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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의 연구묵상/삶맛에세이(김삼)

삶맛 에세이 - '덩일' 동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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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장군님 꽃 잔치'가 그를 '21세기의 태양'으로 모셨다
        (출처: 연합뉴스)


열 받는 생일 잔치와 지옥초대소


북의 공화국 덩일 디도자 동지께서 지난 16일 제66회 (비공식은 67회) 생신을 맞으셨다지요. 온갖 요란 뻑적지근한 잔치 행사를 치렀다는데. 무슨 화려한 김장군님 꽃 파티입네, 맛있는 뱀장어 메뉴 잔치입네, 무슨 기념전시회입네..

세상에 국가에서 개인 생일을 대신 치러 주는 이런 잔치가 없지요. 집안에 조용히 차리면 될 것이지 왜 온 나라가 화들짝 난리들을 치면서 호들갑인지? 지배자를 왕황제로 여기는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기이한 일이지요. 아, 그야 물론 글자대로 참 존경할 만한 위대한 디도자 동지라면, 정말 "추카추카!"할 일이겠지만..불쌍한 인민들을 생각하면 그저 황당 무참합네다!

무심도 하시지..남한에서 암만 북국 '황데'께 쌀을 갖다 바쳐 봐야 인민들의 일부만 살짝 '맛뵈기'로 먹여 주고 나머지 대부분은 군량미로 인민 군대부터 챙겨 먹인다는 게 요 얼마 전 훤히 다 밝혀졌다니, 지금도 굶어죽고 얼어죽어 가는 인민들이 숱하고, 교화소에서도 무참히 척살돼 죽어 가는 신자들, '정치/사상범'들이 많은데 혼자 '탄생'이고 '생신'이고 자시고 라니.

이거야 정말 인민을 '졸'로 보는 것도 유만분수 아닙네까. 자신의 출생만 귀하고 인민의 출생과 죽음은 개돼지보다 못한 겁네까?! 그 크고 구린 엉덩짝 아래 인민들을 질끈 깔고 누르고 올라타고 앉아서 말이지. 오죽하면 인민들이 요즘 위대한 '덩일' 동지를 '배불뚝이'이라고 부르겠나요? 인민들이야 상 주면서 배불뚝이 되라고 해도 도저히 될 수가 없지요. 맨날 주린 창자, 홀쭉한 뱃가죽과 등가죽이 서로 들러붙은 '피골상련' 지경에서 굶어 죽어 나가는 판에.

인민들이 여기저기서 얼어 죽어가는 이 추운 겨울날에도 지상의 모든 여름에다 적도기온을 보태어 두드려 합한 온도보다 더 따끈따끈한 열도의 초대소 아랫목에 앞서 내려가 한증?하고 지내시는 '위대한 수령' 일성 동지. 그분께서도 통탄해(?) 마지 않으시며..이런 탄식을 할 법 합네다.

   "아니 듣자니끼니 데 무사니(저 거시기)..거 '덩일' 님자래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네? 내래 인민들을 길케까지 호되게 다루딘 않았는데 말이야.. (근데 이거 아랫목이 와 일케 뜨겁네? 이보라요, 디옥교화소 관리 동무! 거 보이라(=보일러) 온도 좀 낮춰줄 순 없갔어?)"

'덩일' 동지는 앞서 가신 어버이 수령 동지의 기막힌 내세 초대소 아랫목 현실을 조금치라도, 눈꼽 아니 털 끝의 한 분자만큼이라도 헤아려 본 일이 있으신지..? 일성 동지가 과거 두일학교 때 충분히 배웠을 만한, 아니면 강량욱(장로교 목사. 김일성의 외조부 강돈욱의 6촌 아우. 북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장 강영섭의 부친. 1983년 사망) 동지한테 단 한 번이라도 들었을 만한 그런 일-"영원한 디옥교화소 테벌"-따위는 결코 없다고 굳건히 믿고 장담하시는지.
아소, 님하..그런 일이 정녕코 있습네다! 믿거나 말거나.

    "썅! 데까짓 디옥교화소 일이야 맨 나종 가서 당하면 돼갔디..고럼! 내래 고저 현실이 좋아.. 좋구말구, 아주 대 만족이디, 암! '기쁨조'도 호케 잘 돌아 가고. 나중에 정 급하면야 미리 디옥교화소에 꽝(!), 핵 한 방이면 만사 끝나디 않갔어? 가만가만..고거이 아니디. 어버이수령부터 구출해야 할 텐데..고거이래 한 가지 고민거리구만 기래. 아니 아바딘 와 해필 컴컴~한 거길 들어가개지구서 이 아들 속을 쐭이는디 모르갔네. 아 기왕이면 거 좋다는 턴국에 가 계시디 않구서 말이야. 아니면 아들이 다스리는 이 디상낙원에 냉큼 다시 오시든가. 날던 참새도 눈총 단방에 떨구던 위대한 수령 동지께서 그 정도도 못한데서야 온. 말이 돼야 말이디." (상상의 덩일 동지 말씀)

    "데런데런! 데렇게 무식한 게 워케 후계자라구..데런 걸 아들동무라고 낳아 길렀다니 내래 영 낯가죽이 후꾼 다누만 기래! 안 기래도 땀 나게 더운데 말야. 역사에 길이 빛날 던주 김씨 가문을 완댄히 욕 보이누만. 하기야 부전자전인가.. '덩일'이 데 놈도 끝내 여기 올 생각이란 말이디..좋아! 여기 아랫목케 발쎄부터 님자 자리를 맡아 놨으니끼니 고저 날래날래 칵(!) 둑어자빠져 오기만 하라우야! 야, '덩일'아. 거긴 시방 툽디? 여긴 아주 따끈따끈해~야!" (상상의 일성 동지 말씀)


  N 대통령의 '덩일' 호평

에..그건 그렇고 말이지요.
잠깐, 이제 곧 정계 일선을 떠나는 N 대통령과 '덩일' 동지 얘긴데..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로 '왼쪽(Left)' 성향 대통령은 드물었지요. 물론 앞서 K 전대통령도 비스름 차원이었지만. 이 N 대통령이 생각 밖에 '덩일' 동지와 배포가 좀 맞나 봅니다.

지난 하반기 방북 회담 하고나서 돌아온 소감이 '덩일' 동지가 뭐 국정을 "소상히 꿰뚫고 있다"나 확 훑고 있다나, "아주 인상적이고 진짜 권력자 답다", "체제에 대한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었다"나 아마 그랬다지요.

그런데 이 세상에 독재자 치고 안 그런 사람 있습니까? 아니 체제나 소신 안 갖고 권력자 답지 않게 어벙하고 엉성하게 독재하는 사람도 있답디까. '덩일' 동지야 여태 몇 십 년간 '주체사상'으로 똘똘 뭉쳐 그걸로 돌돌 굴러 잡숴 온 분인데 그 정도의 확고한 이데올로기를 가진 디도자 동지께서 그 정도의 체제나 소신을 안 갖고 있으면 어떻게 몇 십년 인민들과 부대끼며 살아갈 수나 있나요?

탈북민들 말 들어 보면 조금만 덜 소상히 꿰뚫고 덜 장악하고 있어도 자칫 암살 당할 위기가 늘 국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는데 N 대통령은 절대독재 권력 정부가 그 정도도 든든히 안 해 놓고 적당히 대충 굴러 갈 수 있다고 생각하신 모양이신지.

하지만 '덩일' 동지가 나머지 이슈 즉 주민들을 자신처럼 여기고 먹고 살리는 데 있어선 '절벽'이심을 아울러 알아야 합니다. 즉 N 대통령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신다 이겁니다.

인류의 참 위대한 구원자, 참 영도자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대의 이웃을 그대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시면서 당신부터 몸소 행동으로 시범을 보여 주셨건만..'덩일' 동지는 '21세기의 태양' 어쩌구 내어 건 표어만 요란했지, 정작 예수님 말씀의 억만 분의 일이라도 실천해서 북한 동포들을 제 몸처럼 사랑했는가 돌아 볼 때 영 아니올시다 라는 거죠.

하다 못해 생신일인 16일 전날까지 완수해야 했던 (인분) 거름모으기 작업도, '덩일' 동지가 산해진미를 잔뜩 자시고 생산 제작해 놓으시는 그 인분(님)이라도 몸소 제 때 잘 챙겨 당원 아닌 불쌍한 인민에게 나눠 주시든가..
오히려 그 점에서는 그 옛날 김동길 교수의 말씀처럼 아침마다 "동포여(똥 퍼요), 동포여!" 외치던 옛 분뇨수거 작업 인부만 못하다는 얘깁니다.

'덩일' 동지는 지난 90년대를 돌이켜 볼 때 인민들이야 굶어 죽건 목말라 죽건 얼어 죽건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당신께선 그야말로 상 다리가 휘청하고 부러지도록 수 십 가지 각양각색 화려한 반찬을 차려 놓고도 성이 차지 않는 스타일이니. 1996년부터 3년간 지속된 인민 대 아사가 이를 입증하고도 남지요. 여기저기 도처에 굶어 죽은 시체가 즐비했으니까.

그런 분이 인민들의 진짜 뱃속 사정이나 제대로 헤아리겠나요?
'덩일' 디도자 동지, 역사에 빛난 고전 한 편 들어보실랍네까?

金樽美酒 千人血   금준미주 천인혈

玉盤佳肴 萬姓膏   옥반가효 만성고

燭淚落時 民淚落   촉루락시 민루락

歌聲高處 怨聲高   가성고처 원성고 

       
뜻은 아십네까? 이거까지 일일이 해설해 드려야 하나..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
       옥소반의 고급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
       촛불 눈물 떨어지니 인민들 눈물 흐르고
       노래소리 드높은 곳 원망 소리 사무치네!

가슴 속이 서늘하십네까, 아니면 그저 밋밋합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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