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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복음서

[마 12:22-30] 하나님의 왕국과 마귀의 왕국

바탕본문: 마태복음서 12'22-30

 

마태복음 제12장의 후반부 내용에서, 우리 주님은 영적 세계와 초자연계에 관하여 매우 뜻 깊은 말씀들을 하십니다.
크리스토(그리스도)님 및 성령님의 세계와, 그의 적대 세력인 싸탄(사탄/사단)의 세계를 대비시키면서, 하나님의 왕국(나라)이 이미 우리에게 "임했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지상의 '하나님 왕국', '킹덤 나우' 따위를 논하는 주권주의 사상이 편만한 요즈음,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찰의 필요성은 절실합니다. 
거듭난 사람들은 주님의 제자답게, 그 분의 시민답게, 하나님의 왕국의 실체를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요!

그런데..오늘날 언필칭 명목상의 은혜나 권능, 명목상의 성령론, 하나님의 왕국을 말하는 사람들은 바탕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이 교훈을 좀체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악령(귀신) 내쫓기를 '귀신론'이라고 싸잡아 무조건 모두 이단시하는 경박한 태도는 주님의 나라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는 입장이지요.
우리는 옳은 것은 "예/그렇습니다"로, 그른 것은 "아니오"라고 명료한 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베뢰아'파의 김기동 씨나 '예수중심교회'의 이초석 씨가 주요 교단들에게 이단 판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령 내쫓기 사역을 다 이단 행위라고 할 수는 없지요.
다름 아닌, 주님과 사도들도 악령을 내쫓았기 때문입니다.


악령 내쫓기를 모두 '이단/사이비'로 매도하는 것은 바탕본문에 나타난 대로(24절) 자칫 예수님 당시의 파리세인들 같은 태도이기 쉽습니다. 그들은 악령의 두목 바알세불을 힘입지 않고는 악령을 내쫓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예수님이 바알세불의 힘을 빌려 이런 사역을 하는 듯 몰아갔기 때문입니다.

교계의 이런 편파적/일방적/획일적인 태도는..악령 내쫓기를 마치 "나하곤 아무 상관없는" 일로 끔찍히 싫어하거나, 초자연적 실체와의 대치를 겁내는 탓이거나, 이름만의 정상적이고 정통 신자 또는 '개혁주의자'로 자처하기 위한 핑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참된 정통, 참된 개혁은 예수님의 교훈을 그대로 따르는 것임은 두 말 할 나위 없겠지요.

놀랍게도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악령을 내쫓는 것이면, 하나님의 왕국이 이미 임한 것이라고 일깨워 주십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앞서 세상 체제 속에 하나님의 왕국을 "이룩해야 한다"고 떠벌리며 '땅 밟기' 따위를 해 온 신사도 (新使徒) 운동가들, 비슷한 계열의 '중보기도' 운동가들 등 주권주의자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왕국은 세상이 아닌(!) 거듭난 심령들 속에 이미 임했다는 진리입니다.

소위 '7 권역', '일곱 산(山)'을 정복한다는 식으로, 세상 체제 속에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믿는 주권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왕국이 싸탄의 왕국과 일치하거나 합일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망각하고 있습니다.
이 치명적인 사실은 주님께서 이미 이 본문에서 명명백백히 밝혀 주셨습니다. 즉 하나님의 왕국과 싸탄의 나라는 서로 조화되거나 아울릴 수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25,26,30절).

사도 요한은 현 세상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아버지 하나님이 아닌(!) 세상에 속한 것임을 통렬하게 고발한 바 있습니다(요한A서신=요일 2'15-17).

거듭난 사람들은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요한복음서 15'19; 17'14,16)!
반면 거듭나지 못한 이 세상과 세상 사람들은 세상 나라 왕이자 세상 신(神)인 마귀/싸탄에게 종속돼 있습니다(요A 4'5).  
그런데 어찌 제대로 거듭난 사람들이 세상 체제 속에다 하나님의 왕국을 이룰 수 있나요??
어불성설이지요. 그러므로 주권주의는 애당초 설 수 없는 논리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계속 그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 나름의 어젠다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나님의 어젠다와 목표는 결코 세상이나 마귀와 같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의 왕국은 오히려 악령들을 구축함으로써 마귀의 왕국에 영적인 타격을 입히는 권능입니다.
주님은 먼저 강자(Strongman)를 묶어 놓고서야 강자의 집을 강탈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주님과 함께 모으지 않는 사람은 주님의 반대자요 헤쳐놓는 존재라고 말씀하십니다.

바꿔 말하면..주님과 사도들이 한 대로 악령 내쫓기를 하지 않을 망정, 무조건 '이단'이라고 싸잡아 말하거나 마귀의 힘을 빌어 한다는 식의 매도하는 태도는 오히려 자칫 주님의 반대자와 헤쳐 놓는 존재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두려운 말씀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님의 힘을 빌어 하는 악령축출 등 권능사역을 함부로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앞서 사역자의 열매와 그 뿌리를 살펴봐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주님이 이미 신자들의 표징으로서 약속하신 대로(마르코스복음서=맑 16'17,18), 필요할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령들을 내쫓는 사역에 기꺼이/마땅히 동참해야 옳습니다.

사도들, 초기 신자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우리는 마땅히 마귀를 적대해야 합니다(야코보서 4'7, 페트로A서=벧전 5'8,9, 에페소서 6'10-18).
그의 왕국 체제에 영적인 손상을 가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현대 교회, 현대 신자들은 '귀신', '악령'이라는 용어만 들어도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혐오하거나 겁을 냅니다. 그런 사역을 몽땅 '귀신론'이라고 하여 이단시합니다.
그런 태도는 주님과 함께 모으는 태도가 아니지요.

하나님의 왕국은 마귀가 다스리는 지상체제 속 또는 '7권역', '일곱 산' 따위에 세워지는 게 아니라..예수님과 사도들, 초기교회 성도들처럼 성령님의 권능으로 악령을 축출하는 신자들의 심령 속에 이뤄져 왔습니다. 

다른 성도의 정상적인 악령축출 사역을 성도가 질시하거나 훼방하거나 적대시하거나 폄훼하는 언행은 하나님의 왕국 건설과 선포를 돕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방면에서 매우 신중한 태도를 지녀야 바람직합니다(맑 9'38-40).
 
그러나, 우리는 악령축출이라고 하여 무조건 다 거룩한 사역으로 다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과는 다른 뿌리를 가진 소위 '신사도운동' 따위를 통해 사실상 성령님을 카피하거나 모방하는 더러운 친숙령(familiar spirits)들의 힘을 빌리면서 이름만의 악령구축 사역을 하는 것은 참된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또다른 적대 행위입니다!
또 한 쪽으로는 (죽은 자와의 친교와 다름 없는!) 마리아/성인 숭상/힘빌기 따위를 하는 거짓 종교에 속해 있으면서도 한 쪽으로는 '엑소시즘'을 한다는 모순된 입장은 성경적으로 지지 받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분별하되, 바로 분별해야 합니다.
분별이라고 해서 다 옳은 분별일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덧붙입니다.

오늘날 '만인구원론', '보편구원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은 세상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 우리의 '형제/자매'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뉴에이지 사상에서 온 거짓말입니다.

(마태 12장 끝부분에서) 주님은 하늘에 계신 아버님의 뜻대로 하는 사람이 곧 주님의 형제자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사람들은, 주님께 반대하거나 헤치지 않고 주님과 함께 모으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진정한 하나님의 왕국 도우미들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직접/지금 악령축출을 하지 않고 있다면, 올바른 사역에 대한 무턱댄 반대라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악령축출이라고 해서 분별 없이 무턱대고 다 수용해서도 안됩니다. 악령들끼리 "짜고 치는" 거짓 악령축출 사역도 흔하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주권주의 정신으로 땅에다 '하나님의 왕국', '킹덤 나우'를 이루려는 발상은 실상 성령님 아닌 마귀로부터 온 생각이라는 진실입니다.

참 하나님의 왕국은 성령님을 힘입어 악령들을 내쫓는 곳에, 성도의 심령에 이루어져 왔습니다.
지금도 그 왕국은 거듭난 심령들 속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