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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복음서

[요 1:1-3,14] 성육신과 성탄

 
김삼
 
'성육신'(the Incarnation)은 성자 하나님이신 말씀(그리스어 로고스)이 인간의 몸을 입으셨다는 뜻으로 쓰이는 용어입니다. 과거에는 '도성인신'(道成人身)이라고도 했습니다. 요한복음서 1'14 전반절이 바로 이 개념에 해당하는 성구입니다.


   "말씀이 몸이 되어 우리들 가운데 거하셨는데, 우리가 그 분의 영광을 보니까 아버님의 독생자의 영광이었고, 은혜와 진리가 가득했습니다." (사역)


'Incarnation'이란 영어 낱말은 라틴어 'incarno'에서 온 말로, 'in-'이라는 접두어와 "몸/고기"라는 뜻의 'caro'가 접속되어 "몸/육신이 되어"라고 쓰이는 말입니다. 사육제/카르니발(carnival)과 같은 어원이기도 합니다. 이 개념은 다양한 신화나 세속종교에서도 쓰여온 것으로, 특히 뉴에이지(New Age)에서는 (불교/힌두교의 개념을 그대로 받아 들인) '환생'이라는 뜻의 reincarnation으로 쓰여 얼핏 혼동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성육신 개념은 그 어떤 다른 종교와 절대 차별화된 개념이라는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이 몸이 되셨다는 데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서 첫머리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셨고, 
    이 말씀이 곧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그 말씀이 곧 하나님이셨다..

고 선언합니다(요복 1'1)!

    또한 이 말씀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셔,
    만물이 그 분으로 말미암아 지어졌고, 
    그 분 없이 지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고 증언합니다(요복 1'2,3). 

이 증언은 구약 창세기 1장의 창조기록과 일치합니다. 하나님은 만물을 말씀으로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세속종교나 신화에도 말씀이 신이었다는 참된 개념은 없습니다. 또 그 말씀이 곧 창조주로서 만물을 창조했다는 개념도 없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창조주님이 당신께서 태초에 흙으로 지으셨던 인간의 몸을 입고 땅에 온전히 내려오셨다는 사실입니다. 에덴 동산의 아담/하와처럼 성인의 몸이 아니라, 태아의 몸으로 오셔서 다른 인간처럼 자라나셨다는 사실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일체이신 성삼위이셨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주창조 사역은 성부/성자/성령님의 공동사역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창조주님께서 몸소 '우리'라고 지칭하신 점(창세기 1'26; 3'22; 11'7, 참고: 예샤야후=이사야 6'8), 하나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엘로힘'이 장엄복수(majestic plural)라는 점, 분명히 말씀과 영이 함께 하셨던(창 1'2,3) 사실로도 입증됩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셨던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의 독생자(獨生子/그리스어 '모노게누스'. 영어: the only begotten Son)이셨습니다. '독생자'라는 말은 요한복음서에만 여러 번 나타납니다(요복 1'14. 참고1'18; 3'16,18). 이 말은 하나님이 세속신화의 남녀신들처럼 '출산'하신 게 아니라, 아버지 품에서 영원 전부터 계시게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셨던 독생자는 성육신을 통해 사람과 함께 하시게 됩니다. 그래서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다)이라고 칭해집니다(마태복음서 1'23, 예샤야후 7'14; 8'8,10). 임마누엘은 사람들의 생명이고 동시에 빛이었습니다(요복 1'4,5,9)! 

어찌 그런 일이..? 어떻게 그리 되셨을까요? 성령의 권능으로 처녀(히브리어 '알마')의 몸에 잉태되심으로써였습니다. 이는 이미 400여년전 예언된 것입니다(예샤 7'14). 

이 '알마'에 해당하는 인물이 바로 요셒의 약혼녀 마리아(히브리어 '미리암')였습니다. 이를테면, 그녀의 태중에 하나님의 말씀의 씨가 착상된 것입니다. 마리아가 '잉태예보'를 해 주는 대천사(=천사장) 가브리엘에게 "제가 사내를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라고 묻자, 천사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해 줍니다(루카복음=눅 1'34,37). 

사람의 몸을 입은 이 로고스는 점점 자라 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 목수로 일하시다가, 서른살에 마침내 하나님의 사도로서 사역자가 되어 말씀을 전파하시는 동시에 사람들을 고치시고 살리시다 수난하여 죽으시어 인간 구원의 위업을 이루시고, 죽음에서 되살아나 제자들을 통해 교회의 기초를 마련하시고, 하늘로 오르신 대신 성령님을 땅에 내려보내셔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성육신하여 오신 이 로고스는 하나님이신 동시에 완전한 사람이셨습니다. 하나님이셨지만, 사람으로서 온갖 유혹과 고초를 겪으시되, 성령의 권능으로 승리하셨습니다. 


또한, 이 하나님은 부활로써 진정 하나님의 아드님이심이 입증되셨습니다. 왜냐 하면 하나님은 바로 부활의 그 날, "너는 내 아들! 내가 너를 낳았다"고 선언하셨기 때문입니다(시편 2'7, 로마서 1'4, 행전 13'33, 히브리서 1'5). 

그러므로 하나님이 아드님을 '낳으신' 때는 '성탄절'이 아니라, 바로 주님이 되살아나신 부활의 그 날이었습니다!  이 진리를 우리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성육신 되어 오신 임마누엘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