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란 말을 쓰지 않는 교회가 많아져 간다.
대신 '찬양대'를 쓰고들 있다. '성가대'란 용어가 (한국) 천주교 또는 일본 교계('성가단')에서 왔다는 발상에서다.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성가/성가곡도 '찬양곡'이라고 불려야 당연하다.
그러나 천주교에서 사용했다 뿐, '거룩한 노래를 하는 무리'란 뜻 자체엔 별 무리가 없지 않나 싶다. 고대 히브리 성전 레비음악인들도 그냥 '노래하는 사람들'로 불렸다.
'찬양대'란 말은 수십 년 전 과거에도 쓰이긴 쓰였다. '찬양합창대', '교회합창대'란 용어도 사실 괜찮다. 그리고 찬양대와 찬양팀은 좀 혼동된다. 그래서 후자를 '경배찬양팀', '워슆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찬양대는 없어져야 한다?
요즘 일부 중소형 교회에서는 찬양대가 사라지고 있다.
그 까닭은 대강 다음과 같이 추려 볼 수 있다.
1. 대원들이 다양한 부서에 속해 있어 연습시간을 내기 힘들다.
다른 부서활동에 방해된다.
2. 별도의 지휘자 사역비(=봉급/수고비/사례금..) 마련이 힘들다.
연간 예산이 더 든다.
3. 유니폼(까운) 착용 모습이 보기에 부담스럽다. 뭔가 엘리트 냄새가 나고 특권층이나 귀족처럼 보인다. 또 장식용 같고 교회 자랑 같다.
4. 대원들이 잰 체 하고 교만하게(?) 보인다. 앞에서들 그러고 있으니 때로는 꼴불견이다.
5. 대원들끼리 (남녀 문제 등) 말썽이 잦다. 교회 분란 때는 세력 행사를 한다.
6. 그냥 가락이 아닌 4부 합창으로 하니, 이질감이 든다.
7. 공간을 더 차지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위의 문제점 상당량은 경배찬양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찬양대의 장점
더욱이 찬양팀의 강점만 보고 찬양대만의 특장/장점/강점은 모르는 탓이기도 하다. 그것들을 나열해 본다.
1. 전자(이하 찬양팀)의 발성은 대체로 생소리(말소리/話聲)+마이크로폰+앰프 중심이지만, 후자(이하 찬양대) 발성은 인간의 발성기관과 울림을 최대한 활용한 클래싴 방식이어서 울림과 성량도 더 풍부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음악교육/훈련에 이상적이다.
2. 찬양팀은 음악적 훈련과 표현에 있어 매우 제한된 데 비해 찬양대는 지휘자/반주자 등의 합력으로 다수 대원을 상대로 한꺼번에 조직적 훈련과 표현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예컨대 찬양팀은 마이크를 사용하기에 앰프 조작 외엔 거의 동시 음량조절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합창은 표현(다이내밐스)에 따른 다양한 성량조절(예: 크레센도/디미누엔도 등)이 가능하다. 특히 잘 훈련된 지휘자/반주자의 역량에 따라 고도의 합창예술을 동시에 구가/구사할 수 있다. 참 사랑 안에서 하면 대원 단합도 썩 잘 된다.
3. 전자는 주로 단음/가락 중심이지만, 후자는 여성/남성/혼성/어린이까지 유니슨(제창)은 물론 2/3/4부(또는 그 이상의 다성부) 연주가 모두 활용돼 연주형태의 폭이 넓다. 하나님이 내신 진동수와 화음을 최대화하여 활용할 수 있다.
4. 역량과 훈련에 따라 보다 더 예술적인 연주(예: 허밍 합창, 전체 스타카토, 특수 의음/擬音 효과 등), 대위법적인 별도의 고음 '슈퍼멜로디'(오블리가토/데스칸토 등)의 추가연주, 주로 바로크 음악에서 발견되는 고도로 대위법적인 폴리포닠 다성부 합창-핸델의 '메시아'의 끝 곡 '아멘' 같은 합창 푸가(fugue)- 등이 가능하다.
5. 전자는 연주형태가 단조로워 음악 프로그램이나 레퍼토리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후자는 매우 다양하게 짤 수 있고 따라서 더 화려한 음악회가 가능하다. 칸타타/오라토리오 연주 등은 후자의 백미다.
전자는 주로 현대곡을 의존하지만 후자는 르네상스기로부터 현대까지 각 시대 악파에 따른 곡목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전자는 주로 약박 중심의 현대적 리듬에 치중하지만, 후자는 강/약박 중심의 곡들 모두 선택 가능하다.
6. 전자는 전자/인공 매체의 효과를 주로 의존하지만 후자는 인체의 자연적 발성과 표현력을 주로 의존하게 된다.
7. 전자보다 후자가 정상적인 교회음악 교육의 미래와 발전에 훨씬 더 큰 힘이 된다. 숫자가 많아 참여 폭도 넓다.
그러므로 찬양대보다 찬양팀이 어느 모로 더 낫다고 장담할 순 없다. 물론 찬양팀도 나름의 장점이 있겠다. 공간을 덜 차지하고 적은 수로도 효과가 크고 연습이 쉽고 기동성/이동성이 좋고 단합하기 쉬운 점 등이다.
그래서..한 교회가 전자/후자를 병용할 경우 물론 효과는 더 크다. 그만큼 힘과 재정도 더 든다고 하겠다.
그러나 찬양대 역시 중소교회와 교인수를 막론하고 조직을 시도해 볼 만 하다. 작은 교회라도 중창/복중창 중심으로 시작할 수 있고 대원 수에 따른 쉬운 합창편곡도 주로 혼성 2부나 3부(SAB=소프라노/알토/바리톤) 중심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시판되고 있는 곡들도 물론 적지 않다.
그리고 필자 나름의 경험으로는 찬양대를 통해 교회부흥이 잘 되는 사례들을 봐 왔다. 물론 찬양팀도 하기 나름이겠으나.
찬양대보다 찬양팀이 "더 은혜롭다"는 말은 자기중심의 기분적인 말로 들리며 별 타당성이 없다. 독창이든 찬양팀이든 찬양합창대든 기악팀이든 성령님의 영감과 기름부음 없이는 무의미한 음악에 불과하다.
주님은 거듭난 사람들의 모든 정성어린 음악을 통해 영광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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