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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리뷰/뉴스단평

영국하원서 고개 든 '666'


런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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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요약)
영국 국교회의 폐지를 요청 제기한 국회 발의안에 '666'이란 일련 번호가 붙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런던타임즈의 뤁 글렏힐 통신원에 따르면, 존 오스틴 국회의원(노동당)이 그동안 거듭 앵글리칸(영국성공회)의 폐지를 촉구하는 '근일 발의안'(EDM)을 상정해오다 가장 최근인 1월9일 밤 뒤늦게 철회했다. 국회가 영국의 신성모독법 폐기를 논의하던 중이었다.

이 발의안의 고유 번호는 놀랍게도 '666'. 계시록 13:8에 나타난 궁극적인 적크리스토-'짐승'(the Beast)의 숫자와도 같다. 어떤 학자들은 이 번호를 광증시인 로마 황제 네로나 히틀러와 연결시키기도 한다. 아장스프랑스 통신은 "이번 의안에 666이란 일련번호가 붙었다는 사실에..여러 의원들의 윗 눈썹이 치켜졌다"고 전했다.

이 발의안 서명자의 한 명인 봅 러슬 의원(진보민주당/콜체스터)은 "이런 발의안이 이런 의미심장한 넘버를 갖게 된 것은 참 놀랍다. 이 번호는 마귀의 상징물로 시사되는데. 마치 하느님이나 마귀가 신비스럽게 역사한 것 같다"고 평가.

러슬은 또 "더더욱 희한하게도 이 발의안이 국회가 신성모독을 논할 동안 상정됐다는 사실"을 기이히 여겼다. 글렏힐에 따르면, 이 발의안이 토의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 그러나 교회와 국가 사이의 '고달이'가 점점 더 느슨해지는 판국인 데다 신성모독법 철폐 지지도가 더욱 그림을 어둡게 한다. 신성모독법은 기독교 특히 영국교회를 편들고 있다.

한편 뉴스데이닷컴에 인용된 AP통신은, "계시록의 '짐승'이 하원을 희롱하며 침투했다"고 보도. 666수와 연계된 이 '짐승'은 사도 요한의 환상에 따르면, 양뿔 같은 두 뿔을 갖고 있고 용처럼 말하고 있었고, 큰 이적들을 통해 사람들 보는 데서 하늘에서 땅으로 불이 내려오게도 했다.

국회에 상정된 이 '666' 발의안은 "본 원이 영국교회의 폐지를 요청한다"는 내용. 한 마디로 이 나라의 합법적 공식 신앙으로서는 끝장을 낸다는 얘기다. AP 통신은 그런 의안은 어떤 (구체적) 행동도 야기시킬 없다고 주장했으나 의원들에 의해 이슈가 공식화 돼온 것이 사실. 지지하는 의원들은 서명도 할 수 있게 돼 있다. 1월 10일 오후 현재까지 서명자는 모두 3명.

헨리 8세에 의해 로마 천주교회로부터 분리되면서 발족한 영국 국교회는 국왕은 의무적으로 교인이어야 하며, 교회의 최고수장의 타이틀을 갖는다. 이 의안은 국가의 수뇌인 동시 국교회 공식 수장인 일리저벹 2세 여왕과 영국교회와의 관계를 "요절 내어 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사실 국내 교계 팅크탱크 '에클레시아'는 3년전인 2005년 2월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보울즈 부인이 약혼할 당시 비슷한 내용의 촉구를 했었다. 조너턴 바틀리 에클레시아 디렠터는 "영국교회의 왕실 결혼에 관한 결정은 사소한 합헌적 관심사에 불과하다"며 "이같은 (국교회의) 비하를 끝내고 교회를 해방시킬 때"라고 강변.

에클레시아는 국교회가 이젠, (국교회의 실제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자기 교회에서 공식 의식을 통한 재혼도 허용할 수 없는 사람을 미래의 (교회) '치리자'와 '방어자'로 세워야 하는 변칙적 입장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와 카밀라는 여왕의 직권으로 보유해 왔고 운영해온 왕실 고유의 '윈저 채플'에서만 오직 결혼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것. "교회가 이런 식으로 특권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은 황당스럽다"고 바틀리는 꼬집었다.

영국 성공회는 전체 세계성공회에서 유일한 국교회다. 이에 대해 바틀리는 "국교회가 왕관 아래 종속돼야 한다는 것은 복음이 국가의 관심사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선포되고 실천해야 할 능력을 타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틀리는 또 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여타 교파와 교단 등을 끌어들여 공정한 신학바탕 위에서 교회-국가의 관계에 관한 토의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일부로, 과거 로원 윌리엄즈 현 캔터베리 대주교가 수장으로 있던 웨일즈 교회는 수 년 전 공식 폐지됐다. 한편 버밍엄과 울위치 교구의 전 주교들은 국교회 폐지 지지론자들이다. 고 트레버 허들스턴 대주교도 폐지론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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