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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슈/영언(방언)론

첫 영언자들은 12명? 120명?




'방언, 정말 하늘의 언어인가?'의 저자 옥성호 님을 비롯한 상당수의 저술가/신학자들은 오순절 성령강림 당시 120 성도가 아닌 12 사도만 영언(방언)을 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맞는 견해일까?

이것은 단지 그들의 추론 내지 학설에 불과하며..진리일 수 없음을 성경에 기초하여 반박해 보련다.

우선..'오직12명설'이랄 수 있는 이 추론의 주창자들 및 아류는 행 2:14,37 등 성구에 근거하여 그렇게 주장한다. 이들의 논리 전개는 다음과 같은 식이다.

    - 주님은 부활 후, 승천 전 주로 사도들과 함께 모이셨다.
    - 최후 대명(행전 1:8)은 사도들에게 주어졌다.
    - 120명이 (마르코스 요한의 어머니의) 다락방에서 모였지만, 오순절 당일은
      사도들만 있었다.
    - 천사들이나 모여 든 군중은 그들을 '갈릴리 사람'이라고 불렀다(행 1:11). 즉 12사도들이다. 
    - 120명이 다 있었다고 해도 영언은 12 사도들만 했다. 여성들은 영언을 하지 않았다.

이런 명제/전제들을 검토해 나가면서 반론을 펴겠다.


ㄱ.
이 저자/학자들은..거의 한결같이 12 사도의 사도권/사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나머지, 성령께서 그들의 권위를 높여 주시려고 영언 대상을 차별하셨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사도들은 첫 교회를 대표한 사람들이지 [사도=교회]가 아니다! 이 점을 오해 말아야 한다. 교회란 것은 지도자들과 교인들의 단합체다. 사도들만 교인들이고 나머지 108명은 교인들이 아니라는 식의 암시는 어불성설이다.  

또..제자/사도 '열 둘'은 평소 늘 12명만 뜻하진 않았다. 성경 자체가 입증해 주는 사실이다. 열 둘에겐 수시로 여성들도 따르거나 배후에서 뒷바라지를 했고(루카복음서/눅 8:1,2 참조)..남성들 가운데도 늘 함께 한 사람들이 열 둘 외에도 더 있었다.

다음을 보자.

     "그러므로 주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드나드실 동안 -요한의 침례(세례) 때부터 주님이 우리를 떠나 승천하시기까지- [ 줄곧 우리와 함께 해 온 사람들 ] 가운데서.." (행 1:21,22 사역)

지금 페트로가 다락방에서 하고 있는 이 말은..(배신자/사도[각주:1] 이스카리옽 유다를 제외한) 기존 11 사도들 외에도 최소 2명이 늘 동고동락 내지 동행해 왔다고 진술하면서 제비뽑기로 둘 중 하나를 사도로 선출하겠다는 선언이다. 즉 이미 초기부터 기존 12 사도 외에도 '바르사빠스 요셒(유스투스)'이라고도 불리는 유다나 마티아처럼 사도들과 늘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말이다.
둘 중 마티아가 새 사도로 뽑힌 건 사실이지만, 과연 성령께서 바르사빠스 유다는 살짝 빼 놓고 11명(플러스 마티아)에게만 성령의 권능을 베푸셨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성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기교회는 훗날 사도들인 파울[각주:2], 바르나바스[각주:3]와 함께 유다와 찔라[각주:4]를 예루샬렘교회 대표로 안티옼으로 보냈고[각주:5], 그중 찔라는 파울과 함께 사도/선교사로 떠난다[각주:6]. 유다와 찔라는 둘 다 대언자였다(행전 15:32).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영언을 하지 않았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 된다. 무슨 근거로? 
그리고 마티아가 사도가 되어 열 둘의 하나가 됐어도 다락방엔 바르사빠스 유다를 포함, 12명이 넘었다! 

따라서 성령께서 달랑 12명만 영언을 하게 하셨다는 것은 순전히 억지 추론에 불과하다. 진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마티아/유다는 분명히 제자들 중 12 사도 다음 그룹인 '70인'[각주:7] 출신이라고 봐야 가장 타당하다. 이들 70인이 108명 속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본다면, 비논리적/비상식적이다.


ㄴ.

비록 '갈릴리 사람들'은 주로 12 사도를 가리켰다고 해도..'갈릴리 사람들' 가운데는 여성들도 있었다(마태 27:55,56).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한 여성들과 예수님의 아우 야코보/유다 등도 갈릴리 출신이다. 따라서 12사도는 갈릴리 사람들 전부가 아니라, 갈릴리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한 명이 궐 난) 11 사도만 지켜 봤다고 상상하기 어렵다. 천사들이 "갈릴리 분들! 왜 우두커니 서서 하늘만 쳐다보는 겁니까?.."[각주:8]라고 했다고 해서 과연 11사도 뿐이었을까? 여기서도 '오직12명설'은 설득력을 잃는다.    

행전의 저자인 루카는 행전 1::9과는 사뭇 다른 베타니 승천 사건을 자신의 복음서에 기술해 놓았다[각주:9]. 여러 모로 행전의 승천 기록과는 다르다. 그런데 승천 전 부활 당시 다락방엔 클로파와 친구, 두 제자도 함께 했다(뤀 24:13-33-36 등의 연결을 보라)! 특히 33절은 이렇게 진술한다:

     "그들이 곧장 일어나 예루샬렘으로 돌아가 봤습니다. 거기 11 사도와 또 그들과 함께 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11 사도끼리만 어울려 다닌 게 아니란 뜻이다. 그러므로 '11 사도'는 그들과 늘 함께 하는 갈릴리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것은 같은 기자의 행전 1:21,22 부분과 일치한다! 11사도만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44-53절의 연계성을 보면, 베타니 승천 당시 11사도만이 아니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럴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ㄷ.
이들이 12사도와 함께 영언을 하지 못하게 성령께서 배제하셨다는 건 사도절대주의 내지 차별주의이며..성령님이 특수층/귀족층을 만들어 준다는 얘기 밖엔 아니다!

복음을 전하려면 믿는 사람들 누구나 권능을 받아야 한다(맑 16:16-18, 행 1:8). 복음을 전한 사람은 12 사도 뿐 아니다! 초기교인들 대다수가 복음전도자였다(행8:1-4). 필맆은 그 중 한 명이었고. 필맆을 비롯한 초기교회 7집사들 중 일부는 분명히 오순절 성령강림 때 또는 그 후에라도 영언을 했을 것이다. 까닭은 그들이 성령충만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행 6:5).   

최후대명의 일부인 행전 1:8은 그들-제자들-이 성령님이 임하시면 (오순절 성령강림!) 권능[각주:10]을 받아 예루샬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들이 될 것이라는 주님의 예언이다.

행1:8이 12사도들만을 위한 말씀인가? 아니면 다른 성도들도 포함되는가? 108명을 비롯, 오가는 세대의 모든 성도들이 포함된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순교 사건 후 필맆을 포함한 흩어진 사람들이 유대/사마리아로 가서 복음을 전한 일이다(행전 8:1-5). 더구나 당시 12 사도들은 여기 끼지도 않고 예루샬렘에서 교회를 지켰다(8:14).  

12 사도를 포함한 120명은 오순절 성령강림 전 마음을 같이 하여 전혀 기도에 힘썼고. 유다 대신 새 사도 한 명을 뽑을 때 120명 전원 또는 형제들 전원이 제비뽑기에 동참했다(행 1:15). 설령 108명이 제비뽑기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을지언정 곁에서 함께 했다. 11명이 아닌 마티아/유다가 함께 있었던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12 사도 Only설'의 문제점은 12사도가 첫 교회/회중의 대표가 아니라 초기교인들 장본인이었다고 보는 짧은 생각이란 점이다. 행전 기자인 루카가 여기저기서 12이나 사도단을 강조한(행 1:26, 2:14,37) 이유는 그들이 대표이기 때문이지, 그들만이 첫 영언자들이라거나 교인들이어서가 아니다! 
 

ㄹ.
무엇보다도..혹시 오순절 당일에 12명만 영언을 했더라도 108명은 그 후 영영 영언을 안 했겠냐는 것. 언젠가는 반드시 했다! 설령 당일에 안 했더라도 그 이튿날, 그 훗날에라도 했는지 안했는지 어떻게 아는가?

성령께서 예루샬렘 초기교회는 딱 12명만 영언을 하게 해 놓으시고는(108명 '제외') 그 후엔 코르넬리우스 가족은 전원, 사마리아 교인들 다수, 에페소 교우들 회집자 전원, 코린토 교우들 대다수가 영언을 하게 하셨다는 것은 유독 108명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차별대우이다!

그러므로 '오직 12명설'은 타당성을 잃는다. 성령님이 그러실 분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들의 의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을 이 '신학자'들은 착안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12명설'이 가장 망신(?)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영언='외국어'설과 연계된다. 그날 모인 3,000명 가운데는 최소 15개 언어권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들이 모두 제자들의 영언을 자기 지방 말로 알아들었다. 12명이 어떻게 동시에 최소 15개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 120명이라면 모를까..
아니면 12명 외에 잠시 외국어 구사자 몇 명을 꾸어왔다(?)든가.

'오직 12명설'은 이렇게, 숫자로도 맞아들지 않게 엉성한 추론이다.

행 2:1은 오순절 당일 그들이 다같이 한곳에 모였다고 했다. 여기 '한곳'이란 물론 같은 장소를 뜻한다. 이 '다같이'는 1:14,15의 사람들이라고 해야 맞다. 즉 12사도뿐 아니라 108명이 포함된 총120명이었다.

그렇게들 모여 일심으로 전심으로 같이 기도했던 120명 가운데 성령께서 108명을 살짝 제외한 채 12명에게만 불의 혀끝을 보여주시고 영언을 시작하게 하셨다고 차마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들이 왜 함께 기도했는가? 성령께서 임하시길 기도했다. 그리고 그 기도대로 오순절날 성령이 오셨고 모두들 위에 불의 혀끝 같은 모양이 임했고 영언을 시작했다!

여기서 108명을 끝내 제외시키려는 일부 학자들의 마음은 어색하고도 차갑다 못해 야비하기까지 하다.


결.

끝으로..'오직 12명설'은 행전 1:8과 다름없는 최후대명의 일부인 마르코스복음서 16:17a에 엄연히 반대가 된다. 주님이 승천 전에 하신 이 말씀엔 분명히 "믿는 사람들에겐 이런 표징들이 따를 테니 그들이 내(예수) 이름으로 새 영언을 말하며.."라고 돼 있다.

사도들만 '믿는 사람들'인가, 108명도 '믿는 사람들'인가? 아마도 오직 12명 설 주장자들은 전자를 믿고 싶겠지만, 그렇다면 108명을 비신자/불신자로 만들어 버리는 소치가 된다. 


  1. 맑 6:30엔 유다도 사도로 포함됐다. [본문으로]
  2. 바울 [본문으로]
  3. 바나바 [본문으로]
  4. 실루아노, 실바누스 [본문으로]
  5. 행 15:22 [본문으로]
  6. 행 15:34(일부 사본),40 [본문으로]
  7. 뤀 10:1,17. 흥미롭게도 행전 기자인 루카만 70인에 관해 기록했다. [본문으로]
  8. 행 1:11 [본문으로]
  9. 일회승천설, 승천단회설은 본래 천주교에서 비롯됐다. 필자의 글 '예수 승천은 딱 한 번?' 참조. [본문으로]
  10. 그 대표적 표징이 영언이다. 참고 맑 16:17a. 행 1: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