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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메시아계보 대 장정

다윋의 왕궁 진출 (메시아계보대장정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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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수금을 켜는 다윋의 상상도와 고대 바빌론 왕궁 악사)
 
하나님이 직선하셔서 기름부은 샤울 왕을 유혹하여 하나님을 배신하도록 망쳐 놓은 싸탄.
그는 이제, 슈무엘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다윋을 차기 왕으로 기름 붓자 다시 눈이 뒤집힙니다. 이런 '꼴'을 그냥 두곤 못 보는 게 싸탄의 심보이지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베틀레헴 에프라타 한 구석의 목동이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는 왕 지명자가 되자 속이 느글느글 몹씨도 뒤틀립니다.  

그래서 심사숙고한 끝에 이번엔 바로 다름 아닌 샤울 왕을 통해 다윋을 죽일 음모를 꾸밉니다. 메시아의 선대를 하나라도 미리 죽여야 메시아의 대를 끊어 놓을 수가 있겠고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구속계획을 방해할 수 있겠기 때문이지요.

구약의 왕들 중에는 하나님이 기름 부으셔서 성령이 함께 하셨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왕으로 기름 부으심은 동시에 성령님의 임재 성령님 자신의 기름부음을 뜻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초대 왕 샤울도 당초 슈무엘을 통해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았지요.

[물론 구약시대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성령님이 온전히 내주(indwelling)하신 적은 없습니다. 성령님의 내주는 오로지 신약시대에 와서 오순절에야 시작됩니다. 물론 그 전에 사람으로 오신 성자님께도 성령님은 강하게 내주하셨지요. 그러나 침례 요한 때까지 하나님의 사람들: 원로(장로)들, 판관(사사)들, 왕들, 사제(제사장)들, 대언자들, 성전음악인들, 등이 기름부음 받으면 성령이 함께 하시어 권능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님께 불순종할 때는 성령께서 떠나셨습니다. 성령님이 떠나심은 곧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참된 의미에서의 왕이 아니라 형식적인 왕으로만 전락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성령님의 떠나심을 가장 두려워하고 그러지 마시길 안타깝게 호소했던 사람이 바로 밭쉐바와 간음 범죄를 했을 당시의 다윋이었지요.

아무튼 샤울 왕이 하나님께 불순종하자, 성령님은 그로부터 떠나셨습니다(슈무엘A=삼상 16:14).

그런 의미에서 슈무엘A 16:13,14은 매우 흥미로운 전환점/분수령을 이룹니다.

1. 다윋에게는 슈무엘의 기름부음과 함께 그 날부터 성령님의 기름부음이 넘쳐 범사에 감화/감동/영감/권능이 넘치게 됩니다. 다윋은 죽기까지 통치자로서는 물론 음악인/장군/성경기자/대언자로도 활약합니다. 한 때는 샤울도 기름부음이 있었지요(슘A 10장 참조).

2. 그러나 다윋과는 반대로 샤울 왕에게서는 그동안 함께 했던 성령님이 떠나 버리십니다. 즉 성령님의 기름부음, 감동이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18:12a, 참조: 28:15,16 판관기=삿 16:20b). 그러므로 하나님이 사실상 인정해 주시지 않고 다만 본래부터 주어진 권위/권력만 유지되는 형식적 통치자일 뿐입니다.

3. 이제 샤울에겐 성령님 대신 악령이 지펴 역사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의할 것은 14절의 표현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샤울에게서 떠나가고 "야웨로부터의" 악령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입니다(18:10 참조). 이 말씀은 성경기자가 그렇게 표현한 것이지, 하나님이 직접 악령을 파견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영적 메커니즘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하나님은 싸탄이 하고파 하는 일들을 허용하시는 예가 있습니다. 욥 서 등에서 발견하지요(욥 1:11~12, 2:5~6 참조. 비교: 왕들A 22:20~23, 테살로니카B 2:11).
이것은 최초 인류 아담/하와가 마귀에게 유혹받아 하나님을 배신하고 나서 마귀가 세상에서 율법의 저주를 사람들에게 들이붓고 행사할 수 있는 분야를 하나님이 허용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마귀는 죽음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한시적입니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어찌 그렇게 하실 수 있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성자님을 광야에 내몰아 금식하신 40일 후 마귀로 하여금 유혹하도록 허용하신 아버지이십니다(마태 4:1). 그러나 넉넉히 승리할 슬기와 힘을 주셨고 천사들에게 시중들게 하십니다(마 4:1~11 참조).

그러므로 샤울에게 내린 악령은 하나님이 마귀에게 허용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샤울이 일시적으로나마 이것을 완화할 수 있게 하시는데 바로 다윋을 왕궁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됩니다.

그럼, 하필이면 왜 싸탄이 이용하여 샤울을 통해 죽이려고 달려들 대상인 다윋을 구태여 위험한 왕궁까지 끌어 들이게 하시냐는 물음을 또 던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윋이 차기 왕 답게 왕에게만 받을 수 있는 온갖 특혜와 영예를 누리면서 동시에 차기 왕으로 강도 높고 거친 훈련을 받게 하시려 함입니다. 사실 왕 후보자의 훈련은 왕실에서 전개돼야 합니다.

다윋이 그를 적대하는 강력한 대상인 샤울 왕으로부터 이같은 모진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모든 위험에 대처할 훌륭한 왕이 못 됐을 지도 모릅니다. 또 다윋은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왕의 모습이 어떻게 되는지를 생생히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 즉 성령님이 떠나시고 난 뒤의 왕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기에 다윋은 훗날 중죄를 저질렀을 때 샤울처럼 성령님이 떠나실까 봐 전전긍긍하며 애원했습니다(시편 51:11. 특히 제목 참조). 올바른 태도이지요.  

[그러나 오늘날=신약시대 신자에게선 크리스토를 부인하는 등의 중죄를 짓지 않는 한 내주하시는 성령님이 떠나시는 일은 없습니다. 바로 그 점이 구약인들과 신약인들의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차이이지요.]

아무튼 '이샤이의 아들' 다윋은 샤울 왕의 악령의 역사를 중지/완화시킬 궁중 음악인으로서 특별 선발되어 등장합니다(16:16~18). 다윋은 평소 수금(히브리어 '킨노르'. 작은 휴대형 harp)을 워낙 잘 켜고 노래를 잘하는 데다(슘B 23:1b) 성령님의 기름부음이 임한 뒤로부터 그의 음악은 특별한 권능을 발하는 음악이 됩니다(슘A 16:16~23).

성령의 기름부음이 있는 음악은 흔히 악령의 결박과 속박을 끊거나 약화시키는 권능이 있습니다. 성령님은 다윋과 그 악기에 기름 부으셔서 샤울 왕의 멍에를 일시적으로 꺾으셨다는 뜻이 됩니다. 그럴 때면 악령이 떠나고 샤울이 상쾌하여 나았습니다(23절). 그러나 샤울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때는 다시 악령의 발작이 일어나곤 합니다(18:10,11).

참으로 묘한 것은..샤울 왕의 신하들이 이처럼 음악의 달인인 다윋을 천거하게 된 동기가 그들 자신이 본래 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입니다. 즉 고대인들이 올바로 소리를 내는 음악이 악령을 내쫓을 수 있다는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대 음악요법이란 게 있다는 것과도 통합니다. 음악에 따라 때때로 복잡한 마음을 시원하게 주고 달래 줍니다. 아픈 마음을 어루어주는 때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유의할 것은 뉴에이지 음악요법은 있으나마나라는 것입니다. 뉴에이지 자체가 성령님 아닌 싸탄으로부터 온 것인데 그런 요법은 '치유'해 주나마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라큰롤 주자들이 싸탄의 영감을 받아 한 때 잘 나가다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신자는 이것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오늘날 음악요법이 겉으로는 다 선해 뵈고 좋아 보여도 마냥 좋지 않을 수도 있음을 미리 간파해야 합니다.]

아무튼 하나님께 성령님께 영감 받은 음악은 악령을 내쫓는 힘이 있습니다. 교회마다 그런 음악이 넘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음악은 인위적, 인본주의적인 것입니다. 성령님의 기름부음을 받기를 즐기거나 간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또 놀라운 것은 샤울 왕궁에 다윋을 잘 아는 청년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청년은 베틀레헴 이샤이의 아들 다윋에게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사내다운 담력과 무예, 능변의 사람임을 알고 있었습니다(18절). 그러므로 다윋은 이미 베틀레헴 주변사회까지 널리 알려질 정도로 두드러진 인물이었음을 어느 정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다윋은 샤울 궁중에 부름을 받아 샤울 곁에서 모셔서서 때마다 음악을 연주하니 왕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지요. 샤울 왕은 이처럼 초기엔 다윋을 매우 총애했습니다(21,22).

그러자 다윋의 아버지 이샤이는 속으로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흡족했을 것입니다. 대언자 겸 최후 판관 슈무엘을 통해 막내아들이 차기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아 그날부터 아들이 뭔가 달라지긴 달라져왔는데 혹시나 샤울 왕의 부하들이 어떻게 미리 알고 해치지나 않을까-이런 우려에서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왕궁에서 좋은 일로 부른다니 과히 나쁜 일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이샤이는 그날부터 다윋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됩니다. 즉 왕궁에 '취직'되어 떠나는 다윋에게 빵과 한 가죽병의 포도주와 염소새끼를 나귀에 실려 보낸 것입니다(16:20).

이샤이는 처음에 여덟 아들 중 다윋을 약간 우습게 보긴 했지만..이제 다윋의 가치를 인정하고 훗날 다윋이 샤울 군대에 쫓겨 아둘람 동굴로 도망 갔을 때도 다른 아들들과 함께 다윗에게 동참합니다(22:1~2).  

흥미로운 것은 다윋이 샤울 왕궁에 머물면서 점차 급승진한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엔 궁중음악인 겸 왕의 무기지기, 그 다음엔 군장, 그 다음엔 천부장, 그 다음엔 왕의 사위, 그리고 훗날엔 샤울의 뒤를 잇는 왕으로.
물론 그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덕이었죠.


[ 필자는 외래어는 되도록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자는 생각입니다. 이 점, 독자의 이해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