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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으로 승리

간증: 나의 나 됨은 은혜 (카라바조)


올해 초 신학대학원에 합격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작년(2009년) 7월부터 신학대학원에 들어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저는 가급적 쉬운 곳으로 지원을 하고 싶었지만, 하나님의 뜻은 제가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입시 과목은 성경, 영어(TEPS), 철학, 논술,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공대 출신이어서, 수학, 과학을 잘했지만, 영어는 잘 못했습니다. 대학교 시절 인문계 과목은 일반논리학을 제외하곤 모두 C를 받았었기에, 철학과 논술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성경도 그렇고 자신 있는 과목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경영해온 공장은 임대를 했는데, 비가 엄청 와서 천정으로 물이 새어 자재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필이면, 왜 그 때에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피해 보상도 해 달라고 해야지, 공부도 해야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망하면 망하겠다고 생각하고 협상하던 거 중단하고,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던 일이야 내가 손을 놓는 것이 당연한 것 같고, 하고 있던 사역들을 어떻게 할 지를 잘 모르겠더군요. 고민고민 하고 있었는데, 사역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그냥 만들어 졌습니다. 

7월은 어린이전도협회에서 3일 클럽 어린이 전도를 하면서 금방 시간이 가더군요. 무료 스터디(에벤에셀) 참석을 권유 받아, 매주 월요일마다 참석해서 성경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8월부터 성경에다 줄 치기를 시작 했는데, 한 달이 걸렸습니다. 늦게 시작했기에, 9월이 되어도 성경공부 진도를 도저히 못 따라 가겠더군요. 추석에도 처갓집에 가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영어는 나이가 들어서인지(당시 40세), 새로운 영어 단어가 안 외워지더군요. 그래서 중, 고등학교 영어 단어로 학창시절에 외웠던 영어단어들을 다시 외웠습니다. TEPS는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며, 독해 문제가 까다로웠고, 시간 내에 다 풀지 못했습니다. 

철학 주 교재는 번역이 이상한 것인지 내가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철학자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더군요. 그래서 쉬운 철학책으로 일독을 했습니다.

10월초에 4주를  남기고, 모의 고사를 봤습니다. 성경은 120점 만점에 60점대, 영어 100점 만점에 50점대, 철학 50점 만점에 28점이 나왔습니다. 정말, 절망스러운 점수였습니다.
그래도 매일 밤마다 1-2시간씩 기도하며, 강사 전도사님들께 순종하며 공부했습니다.


하루는 기도할 때에 장학금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내 성적을 보면 기대를 못하지만, 그 때 왜 그런 기도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인가 영어를 예전에 풀었던 독해 문제집을 다시 풀었는데, 예전에 풀었던 것이라 내용은 다 이해가 되는데, 문제를 풀면 점수는 그대로였습니다. 정말 속상해서 교회로 달려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언어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제게 언어의 지혜를 달라고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가 응답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시간이 모자라서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다 풀게 되고, 영어 점수가 갑자기 상승했습니다. 

10월초 모의고사 점수가 충격적이어서, 10월 한 달 동안은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10월말에 부모님이 라오스로 가시기에, 자동차를 팔고, 집을 임대하고, 짐을 정리하고, 준비를 하시는데, 공부하느라 못 도와드렸습니다. 교회 집사님이 부모님을 공항까지 모셔다 드렸는데 너무 죄송했습니다.


영어 점수가 올라서  ‘합격은 할 것 같다’고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입시 전날 성경 모의고사를 보는데 120점 만점에 70점이 나오더군요. 더 이상 공부도 안되고, 마음 졸이며, 잠을 잘 못 잤습니다. 


입시 당일에 성경시험을 보기에 앞서서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제게 이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깜짝 놀랄 것이다.’

정말 문제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성경 문제가 너무 쉽게 나왔더군요. 총신 입시 역사상 이렇게 쉬운 시험은 없었을 것입니다. 영어는 제가 잘 모르는 교육 분야의 지문이 많이 나왔지만, 시간 내에 다 풀 수 있었습니다. 철학은 까다롭지만, 어차피 기대를 많이 안 하는 과목이기에 마음 편하게 풀었습니다. 


문제는 논술이었습니다. 생각 못 해 본 주제가 나와서 당황했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반쯤 썼는데, 갑자기 막히는 겁니다. 고민되더군요. 처음부터 다시 쓸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기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써야 할 말들이 술술 풀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1차 합격 후에 실시된 면접도 하나님의 은혜로 잘 보았습니다. 


어린이 전도협회에서 TCE 교사 대학 강의를 받던 중, 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420명 중에 제가 7등을 해서, 수업료 50%를 장학금으로 받게 되었다는 겁니다!
사실 제 실력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합격시켜 주시고, 장학금까지 주셨습니다.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2010년 1월 초부터 어학강좌를 받았습니다. 헬라(그리스)어, 히브리어가 다 생소한 언어였지만,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주시면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마다 산에 올라가 기도를 했습니다. 눈 덮인 새벽이 정말 아름답더군요. 


헬라어 중간 고사를 잘 보았고, 기말고사 날에 고민을 했습니다. ‘아침에 기도를 하러 갈까? 아니면 그 시간에 공부를 할까?’ 아무래도 공부가 부족한 것 같아 공부를 했습니다. 헬라어 시험 시간 내내 무엇에 홀린 듯, 답을 썼다 고쳤다를 반복했습니다. 시험을 잘 못 봤습니다. 
히브리어는 더 생소한 언어였지만,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먼저 기도하겠다. 하나님만 의지하겠다.’ 교수님, 조교님의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시험 당일에도 공부가 부족하고, 모르는 문제들이 많았지만, 새벽에 기도하러 산에 올라갔습니다. 중간고사 2번, 기말고사 1번 시험에서 모두 만점을 맞았습니다. 성적 우수자로 뽑혀서 소정의 기념품도 받았습니다. 그것보다 더 기쁜 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더 잘 알게끔 저를 인도하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에벤에셀’이라는 무료 스터디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 처는 제 영어 실력을 잘 알기에 놀라고 있습니다. 요즘에 저를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어서, 우려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제가 영광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그 분을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십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