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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슈/물음과 답(Q.A)

판단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Q/물음: 
고전 4장 5절에서 아무도 판단하지 말라고 했던 바울이 5장 3절에서 계모와 동침한 사람을 판단한다고 말한 것은 왜일까요? 어떤 것은 판단해야하고 어떤 것은 판단하면 안되는게 있는건가요? 기준이 무엇인가요?



A/답:
성경에서 판단이라는 말은 긍정적/부정적, 양쪽으로 다 쓰입니다.
해야 할 판단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판단이 있다는 뜻입니다.

일단, 웹 한글 성경 사이트에서 '판단'이란 검색어로 검색해 보면, 위 두 가지 면모로 다양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님께서 꼽으신 코린토A(고전) 4:5, 5:3의 판단이란 말은 모두 '크리노'라는 원어가 쓰였는데, 그리스어 원어 사전을 보면 '크리노'에 비판하다/비평하다/검증하다/시험하다/단죄하다/심판하다..등 대단히 많은 뜻이 있는가 하면..

흔히/때로 같은 '판단'으로 옮겨지거나 관련된 수많은 또 다른 합성어(전치사+접미어 형) 낱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나크리노/아포크리노/안타포크리노, 디아크리노, 엔크리노, 에피크리노, 카타크리노, 쉰크리노, 휘포크리노..등과 -'크리노마이'라는 (접미)어간이 붙은 낱말도 또 있습니다. 구분하다/분별하다/검증하다/시험하다(separate/test/examine)는 뜻으로 쓰이는 낱말들도 '-크리노'라는 (접미)합성어가 쓰입니다.
'판단'이라는 낱말들이 서로 연계된 같은 계열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때로는 우리가 분명히 판단해야 하기도 하고, 판단을 해선 안될 때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우리는 그냥 "혼동스럽다"고 한데 묶어 판단(^^)하기보다 각 성경구절을 유심히 살펴서 어떤 경우가 긍정적으로, 어떤 경우가 부정적으로 쓰였는지 잘 분별해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서 판단하지 마라, 비판하지 마라고 쓰인 부분들은 주로 궁극적이신 재판장/심판관이신 하나님 대신 스스로 재판장/심판관의 역할을 하여 남을 단죄하는 것을 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영적인 판단과 분별/검증/가리(구분)기, 성도들이 객관적으로 마땅히 알아야 할 비평적인 정보까지 하지 말고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곤란하지요. 그건 획일주의이기가 쉽거든요.

실제로..'(절대로 어떤 경우도) 비판/판단해선 안된다'는, 그런 획일주의 잣대를 적용해 올바른 비평/검증/분별을 용케(?) 빠져 나가려는 예도 많으니까요.
만약 일부 성구만 확대적용하는 그런 획일주의가 맞다면, 교회는 이단과 온갖 잡설로 충만할 것입니다. "절대 판단할 수 없다"는 원리를 따라서요.

우리는 판단해선 안 된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에, 판단하라고 하는 말씀들은 하나님의 진리에 기초했다는 사실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서로 모순된 것도 아니며, 모순된 것으로 볼 필요도 없습니다. 모순된 듯 보여도 "모순된다"고 판단하기 전, 각 성구를 따라 그 문맥에 맞게 이해하면 될 터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판단해야 할 때도, 판단해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코A(고전) 4'3-5의 판단은 해선 안될 판단, 5'1-3의 판단은 마땅히 해야 할 판단으로 문맥상 구분이 됩니다.  

성구 하나만 보면 전혀 판단해선 안될 듯도 싶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본 티엘티가 존재할 수조차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