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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메시아계보 대 장정

오벧~다윋(메시아계보대장정12)






김삼

바탕 본문: 슈무엘A (삼상)16장; 마태복음서 1:1~6


다윋의 조부 오벧
 
메시아 계보의 강물은 하나님의 신비한 뜻 가운데 이제부터 다윋 왕가와 맥을 같이 하여 흐르게 됩니다. 모압 여인 뤁은 기업무름을 위한 고엘인 보아즈와 결혼하여 오벧을 낳음으로써 유다족 정통 가문을 잇고, 오벧은 이샤이(그리스어 '이에사이', 한글성경 '이새', 영어발음 '제씨')를 낳습니다(뤁 4:21,22, 연대기A=대상 2:11,12).

성경은 다윋의 할아버지 오벧의 출생 스토리만 뤁기에다 잠깐 비쳤을 뿐, 그의 생애는 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워낙 손자(다윋)의 그림자에 치여서인(?) 모양입니다. 그러나 오벧의 아들 즉 다윋의 아버지 이샤이는 제법 상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오벧이 어떤 직종을 가졌는지조차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외할머니 나오미가 직접 길렀으니(뤁 4:16) 그 역시 올곧은 신앙인으로 자랐을 것은 거의 틀림 없습니다. 하물며 훌륭한 아버지(보아즈), 훌륭한 어머니(뤁)를 둔 아들이겠습니까. 그의 믿음과 삶에 영향을 줄 사람이 빙 둘러 서 있었던 셈이죠.

오벧이란 이름의 뜻은 '섬김/경배'라는 뜻입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성경엔 모두 5명입니다. 오벧은 과연, 자신의 후예가 사람들의 "경배"를 받는 왕가가 될 것을 내다 봤을까요? 과연 자기 가문에서 메시아가 오실 줄을 알았을까요? 어렴풋이 상상은 했겠지만 자기 손자가 설마 왕이 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그의 아들 이샤이도 베틀레헴의 목자였으니까요.

그런데 오벧의 신앙 환경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많습니다. 신약 성경에는 오벧처럼 외조모와 어머니에게 경건의 크나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사도 파울의 믿음의 아들 티모테였습니다.

"내가 밤낮 간구하는 가운데 쉬지 않고 너를 생각하여 청결한 양심으로 조상 적부터 섬겨 오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 네 눈물을 생각하여 너 보기를 원함은 내 기쁨이 가득하게 하려 함이니 /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팀B 1:3~5 개역 개정).

사도 파울의 위 편지에 따르면 아마도 젊은 티모테는 사랑의 눈물이 퍽 많았던 모양입니다. 티모테는 신실한 믿음의 아들로서 파울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의 한 명이었습니다만 때로는 위질환을 앓기도 했습니다.

티모테는 국제결혼 가정 출신입니다. 그의 어머니 유니케는 유대 여성으로서 그리스인 남성과 결혼했습니다(행전 16:1). 이를테면 티모테는 혼혈아였지요. 유니케는 사도 파울의 전도를 받아 예수를 믿게 됐고 거짓 없는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파울에게 평가 받았습니다. 유니케의 친정 어머니 즉 티모테의 외할머니인 로이스도 그런 신앙인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신앙으로 티모테도 교육과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티모테의 이방인 아버지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 훗날 예수를 믿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거기 비하면, 오벧은 외조모와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 보아즈까지도 탁월한 야웨 신앙의 사람이고 베틀레헴의 유력자, 지도급 인사였으니(뤁 4:11) 그 자신도 그랬을 것이라고 추정해 봅니다.
잊지 말 것은 오벧이 바로 이스라엘 지도자 살몬과 라합의 손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오벧은 자기 선조 대대로 유다 족장 가문이었음을 익히 알았을 것입니다.

뤁기나 기타 구약 성경의 기자들은 단지 살몬의 이름만 알릴 뿐, 라합과의 관계를 말하지 않습니다. 누차 말하지만, 라합은 시기적으로 볼 때 살몬과는 서로 당대인이었고 따라서 예리코 기생 출신이 거의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면 살몬은 필시, 카나안 정복 지도자 예수아 장군의 명으로 예리코에 파견된 첩보원 둘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약이 이런 배경에 대해 함구하다시피 하고 있습나다만..마태복음이 비로소 라합의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미 몇 번 추론한 대로 유다 왕가가 완전히 서기까지 위상을 위해 일부러 숨겼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오벧은 나오미가 주로 길렀습니다만..아마도 오벧 탄생 즈음엔 살몬과 라합이 이미 세상을 떠났는지도 모릅니다. 살몬은 광야시대의 2세, 카나안 정복 시대 사람이었으니까요. 살몬과 라합이 살아있었다면 오벧은 더 많은 신앙 선배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베틀레헴의 유력자이고 유명 농장주였지만 자신이 이미 이방인 출신 어머니의 자식이었던 보아즈가 마음이 겸허했기에 이방 여성인 뤁을 기꺼이 아내로 맞아들였음을 미뤄 볼 때, 그의 아들 오벧도 겸허한 사람으로 성장했을 것이라고 능히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러나 성경은 이 오벧에 대해서 더 깊은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베틀레헴 목자/족장 이샤이

보아즈는 농사를 하는 농장주였지만, 오벧-이샤이 2대를 거치면서 가업이 바뀝니다.  아마도 보리농사가 어려운 시즌을 거치면서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샤이는 베틀레헴 에프라타(한글성경: 에브랏) 마을은 물론 가히 유다 가문의 명 족장이라고 할 만큼 대 가족과 수많은 양떼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고대의 목자/족장 아브라함/이짜크/야콥 등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그는 대체로 겸허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이샤이'란 이름의 뜻은 "내가 소유한다", "풍요롭다" 등으로 추측됩니다.  

보아즈와 오벧, 이샤이 자신까지도 모두 독자(?)로 보이지만, 이샤이는 슬하에 무려 여덟이나 되는 아들과 두 딸, 모두 열 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슈무엘A 17:12~14, 참고: 연대기A=대상 2:13~15엔 아들 7명으로 돼 있으나 오기라기보다 추후 1명이 궐이 났을 가능성이 있음).
다윋은 그의 막내아들 즉 여덟째였습니다. 아마도 오벧은 외아들로 혼자 외롭게(?) 자랐기에 아들 이샤이에게는 다자다녀의 축복을 빌었을 법 합니다.

이샤이는 또 성경에 그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인물입니다. 다윋 왕가의 명성 때문이지요(마 1:5~6, 루카 3:31, 행13:22). 다윋은 흔히 '이샤이의 아들'(벤 이샤이)로 불렸고 유다 왕가도 이 이름으로 불리곤 합니다(연대기A=대상 10:14, 12:18, 29:26). 다윋의 적들은 조롱 삼아 그랬습니다(슘A 20:27,30~31, 22:7~9, 슘B 20:1, 왕들A=왕상 12:16).
 
이샤이는 아울러 메시아의 선조로 일컬어집니다. 즉 예수 크리스토가 이샤이의 줄기/뿌리에서 났다고 선언되지요(이사야 11:1,10, 인용: 롬15:12). 찬송가에도 그 이름은 나옵니다(구 찬송가 106장).

이샤이의 배경 시대를 보면, 이스라엘 역사상 매우 중요한 전기를 맞이합니다. 판관(사사) 시대가 거의 끝나 가고 바야흐로 왕국시대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야웨 신앙인이며 대언자이자 최후의 판관이라고 할 수 있는 슈무엘이 태어나 판관-사제 엘리의 뒤어 선정을 폈지만, 그의 두 아들이 엘리의 아들 비슷하게 판관 노릇을 제대로 못하므로 백성들은 펠뤠셑 등 주변 국가처럼 국가 수장으로 왕을 세워 달라고 슈무엘에게 졸라댑니다.  
 
슈무엘은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의 뜻을 여쭈어 첫 왕으로 벤야민 지족 출신의 샤울을 세웁니다. 그러나 샤울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복하자 하나님은 그를 버리시고, 일찌감치 한 목동을 골라 슈무엘을 통해 기름 부으십니다. 그 소년이 바로 이샤이의 아들 다윋이지요.

이샤이의 이름이 유명해지는 것도 바로 이 차기 왕을 기름 붓는 사건에서 비롯됩니다.


목동 다윋의 기름부음

대언자/판관 슈무엘이 야웨 하나님의 신탁을 받아 차기 왕을 골라 기름부으려고 베틀레헴을 방문하자, 도시 원로들은 뭔 일이라도 생겼나 몸을 떨면서 대단히 조심스럽게 그를 맞이합니다(16:4).
당시 왕국 전체가 샤울의 불복으로 인한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정국이 불안했고, 슈무엘이 샤울 왕에게 크게 실망하여 두 번 다시는 왕을 상면조차 하지 않고 두문불출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15:35). 더구나 슈무엘처럼 왕을 감독하고 좌우할 만큼 영적 권위를 지닌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는 샤울 왕이 무단히 사로잡아 온 아말렠 왕 아각의 몸뚱이를 냉큼 검으로 쳐서 둘로 쪼개버리는 등 혁혁한 위엄을 보였습니다(15:32,33).

따라서 베틀레헴 장로들이 슈무엘을 두려워 한 것은 당연한 이치였지요. 그래서 "평화의 목적으로 오시는 길입니까?" 하고 물을 정도였습니다. 슈무엘은 "평화를 위해서"라고, 표면상 제사의 목적을 내세우면서 이샤이와 그 아들들을 초청합니다. 슈무엘은 방문 당시 암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왔습니다. 일부러 제사로 '겉포장'한 것은 슈무엘을 샤울 왕의 칼날로부터 보호하시려고 하나님이 귀띔하신 아이디어였습니다(16:2).     

흔히 이짜크 등 선대의 히브리 족장들도 그랬지만, 이샤이도 맏아들 또는 형들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슈무엘이 차기 왕을 기름 부으려고 베틀레헴 이샤이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이샤이는 물론 슈무엘조차도, 허우대가 좋아 헌헌장부 같은 맏아들 엘리압의 위풍당당한 외모에 압도되다시피 합니다(16:6). 말하자면 외모에 치우친 셈이지요.    

아마도 대언자/판관 슈무엘은 기왕에 보통사람보다 키가 머리 하나 더 높을 정도로 거인인 샤울이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 기름부음 받았으니 이번에도 하나님은 그러리라고 생각했기가 쉽겠지요(10:23,24).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압을 "버리셨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보시는 눈이 사람과 달라 언제나, 결코 외모가 아니라 속 중심을 보십니다(16:7).

그러자 이샤이는 마치 컨테스트나 하듯 슈무엘 앞에 모든 아들을 하나씩 차례로 선보입니다. 이를테면 슈무엘은 차기 왕 후보 심사/선정 위원인 셈이고. 그러나 진짜 선정위원은 물론 하나님 당신이셨습니다. 야웨 하나님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다윋을 찍어 놓으셨습니다(16:1b).  

그렇게 해서 둘째아들 아비나답, 셋째 샴마(쉬메아) 등 이샤이의 잘난 아들 일곱이 다 경합을 해 보였습니다. 하나 같이 잘 생기고 멋진 얼짱/몸짱들이었다고 추정되지만, 정작 그 가운데서 아무도 뽑히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들 모두를 '무사통과' 시키셨습니다.

슈무엘은 답답한 마음에 이샤이에게 묻습니다.

     "그대의 아들들이 이게 전부인가?"

그러자 이샤이가 내심 적지 아니 실망스럽고 다소 황당한 채로 대답합니다.

    "막내가 있긴 있습니다만..지금 들판에서 양떼를 돌보고 있습니다." 

    "사람을 보내어 데려 오게.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릴 테니. 점심시간은 뒤로 미루더라도."

사람이 급히 가서 들에서 양을 치던 여덟째 아들 목동 다윋을 데려 옵니다. 헐레벌떡 들어 온 다윋을 슈무엘이 보니 얼굴 혈색이 붉고 두 눈이 유난히 반짝거리고 잘 생긴 미소년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일어나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이 사람이 바로 그다."

이스라엘의 제2대 왕..유다 가문의 첫 왕으로 왕가의 대를 연 다윋이 공식 선정된 순간입니다. 그리고 메시아 계보 선대의 하나로, 메시아가 왕들의 왕이심을 표상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됩니다.  

슈무엘이 기름뿔을 들어 올려 다윋의 머리 위에 붓자 머리털과 얼굴, 옷 등이 온통 향기로운 기름에 가득 젖습니다. 그의 주위는 신선한 기름 냄새로 가득합니다.
기름부음은 고대의 왕/대언자/사제(제사장)/장로 등에게 행해진 의식이었지요. 예를 들면, 다음 장면은 대사제 아론이 기름부음 받는 장면을 묘사해 줍니다.


    "머리 위의 고귀한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 그의 옷깃에까지 흘러 내림 같아라" (시편 133:2 사역)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름부음의 의미성과 권능입니다. 그 날로부터 성령님이 다윋을 사로잡아 위대한 일꾼으로 준비시키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영이 그날 이후 다윋에게 내리셨다.."(16:13b 사역)

훗날 다윋 왕의 선견자 겸 성전악장(찬양대장)들 중의 한 명인 아샆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또 요셒의 장막을 거절하시어 에프라임 지족을 고르지 않으시고 
오직 유다 지족과 그 분이 사랑하시는 산, 찌온을 택하셨다..
그 분께서는 다윋을 그 종으로 고르시어 그를 양 우리에서 취하셨다
어미양들 뒤를 따르던 그를 그 분이 불러내어 그 분의 백성 야콥을 먹일, 그 분의 기업 이스라엘의 목자로 삼으셨다
그래서 그(다윋)는 그들을 그의 건실한 마음으로 길렀고
그의 손의 능숙함으로 이끌었다 (시 78:67,68,70~72 사역)


다윋의 또 다른 찬양대장/악장 겸 선견자였던 에탄(=예투둔)은 이렇게 읊습니다.
 
     ..내가 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내려 백성 가운데 골라낸 사람을 높였다
     내가 다윋 나의 종을 찾아 나의 거룩한 기름을 그에게 부었다
     나의 손이 그와 함께 해 (그가) 든든하리, 나의 팔이 그를 강하게 하리 
     (시 89:20,21 사역). 

위 구절은 행전 13:22에서도 간접 인용됐습니다.

메시아는 다윋보다 훨씬 후대인데도 다윋 자신 또는 다윋의 후손으로 불리거나 비유됩니다. (에제키엘=에스겔 34:23,24; 37:24, 호세아 3:5, 마 1:1, 루카 1:27, 18:38,39, 20:41, 맑 10:47,48, 마 15:22, 21:15).
그 분의 집안 내력도 그렇게 불립니다(마1:20, 뤀 1:69, 2:4).
또 메시아는 다윋의 왕위를 차지할 것이 대언됐습니다(이사야 9:7, 예렘 23:5, 에제 34:23,24, 뤀 1:32).

다윋이란 이름은 '사랑받다'란 뜻입니다. 아마도 막내둥이인 데다 워낙 귀여워서 그렇게 붙인 모양입니다. 과연 하나님은 이샤이의 모든 아들들 가운데서 그를 사랑하시고 택하셨습니다. 훗날 다윋의 후계자 아들 슐로모 역시 하나님이 '예디디야'(야웨께 사랑받다)란 이름을 붙여주십니다. 


[  필자는 외래어는 되도록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자는 생각입니다. 이 점, 독자의 이해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