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 밤, 가족 일부가 함께 차로 과히 멀지 않은 동네 인근의 대만인(Taiwanese) 교회의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 아이의 친구인 그곳 교인이 미리 알려 주어 갔으니 절반 초청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참여'가 아닌 '참관'으로 표기했듯, 성탄절을 지켜서가 아니었습니다만..흥미롭게 옵저브 할 수 있던, "괜찮은" 기회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진은 찍을 생각을 못했습니다만.
교단 소속이 없는 작은 독립 교회인데, 매우 복음적입니다. 제가 과거 다니던 교회를 비롯, 미국엔 독립 교회들이 많습니다. 아담한 교회당인데 교인들이 자리를 꽉 메웠습디다만, 전체가 (성인들만) 약 100명 정도 될 거 같습니다.
교회당은 저도 잘 아는 곳으로, 여러 해 전 한인교회가 세 들어 있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음악 순서와 스킽(연극)들, 복음 메시지 등을 준비했더군요.
느낀 바 몇몇 특징들을 두서 없이 말씀드리면..
대만인 교회는 독립교회여선지는 몰라도 솔직히 한인 교회들보다는 의식이 무척 자유스럽습니다.
한 마디로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장소가 교회여서 격식을 차리거나 형식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은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양복에다 넼타이를 맨 사람들도 담임목회자와 저 뿐인 듯 했습니다.
물론 과반수(?)가 앞에 나가 하는 순서를 맡기도 했지만, 모두들 캐주얼한 차림이었습니다.
한인교회처럼 찬양경배, 기도 등으로 시작했고..
함께 하는 찬양은 95% 이상이 화음 없는 가락(멜로디) 뿐인데 매우 힘차게 부르고들 있었습니다.
물론 다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음악전공자 출신으로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대체로 힘 주어 부르기와 내지름 소리 일변도여서..조직적인 음악훈련엔 다소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뭐 그건 어디까지나 제 나름의 평가고요..
그러나 그들의 복음적 열정과 믿음을 하나님이 귀하게 보시는 줄 믿습니다.
순서마다 인상적인 요소들이 있었습니다만..가장 어린 '꼬마'들은 음계와 키 순서대로 주욱 늘어서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몇 가락을 핸드벨로 연주한 뒤 같은 가락을 바이올린과 레코더(피리) 등 다른 악기로도 연주했습니다. 연주 솜씨가 많이 서툴긴 하지만, 다들 귀엽고 똘똘했습니다^^.
징글징글(?)한 '징글벨'을 느린 후렴 앞 부분으로 넣어 편곡한 어른들의 성가도 흥미로웠습니다.
"징글벨 징글벨" 부분을 그들은 "링링당, 링링당"으로 부르더군요. Sounds sensible..
나이 지긋한 한 할머니가 무반주 독창을 한 '시23편'이란 곡은 전통적인 중국 가락으로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열정적으로 부르는 데다 상당한 전문성이 느껴졌습니다.
전체 순서의 흐름은 중국어와 영어로 안내하면서 진행됐기에 분위기 파악에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만..중국어 연극 등 일부는 도무지 내용을 알 수 없어 궁금했습니다.
연극은 중고교/대학생들 연합극단의 '세 나무'(Three Trees/三棵樹)라는 촌극과, 청/장년 성인들의 극무대 '성탄여관(聖誕龍門客棧)' 두 가지였는데..
영어 내레이션을 곁들여 진행된 팬토마임인 전자는 산에서 자란 세 나무가 각각 아기 예수의 구유와 갈릴리의 어선, 십자가가 되어 자기 할 일을 다 했다는 감동적인 내용이고..(연습시간이 짧아 연기수련이 충분히 못했다는 추후 해명에도 불구 대체로 만족스러웠음^^.)
후자는 대만의 명장 킹 허(허금준) 감독의 '룽문학잔'(龍門客棧/용문객잔, 'Dragon Gate Inn' 1968년작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1001&article_id=3197 ..이를 희화화한 '신용문객잔'이란 영화도 2000년대에 나왔음)이란 대만 영화와 여관과 관련된 복음서의 성경 탄생 스토리를 적당히 조합한 유머 드라마였습니다. 웃자고 만든 것인 듯 교우들이 시종 얼마나 배꼽을 잡고(?) 깔깔대고 웃는지.. 내용을 모르는 저로선 안타까웠습니다.
출연자 다수가 투철한 프로페셔널적 아마추어리즘(?) 정신으로 무장하고 연신 웃겼으며, 암기가 어려운 일부 출연자는 아예 연습 때처럼 대본을 한 손에 들고 더듬더듬 읽으면서 연기를 하는데도 그것 자체가 폭소감이라는..
하여간 다들 대소(大笑)폭탄, 애교덩어리들이었고(ㅋㅋ), 여 검객이 출연해 청룡도 형 칼을 휘두르는 무뢰한 검객(?)을 순식간에 제압해 버리는 멋진 시늉의, 전형적인 무술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간에 길을 찾는 동방박사들과 요셒/마리아/아기예수도 출연, 여관을 찾는 장면 등이, 이를테면 복음적 요소였습니다.
끝나고는 다들 아래층에서 친교만찬을 나눴는데 (연습과 순서가 퍽 길어서 저녁 아닌 밤중에 끝났기에 배가 무척 고팠
음^^)
우리가 흔히 먹는 한국식+중국식 퓨전음식의 일종인 '한중식' 같은 것은 찾을 수가 없고..자장면에 가장 근접한 국수음식은 맛 봤는데 괜찮더라고요^^. 중국음식은 역시 국수음식이 최고!
그밖에 과일/빵 등이 꾸밈이나 순서 없이 널려 있었습니다.
음료는 달콤하고 묽은 팥죽과 천엽죽(?) 비슷한 것이었음.
몇몇 사람과 영어로 대화하며 친교를 나눴는데..
영어경배를 이끄는 '서니'라는 젊은 20대 후반의 대만인 2세 목회자는..알고 보니 저도 잘 아는 과거 제 교단의 후배동역자였던 한인 1.5세 목회자의 제자여서 무척 반가웠습니다만, 중국인 2세로서는 드물게 중국어를 거의 전혀 하지 못해 교우들과 영어로만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중국인 가운데는 미남들이 퍽 많은 편인데, 이 친구도 대단히 핸섬한 (기혼) 청년임^^. 장로교 출신이고 저처럼 분별/검증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자여서 여러 모로 통하고 대하기가 편했습니다.
성인사역 담임목회자, 유 잔슨 씨와는 잠시 인사만 나눴습니다.
암튼, 이모저모로 괜찮은 하룻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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