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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리뷰

밸런타인 데이의 숨은 유래




올해 2월 14일은 꽤 특별한 날입니다. 밸런타인 데이가 음력 설날과 겹친 날이지요. 게다가 미국은 대통령의 달과 늘 겹치는 날이기도 합니다. 조지 워싱턴의 '공식화' 된 생일이 15일이니까요.

밸런타인..사람들은 하트 모양의 붉은 캔디곽을 왕창 구입해서 사랑한다는 고백 카드와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깁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급우들에게, 머리가 좀 큰 녀석들은 이성 친구에게, 어른들은 가깝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사합니다. 그러다 짝들끼리 댄스파티로 향하기도 하고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루페르칼리아'라는 축제를 즐겼습니다. 늑대 사냥꾼 루페르쿠스를 높이는, 우상적이고 센슈얼한 축제였습니다. 늑대잡이 루페르쿠스는 신격화 됐고, 그 관습의 상당량은 오늘날 밸런타인 속에도 남아 있습니다.
또한 별도로 유노(그리스의 '헤라') 여신의 정화제(淨化祭, 유노 페브루아/페브루아타)도 2월 13-14일에 지켜졌습니다. 

고대 루페르칼리아 때는, 소녀들의 이름을 적어 상자 곽 안에 넣고, 소년들이 상자곽에서 골라 끄집어 낼 수 있게 했습니다. '애인 또뽑기' 내지 '러버 로토'라고나 할까요?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인 4세기에 기독교가 공인되고 나서도 로마 시민들은 이 관습을 버릴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서기 496년. 로마 교황 겔라시우스 1세는 2월 15일의 루페르칼리아를 폐지하고, 14일을 남녀 연인들의 '수호성자'라는 의문의 사나이, '성 발렌티누스의 날'로 바꿨습니다. 천주교는 '순교자 발렌티누스'를 뜻한다지만, 3명의 동명이인들 중 누군지 확실치 않습니다. 그러나 천주교는 1969년 돌연 발렌티누스를 공식 성자 명단에서 지웠습니다. 그런데도 전통 천주교 성당들은 이 날을 여전히 '성 발렌티누스의 날'로 지킵니다. 

사실, '발렌티누스'는 당시 흔했던 로마인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로마의 부모들은 고대의 발렌티누스라고 불린 사람을 기려서 이름을 주곤 했습니다. 그 유명인사가 바로 다름 아닌 루페르쿠스였지요! 도대체 루페르쿠스가 누구였을까요? 왜 그가 발렌티누스란 이름을 가졌을까요?

그리스인들은 루페르쿠스를 '판'이라고 불렀습니다. 판은 로마의 파우누스와도 같고요. 고대 쉠 족은 판을 '바알'이라고 불렀고요. 특히 '판 뤼카이오스'는 늑대가 된 사람들 즉 늑대인간들의 수호신이었다는 군요.
바알은 바로 바벨론의 '님로드'였습니다(창세기 10'9). 신화집을 읽어 보면, 루페르쿠스는 들에서 양을 치는 전원의 신으로서 늑대들로부터 양떼를 구해내곤 했다는 겁니다. 

고대인들에게 흔한 격언 하나가 있었는데..

   "님로드는 예호봐 님 앞에서 명(또는 '힘센', '특출난') 사냥꾼이다" (구약 성경 창세기 11'9)

이런 것이었습니다. 님로드는 바로 그들의 발렌티누스인 셈이었습니다. 라틴어 '발렌티아', '발렌스' 등이 모두 "힘센", "강력" 등을 뜻하지요.

그런가 하면, 루페르칼루스란 이름은 라틴어 '루푸스'(남성형), '루파'(여성형)에서 왔습니다. 루파는 흥미롭게도 "암늑대/창녀"란 뜻을 지녔구요. 그래서 '루파날리아'는 '매음굴'이란 뜻이 있었지요. 말하자면, 이 늑대 사냥꾼은 성과도 연계된 것입니다. 이 점은 '판'/'사튀르'가 성적 매력, 음욕과 연계된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늑대는 고대로부터 처녀를 겁탈한다는 우화가 있어 왔습니다. 현대학자들 다수는 고대 이탈리아의 암/수 늑대들이 주로 2월에 짝짓기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전설의 양지기/사냥꾼 루페르쿠스는 팔라티네 언덕의 동굴에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마인들은 이 늑대사냥꾼을 신격화하게 됐고 매년 축제의 날을 갖게 됐답니다. 루페르쿠스/파우누스 신을 섬기는 사제들은 '루페르키'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일설에 따르면, 염소가죽 채찍을 들고 "반라의" 처녀들을 따라 이리저리 달리던 남자들을 '루페르키'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천주교에서 거룩함을 뜻한다는 '상크퉄' 또는 '산타'라는 말입니다. 사실 이 낱말은 전설의 영웅-신을 부르는 공용어였습니다. 따라서 루페르칼루스 역시 '산타'였고, 따라서 '성 밸런타인의 날'은 "성 루페르칼루스의 날", "거룩한 늑대사냥꾼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왜 이날이 하필 하트 모양과 연계된 겁니까? 그 연원은 과히 어렵지 않습니다. 로마인들은 하트 모양을 바벨론 사람들에게서 전수했습니다. 바벨론 언어로 "심장"/"마음"이란 말이 바로 '발'(bal 스트롱성구대사전 참조)이었습니다. '발'은 바벨론의 주/주신이었던 님로드의 상징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리지널 '성 밸런타인'은 어느 모로든 님로드를 가리킴을 느낄 수가 있지요.


그런데 님로드는 숨어 지내던 바벨론-로마 신인 '사튀르나'로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라틴어 '사튀르나'는 본래 바벨론에서 유래됐으며 뜻은 "숨다, 자신을 숨기다, 비밀스런" 등의 뜻이 있습니다. 이 말이 쉠-히브리족 어로는 '사타르'/'세테르'(영 성구분석사전 참조)였습니다.

고대 전설에 따르면, 사튀르나(님로드)는 중한 범죄를 저지른 뒤 추격자들을 피해 이탈리아 아페니네 산맥의 넴브로드(=님로드) 산에 숨이 있었답니다. 고대 로마제국은 기원전 753년에 세워졌다고 하지요. 그래서 로마 제국의 전신이 '사튀르니아'입니다!
그러나 이윽고 사튀르나는 발견돼 살해됐답니다. 성 발렌티누스가 순교자였다는 전설과도 은근히 통하는 대목입니다.
 
한편 로마 제국의 창설자인 로물로스-레무스 쌍둥이 형제는 루미나 여신의 신전이 가까운 무화과 나무 아래서 암늑대의 젖을 먹고 길러졌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것과 루페르칼리아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기원전 44년경 당시, 루페르키(루페르쿠스 신전 사제들)의 사제장이었던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대관식을 거행하는 날로 루페르칼리아를 지정합니다.


그럼 왜 루페르칼리아(님로드 축제)가 2월 14일이 된 걸까요?
고대 이교에서 님로드/바알/태양신의 전통적인 생일은 동짓날이었습니다. 고대의 동지는 1월 6일이었고 이것은 12월 25일과 일치합니다. 고대 관습 하나는 남자 아이의 어머니는 1월6일로부터 40일 후 자신을 정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루페르칼리아의 시작인 2월 14일이 된 셈이지요. 그 날 님로드의 어머니 세미라미스가 자신을 정화하고 '어머니와 아들'로 처음 나타났다는 겁니다.

2월이라는 달 자체가 성 밸런타인 데이와 깊은 연계돼 있습니다. 2월을 가리키는 영어 February는 라틴어 '페브루아'('정화'란 뜻)에서 왔습니다. 페브루는 2월 14일 저녁 정화 제식을 위해 염소가죽으로 만든 채찍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채찍질로 자신을 불운/불임/저주로부터 정화한다든 뜻으로. 루페르키들은 여인들을 이 가죽채찍으로 가볍게 쳤습니다. 물론 성행위의 암시이기도 합니다.

고대 루페르칼리아 축제 때, 젊은 여성들은 앞으로 자식을 잘 낳는 '다산녀'가 되기 위해 이 페브루로 채찍질을 받곤 했답니다. 그래서 고대인들에게 2월은 '다산의 달'이기도 합니다. 다소 센슈얼한 인상이 들지요. 아닌게 아니라 가죽/채찍과 관련된 이 관습은 오늘날도 가학/피학성습(사디즘/마조히즘)의 일부로 남아 있습니다. 

밸런타인의 상징동물인 비둘기는 다산 동물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천주교 부활절의 상징 동물로 쓰이는 토끼도 다산 동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천주교의 많은 교회력 명절 관행들이 고대 로마의 이교 관습과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님로드의 또 다른 이름이 쿠피드입니다. 쿠피드는 '갈망'이란 뜻이지요. 님로드의 어머니가 님로드를 보고 갈망이 생겨 자신의 '쿠피드'(=훗날의 밸런타인)로 삼습니다. 이 어머니는 자식과 결혼까지 합니다. 아프로디테/베누스와 에로스(쿠피드)가 나란히 있는 모습도 연상시킵니다. 흥미롭게도, 고대 에짚트의 여러 비문에도 에짚트의 님로드인 오시리스가 '자기 어머니의 남편'으로 돼 있습니다. 고대 제국의 신화들끼리는 상통했지요.

님로드가 자라자 그를 갈망하는 여인들의 소년-영웅이 됩니다. 다니엘서 11:37에서 '여인들의 갈망'은 가히 쿠피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쿠피드가 고대 카나안에서는 탐무즈였습니다. 탐무즈는 '질투의 상(像)'으로 불리기도 했지요(에제키엘/에스겔 8:5).
이교도들이 영웅-사냥꾼 님로드/바알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 오늘날 2월 14일에 하트를 전하는 관습으로 바뀐 것입니다.

님로드는 함의 후손이고 쿠쉬('검다'는 뜻)의 아들이었습니다. 함의 후손들을 아프리칸계 흑인들로만 아는 유렆인들은 훗날 님로드가 죽은 뒤 그의 아들 호루스로 대체해 버립니다. 이 호루스는 훗날 "핸섬한 쿠피드"가 됩니다.

쿠피드가 사랑의 화살을 가진 미소년으로 부각돼 온 것은 늑대사냥꾼 루페르쿠스와 일맥상통하지요. 님로드/루페르쿠스(판/파우누스)/쿠피드(오시리스-호루스)는 오늘날 밸런타인으로 살아 남아, 사랑의 '암/수 늑대'들을 상대로 마음(하트)을 사냥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룻밤의 '갈망'인지는 몰라도 참 사랑은 아니지요.

밸런타인의 '연인 로토' 관행은 15세기에 미혼남녀들의 짝짓기 관행으로 되돌아왔고, 후대의 기사들 사이에 크게 유행했습니다. 커플들은 선물을 나눴고 선물을 받은 소녀는 그해에 해당 남성의 '밸런타인'이었습니다. 그는 그녀의 이름을 소매에 새겨 그녀에 대한 보호를 임무로 삼았습니다. 소위 '기사도 정신'과도 연관이 있지요. 

첫 밸런타인 카드는 프랑스 오를레앙의 공작이 전쟁포로가 되어 런던 탑에 갇힌 동안 아내에게 보낸 연시에서 비롯됐답니다. 이 시들은 현재도 영국박물관에 남아 있습니다. 그후 17세기에 밸런타인 카드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밸런타인과 초컬맅의 연계 역시 유명합니다. 초컬맅은 중세로부터 정력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콘퀴스타도르(스페인 식민지 정복자들)들이 1528년 카카오 열매와 콩을 가져왔고 1847년 프라이 부자 회사('프라이 앤드 선즈')에 의해 비로소 식품화돼 점차 인기상품화 돼 갔습니다. 1868년 캗버리 형제 회사는 처음으로 박스에 든 초컬맅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1870년경의 밸런타인 데이에 리처드 캗버리가 최초로 하트 모양의 밸런타인 초컬맅 상품을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이 루페르쿠스는 바로 태초부터 인류의 마음을 호리고 훔쳐 온 루키페르(루시퍼/싸탄)의 대리인이자 상징이기도 합니다. 루페르쿠스의 또 다른 이름인 '판'은 뿔 달린 수염소와 인간의 반신반인 형상입니다.
루키페르, 그는 뱀으로서 하와의 마음에 '화살'을 쏘아 에덴의 하나님-인간의 첫 사랑으로부터 인류를 앗아갔습니다! 지금 그는 타락한 인류의 '갈망'이 돼 있습니다. 수많은 어리석은 인간들이 죄와 유혹에 속아 그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참된 소망은 예수 크리스토이십니다!
참 사랑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아가페이며, 인류 첫 부부 아담/하와의 사랑처럼, 남녀의 사랑 역시 아가페로부터 비롯돼야 합니다.

밸런타인 데이는 천주교면 모를까, 거룩한 참 교회와는 전혀 무관하며, 따라서 '밸런타인 데이를 위한 성구 고르기', '밸런타인 성경공부' 관행 따위는 이교와의 혼합과 같고, 성경에 대한 모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