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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비평/음악

예수 밖에 누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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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작곡자 R. 하크네스, 독창자 찰리 앨릭잰더, 전도자 R. A. 토리.
    오른쪽 끝은 하크네스의 또 다른 사진



내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찬송가들이 수시로 맘 속을 맴돌곤 한다.  
프렏 모리스(Fred Pitman Morris, 1872-1950)가, 구원의 길로서의 예수님의 유일성을 강조한 파워풀한 시에다 로벝 하크네스(Robert Harkness, 1880-1961)가 가락을 붙인 이 찬송가도 그렇다. 부를 때마다 힘이 나고 감칠 맛 나는 서정으로 강력히 마음을 파고 든다! 오늘도 한 번 불러 봤다. 

아주 어려서 어른들한테 듣고 배운 이 찬송가는, 그 옛날 '(합동)찬송가'(397장)에만 실렸다가 합동 찬송가를 재탕한 '은혜찬송가'에도 실린 것으로 안다. 

곡은 가락에 변화가 많고 고저가 분명해 퍽 멋스런 느낌이 들며 일반 교우로서는 정확하게 부르기가 약간 까다롭다. 둘째 단은 "그 누가 나를 구하셨나?" 라고 미묘한 퀘스천마크를 달면서 잠시 가락스런 단음계로 바뀌었다가 다시 장조로 힘 있게 "오직 예수 뿐이라"라고 선언하듯 하는 부분에서 밝게 해소되는 것이 매력이고 일품이다!    

 
작시자 모리스
모리스에 관해서 알려진 바는 거의 없고 다만 작곡자 하크네스와 동향(호주 벤디고) 출신의 사람이라는 것 밖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어떤 약력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어주에서 한동안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엷은 책 한 권(맨 아래 참조)의 이름 밖엔 시인에 관한 기록도 사진도 전혀 얻을 수 없었다. 한 켠에서는 모리스를 '미국 시인'이라고 하고, 한 쪽에서는 작곡가처럼 호주 벤디고 사람이라고 하니 헷갈린다. 그는 세속 시도 썼던 듯 하다. 모리스가 그나마 이름만이라도 간신히 후대에 알려진 것은 거의 작곡가인 하크네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처럼 성경의 절대 진리가 다원적 상대성에 손상되고 유린되는 때에, 크리스토의 절대 유일 독특성을 맘껏 노래해 더 없이 소중한 모리스의 영문 원시는 제목(Who Could It Be But Jesus?)이 똑 같고 가사 일부가 비슷한 딴 시 때문에 혼동을 빚곤 한다. 우연히 닮은 꼴인지, 아니면 모리스가 모작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흥미롭게도 두 작사가 모두 거의 동 시대인이다. 

전엣 번역은 후렴이 같은 가사가 네 번이나 되풀이(?)돼 4절까지 계속 부르긴 좀 지루한데 약간 고쳐 봤다. 예수님만이 나를 구원하신 분이라는 데서 성경 진리가 선명하고 현저히 강조된다. 

 

예수 밖에 누구랴(Who Could It Be But Jesus)

Fred P. Morris 시 (Robert Harkness 곡) 김삼 편시

9/8 박자


   나 깊은 죄에 빠져서 참 소망 없이 헤맬 때
   그 누가 나를 구하셨나? 오직 예수 뿐이다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 날 구원하신 그 분
   예수님 밖에 누구신가? 오직 예수뿐이다

   나 주님 떠나 살 동안 늘 참고 기다리시며 
   그 누가 나를 권고했나? 오직 예수 뿐이다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 날 구원하신 그 분
   예수님 밖에 누구신가? 오직 예수뿐이다

   갈 길을 몰라 헤맬 때 다정한 그 목소리로
   그 누가 나를 이끄셨나? 오직 예수뿐이다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 날 구원하신 그 분
   예수님 밖에 누구신가? 오직 예수뿐이다

   길 벗어나지 않도록 내 손과 발 굳게 잡아
   그 누가 동행해 주시나? 오직 예수 뿐이다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 날 구원하신 그 분
   예수님 밖에 누구신가? 오직 예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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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반주를 하는 하크네스.
타원 속: 1902년 뉴질랜드 애딩턴 집회 때의 독창자 앨릭잰더와 설교자 토리, 반주자 하크네스(뒷 모습)


모리스는 하크네스와 짝을 이뤄 많은 합작을 했다. 과거에 꽤 널리 애창되던 또 다른 합작곡이 '그 분의 사랑의 생각'(His Loving Thought 합동 123장, 구 '새찬송가' 167장). 후렴에서 감격해 많이 울던 추억이 새롭다.


작곡자 하크네스


1880년 3월 2일 호주의 벤디고에서 태어난 작곡자 하크네스는, 1961년 5월 8일 영국 런던에서 세상을 떠나 버밍엄, 앨릭잰더 가문의 묘원에 묻혔다. 확인은 못했으나 아마도 직계 유족이 없어 함께 사역한 독창자 앨릭잰더 집안에서 세상을 뜨지 않았나 싶다.  

하크네스는 저 유명한 R.A. 토리(Ruben Archer Torrey 1856-1928, D. L. 무디와 동역, 훗날 LA 성경학원 원장. 대천덕 신부의 선조)와 찰리 앨릭잰더(Charles McCallon Alexander 1867–1920, 싱어/전도자/작곡가)가 호주에서 이끄는 부흥집회에 참석했다가 앨릭잰더의 피아노 반주자가 되어 셋이서 여러 차례 세계를 순회했다(1902-1914년). 그래서 토리의 간단한 전기도 한 권 썼다(아래 주2).

하크네스는 특히 그의 프로그램 '십자가의 음악'(The Music of the Cross)으로 널리 알려졌고 찬송가 연주를 위한 통신과정도 썼다. 무려 2000곡이 넘는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작시나 작곡, 또는 둘을 다 했다.
찬송가 '나의 믿음 약할 때'(작시/작곡 기존 찬송가 423장)와 복음성가 '왜 그 분은 그토록 날 사랑하셔야 했나?'(Why should He Love me so? 한국어 번역 '왜 날 사랑하나?')가 잘 알려져 있고, 기타 약30여곡이 미국 교회에서 널리 애창된다.

그의 음악의 특징은 적절한 곳에다 반음계를 활용, 가락이 섬세해 서정성이 풍부하며, 일반 찬송가와는 달리 정적인 화성 중심 반주곡을 별도로 붙이길 즐겼다는 것. 화성적 변화도 역시 풍부한 편이다.

이 찬송가의 후렴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어서 아래3성부(알토/테너/베이스)를 멜로디와 대립되는 리듬 '반주'형 합창으로 편곡하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S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         주 예수| etc.
A/T/B               | 예수님 밖        엔      |누구신가          | etc.

그러나 후렴 전 부분은 대조적으로, 가락 중심으로 최대한 살려 주는 편이 가장 좋다.
셈여림 표현을 살리고 싶으면 특히 질문에 해당되는 둘째 줄 앞부분을 약간 크레센도 시켜 '오직 예수..'를 일시 포르테로 강화해 주면 효과적이다.
후렴 끝인 마지막 줄도 물론 크레센도를 폭발적으로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주 예수 밖에 누구신가...오직 예수님 뿐이다! 아멘.


주1:
Fred P. Morris and Other Bendigo Hymnwriters
By Keith Cole
Published by Keith Cole Publications, 1989
ISBN 090844723X, 9780908447237 (40쪽)

주2:
Reuben Archer Torrey, the Man, His Message By Robert Harkness
Published by The Bible institute colportage ass'n, 1929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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