나님의 계시는 하나님을 언제나 아버지 또는 남성으로서의 그 분으로 표시했기에, 우리는 거기 충실히 따를 뿐이다. 그래서 성자/성령님을 모두 남성 대명사로 표기해야 바람직한 것이다.
예수님은 언제나 하나님을 남성인 '아버지'로 부르셨다. 이러한 하나님을 '그것'(it)으로 표기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신격체이신 하나님, 창조주에 대한 직설적인 모독이고 무시다. 제 정신으로는 그렇게 표기할 수가 없다.
인간이나 동물들은 반드시 남성과 여성의 합일/생식을 통해 태어난다. 심지어 고대 신화들 속에 나타난 남신/여신들도 그렇다. 그러나 성삼위일체 하나님은 '제1원인', '최고원인'인 절대자/지존자이시기에 그럴 필요가 전혀 없으며, 성자님이 몸을 입고 오신 예수님도 남/녀의 합일로 생성되지 않으셨다. 아울러 창조주 하나님은 피조물들을 말씀으로 지으셨지, 남녀 합일/생식으로 내시지 않았다.
성령님도 하나님이시며 창조주이시기에, 그분을 결코 '그것'(it) 또는 '그녀'(she)로 표기할 수 없다. 성령님은 중성도, 사물도, 동물도, 여성도 아니시다. 단지 하나님이실 뿐이다!
이래서..앞서 나열한 KJV의 4개 구절에서 'it', 'itself' 등은 모두 잘못이다. 더 나아가 이것은 KJV 최악의 오류/오점이다. 하나님의 말씀 자체의 오류가 아니라..한 번역판의 일대 오류라는 것이다. KJV처럼 성령님을 '그것'으로 부분적으로라도 표기한 다른 성경들도 마찬가지다(RSV/NRSV..).
덕 쿠틸렠이 지적했듯, 만약 KJV/NWT/RSV/NRSV 등이 아닌 NIV/NASB 등 딴 번역에서 이렇게 표기를 했다면, 러크먼/웨이트/리플린저/클라우드 등 KJV 유일주의 진영에서는 지붕 꼭대기에서 맹렬히 비판하며 드높이 짖어댔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네가 열렬히 지지하는 KJV가 그렇기에, 그들은 이에 대해 "무덤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KJV 유일주의자들은 물론, 이에 대해 밀리지 않고(?) 또는 밀릴 수가 없기에 '할 말'을 다 한다. 전형적인 대꾸는, 롬 8'16,26에 쓰인 성령/영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명사 '프뉴마'가 중성이기에 남성명사 '아우토스'가 아닌 중성명사 '아우토'를 썼으므로 영어도 'itself'를 쓸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도 파울은 여기서 성령님을 중성적 존재로 여겨서가 전혀 아니라, 단지 그리스어 표준 문법에 충실하기 위해서 '아우토'를 쓴 것 뿐이다. 이 아우토는 성령님의 '성'과 전혀 무관하며, 신화 속의 신도 아닌, 하나님이신 성령님께 성별이 있을 리도 만무하다.
그런가 하면, 요한은 예수님처럼, (히브리와 마찬가지로 영/성령이 문법적으로 여성인) 아람어가 모국어이다시피 했지만, 요복 14'25; 15'26; 16'8 등에서 성령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성령을 가리키는 남성 지시대명사 '에케이노스'를, 16'7에서는 남성대명사 '아우톤'을 썼다. 이것은 표준 그리스어 문법에 어긋나는 것이지만 그는 그렇게 썼다.
이처럼 문법 상의 중성은 실제의 성과 전혀 무관하다. 또 문법 외의 중성은 식물이나 무생물 밖에 없다. 간혹 영어에서도 문법적으로 어린아기를 남아나 여아를 'it'로 표기하는 예가 있으나, 그것은 성적으로도 중성이라는 뜻이 아니다. 우리네도 아기를 '그것'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비록 "아고, 내 귀여운 것~!" 하고 장난 삼아 부르는 예는 있지만 말이다. 또 동물을 '그것'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암컷도 수컷도 아닌 '중성'은 아니다.
하물며, 거룩하신 성령님을 하나님으로 안다면, 어찌 감히 '그것'이라고 부를 수 있으랴! 제 정신이라면 말이다. 마치 부친이나 왕을 '그것'이라고 부르는 것 이상의 황당한 중죄다.
하지만 이것은 당대 신자들의 황당한 관행이었다.
틴데일 역 초판(1526년)도 요복 1'32에서 'it'으로 팼다가 1534년 판에서는 그러지 않았고, 크랜머 역(1539), 커버데일 역(1540년)의 개정판도 그러지 않았다. 칼뱅이 이끌던 제네바의 영어권 사람들을 위한 제네바 역 신약은 1560/1562/1607년 역이 그랬지만 1557년 역은 그러지 않았다. 비샾스 역(1602)도 그랬지만, 천주교의 라임 역 신약(1582년)은 '그 분'(he/'him selfe'=himself)으로 표기했다.
이래저래 KJV는 그 어느 성경보다 더 많이 성령님을 'it'로 불렀다. 틴데일은 그랬던 관행을 고쳤으나, KJV 번역팀의 그 누구도 이를 검토해 보지 않은 채 죄다 무시했다.
그 결과 후대의 성경들 상당수도 KJV를 그대로 본받았다. 헨리 앨포드의 19세기 중반의 영역본, 미국성서유니온 신약개정(!)판(1865)도 네 군데 모두 성령님을 'it/itself', 헨리 웨스턴, 얼바 하비, 잔 브로더스 역(a. 1889), 영국의 영어개정역(ERV 1881), 미국표준역(ASV) 등도 4개 전체 또는 일부를 그렇게 했다. ASV는 우습게도 롬 8'16,26은 고치면서도, 한 쪽으로는 한 술 더 떠 행전 8'16에서도 추가로 그렇게 해 놓았다! RSV(1946), JW의 NWT도 이 경우 ASV를 따랐다. 이 모두가 근본적으로 KJV 책임이다.
[ 이렇게 된 관행엔, 고대의 반삼위일체 이단자인 아리우스 사상, 16세기 당대의 비(非) 삼위일체론자, 라엘리우스 소키누스(일명 소치누스. 렐리오 소찌니)와 그의 조카 파우스투스 소치누스 등의 기여도 있다. 이들의 사상은 결국, 훗날 이단시 되는 유니테리언(단신론) 신앙의 기초가 된다. ]
그랬던 것이..성령님을 비로소 '그 분'(He, he)으로 제대로 고쳐 놓은 것은 20세기에 와서였다. KJV가 그처럼 여러 세기동안 잘못된 관행을 심어 놓은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성령님을 'it'로 고집하는 것은 KJV의 현행 판과 '여호와의증인들'의 NWT이다.
즉 현재의 KJV는 JW, 유니테리언, 기타 반삼위일체 이단자들 및 그들의 '성경'과 다름 없이 성령님을 '그것'(it)으로 표기해 놓은 채 방치돼 있는데도, 그 옹호자들은 그것이 유일하고 절대 완전하고, 하나님이 보존해 두신 성경이라고 믿으며, 주장하는 것이다. KJV의 이 [성령=그것] 표기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성령님을 성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분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한 주요 원인이다!
하나님은 뭐가 부족하셔서, 성령님을 사물이나 물건처럼 중성시한 성경을 왜 유일하고 완전한 성경으로 몇 세기 동안 '보존'해 두셨겠는가??? 어불성설이다. 왜 성경의 저자 자신이신 성령께서 자신이 'it'로 표기된 성경을 그 분이 보존해 두신 유일한 성경으로 보시겠는가? 어림 없는 일이다.
아울러..제임즈왕 역의 한글판 역자들에게도 묻는다. 이런 걸 보고도 KJV를 유일하게 하나님이 보존하신 완전한 성경으로 믿고 가르치겠는가? KJV를 존숭하는 나머지 한글판에도 성령님을 그렇게, '그것'으로 표기했는가?
그렇다면, 자신을 속이는 짓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이 절대화 해 온 KJV를 배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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