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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리뷰/뉴스논평

레이디 가가는 크리스천?




최근 웹 일각에서 미국의 디바(=인기 여가수)인 레이디 가가가 '크리스천'이라는 주장이 논란거리로 떠 올랐습니다. 과연 그녀가 참 신자일까요..?

와일드하고 소위 '섹시'한 의상과 기억에 남는 가락으로 마돈나의 차세대 주자 격인 팦뮤짘 수퍼스터로 뜬 레이디 가가는 최근 자작곡 '태어난 모습 이대로'(Born this Way 이하 BTW)로 단숨에 싱글 차트 1위를 거뜬히 마크한 상태입니다.

나중 아래서 따로 노래가사를 살펴 볼 테지만, 'BTW'는 소수계 인종이든 동성애자이든 모든 소외된 아웉사이더들도 누구나 태어나서 자라난 현재 내 모습이 '하느님'/신에게 창조된 온전한(?) 인간이니까 긍지를 갖고 떳떳이(?) 살아 가라는 내용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노래를 '변두리 인생'들을 위한 일종의 '앤텀'(송가)으로 여기더군요.   


물론 연예계엔 크리스천으로 자임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기독음악계는 둘째 치고 세속사회에도 그런 인사들이 늘 심심찮게 떠서 조명을 받곤 합니다만.
레이디 가가는 카톨맄 가정에서 자라났고 언젠가 래리 킹 토크쇼에 나타나 자신이 일종의 종교인이라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킹 쇼에서, 레이디 가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예수님을 믿어요. 하느님도 믿고요. 저는 매우 영적인 데다 기도도 해요. 동시에, 서로 미워 하거나 비난하는, 어떤 종교, 다른 인종 그뤂이나 종교그뤂, 성적인 그뤂도 있을 수 없다고 봐요..
   "저를, 종교에 관해 혼동된, 매우 종교적인 여성이라고 말하실 수 있겠어요..
   "저는 천국 갈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어느 쪽이든 갈 수 있다고 생각돼요. 안 되나요?"

흠...글쎄요. 독자는 그녀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만약 레이디 가가를 참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일부 크리스천 미디어를 포함한 웹미디어는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는 식으로 짐짓 그런 쪽으로 몰아가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맞다"고 맞장구를 치네요. 물론 세상이니까 그러지만요.


우리, 그녀의 말보다 딴 언행을 더 살펴 볼까요?
레이디 가가는 최근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알껍질 또는 콩깍지 비슷한 물체를 까고 나오는 듯한 '여신' 같은 차림새로 'BTW'를 불렀습니다. 이 행사에 앞서 그녀와 커다란 난형(卵型) 물체를 든 4명의 근육질 남성들이 모두 살갗에 찰삭 달라붙는 살색 의상 차림으로 행열을 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머리에는 얼핏 카우보이 모 비슷한 페사리(여성용 피임도구의 일종) 형의 커다란 모자를 썼습니다.

나중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살색 의상은 칸덤(콘돔)에서 아이디어를 딴 것이랍니다. 그러니까 레이디 가가를 비롯한 이 남성들은 피임도구를 "입었다"는 의식 속에서, 에이즈 예방 등을 위한 '안전 섹스' 홍보용임을 시사한 셈입니다. 그리고는 'BTW'를 부른 것입니다. 이보다 앞서 14일의 어느 토크쇼에서는 그야말로 칸덤 비슷한 엽기 복장을 입고 출연, 진행자와 관중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얼마 전 이 노래의 "대 히트"를 예상하고 전망하면서 폴란드 콘서트에서 두 번이나 'f---ing' 쌍소리를 넣은 말투로 이 노래의 대성공을 미리 자축하면서 팬들에게 눈물로 고마워 했습니다. 그녀는 'BTW'를 "향후 10년간 최고의 노래"로서 자부했습니다.


과연 이게 거듭난 사람의 언행일까요? 뭐, 세속녀로선 그럴 수 있겠지만요. 문제는 과연 그녀가 참 신자일 수 있냐는 건데, 실은 대답할 가치조차 없는 물음이지만, 이에 공감하는 일부 신교 사람들이 있으니 참 어이가 없네요.
거듭나지도 않은, 거듭남을 바라지도 않는 현재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 들이라는 이것은 일종의 '자기수용(受容) 복음', 뉴에이지적 복음관입니다.


이제 그녀의 노래 'BTW'의 가사를 대강 한글로 옮겨 훑어 보죠.


그 분(him)을 사랑해도 괜찮아, 대문자 그 분(HIM)도.
다만 두 손을 올려, 넌 이 모습대로 태어난 거야, 베이비  

나 어릴 때 엄마는 말했지: 우리는 모두 타고 난 수퍼스타라고
엄마는 침실 거울을 보며 내 머리를 말아 주고, 맆스팈을 칠해 주셨지
"네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건 아무 잘못 없어, 그 분은 널 완전하게 만드셨으니까, 아가"라고 엄마는 말해 줬어 
그러니까 넌 고개를 들고 저 멀리 나아갈 거야, 내 말 들어 봐

난 내 나름 아름다워
하느님은 실수가 없으시니까
난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베이비
태어난 이대로란 말야
유감을 품고서 숨지 마

그냥 자신을 사랑하면 된 거야 
우~ 딴 길은 없어
베이비, 난 태어난 이대로야

'쪼다' 말고 여왕이 되라구
실속을 차리고 친구들을 사랑해
지하철족이라도, 넌 네 진실을 즐기렴
불안한 종교 속에서
나는 오로지 내 자신일 테야, 내 젊음을 존중해
색다른 연인도 죄가 아냐
대문자 'H-I-M'을 믿어
난 내 삶을 사랑해 이 (삶의) 기록도 사랑하고
미 아모레 볼레 페(사랑은 믿음을 필요로 해) 야!

'쪼다' 말고 여왕이 되라구
빈 털털이든 돈줄이 잇대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연갈색이든 인도계이든
레바논인이든 동양인이든
삶의 무능이 널 내던지고 왕따시키고 긁어대도
기뻐하고 자신을 사랑해 지금
베이비, 넌 이 모습으로 태어났으니까
게이든 이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레즈비언이든 성전환한 삶이든
난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베이비
난 이렇게 태어났으니깐


이게 과연 진정으로 소외된 영혼들을 위하는 노래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지옥의 저주로 이끌고 있다고 느껴지진 않나요.


뉴욬의 카톨맄 사학인 포덤대학교에서 신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헬렌 리 칼럼니스트는 '우리의 여주님(女主/Our Lady: 천주교에서 마리아를 지칭하는 용어 ) 가가?'에서 레이디 가가가 이 노래 'BTW'를 갖고, "예수 크리스토의 굳뉴스를 알게 모르게 전하고 있다"(헝??)면서 그녀를 모범 크리스천으로서 추켜 올렸습니다. 사실 '마돈나'도 이탈리아어로 '여주'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 노래를 홍보하는 로고 포스터조차 상당히 음란해 뵙니다.

레이디 가가는 또, 최근 연방의회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군대 내 공개 동성애를 막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마' 정책에 반대하는 옥외 연설을 하는 등 정치성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동성애자들을 차별대우해선 안 된다며..

이제 판단은 독자들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