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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의 연구묵상/삶맛에세이(김삼)

4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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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

너의 끝날인
남은 단 하루가  
가네
반절도 넘어
이제 떠나 가네

네 이름을 추종하는
흐드러진 봄 꽃니파리들
현기증 나는
흐트러진 잔해는
진리의 편린인가
힘 빠진 절규인가

잿빛 페이브먼트 위
빛 바랜 분홍 그림자를 
미처 추스러지 못한 채
가야 하네

길고 후텁지근한 나태의 초여름과
바꿔치기 하듯
널 떠나 보내야 하는
아쉬움 안쓰럼
어쩌지 못한 채
발길을 떼야 하네

저만큼 물러 가는
너의 꼬리를 못내 붙들며
왠지 흐느끼고 싶음은
실없는 센티멘털리티?

가는 4월이여
너랑 함께
진리의 봄철도 마냥 가고만 있네
지구촌의 순결도 녹슬어 가네
열혼의 불꽃이 꺼져 가고
투쟁의 눈빛이 스러져 가네

복음 전달의 열기가 식어 가고
값싼 마케팅 상혼과
이름만의 평화가
판을 치네

오 아쉬운 4월
기어이
네 뒷 모습을 봐야 하는
시린 두 눈
저린 눈물이여

송별의 손짓도 하는 둥
내저으려다 마는 둥
맥 잃는 아픔이여
흰 손수건이 사치스러운
현실의 썩음이여

그러나
아픔과 눈물이
진리를 받아
담을 때는
순수와 확신의
결정체 되어
맞으리

끝날의

진리의 봄철
순결의 잔영(殘影)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