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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슈/물음과 답(Q.A)

예수님이 뱀?

예수님이 뱀?

물음 

예수님은 (요한복음서 3:14,15에서)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고 하셨습니다. 
뱀은 성경에서 으레 마귀/사탄을 상징하는데, 예수님이 자신을 뱀으로 비유하신다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요? 적절한 설명을 바랍니다.   


 답

요한복음의 이 대목은, 밤에 주님의 상담을 바라고 찾아온 니코데모에게 주님께서 민수기 21'1-9(특히 6-8절)을 상기시키면서 하신 말씀이지요. 
즉 미쯔라임(아이귚트=에짚트)을 출국한 이스라엘 백성이, 길어지는 광야길 때문에 불평하면서 하나님과 모쉐를 원망할 때, 하나님이 불뱀들을 백성 가운데 보내어 그들을 물어 죽게 하시니 백성이 뉘우치며 호소하자, 하나님이 모쉐에게 구리(놋)로 불뱀 형상을 만들어 장대(또는 기둥)에 높이 매달게 하셔서, 물린 자가 쳐다보면 다 나아서 생존하게끔 하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결코 <뱀=나>라는 공식을 내놓으신 게 아니라, 모세가 만들었던 불뱀의 형상인 구리뱀이 장대 위에 매달렸듯, 인자도 십자가 위에 들려올려지셔야 한다고 하셨다는 점입니다. 즉 뱀 자체가 아니라, 불뱀이 장대 위에 매달렸다는 방식이 핵심입니다. 

해당 요한복음서 부분의 다음 구절은 이를 좀 더 보충 설명해 줍니다. 
"'내가 땅에서 들어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 테요' 하셨다. 이런 말씀은 그 분이 당하실 죽음이 어떤 것일지를 시사하신 것이다." 

즉 광야의 불뱀 형상을 장대 끝에 매단 것처럼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것을 암시한 것이지, 여기서 뱀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봅니다. 여기서 주님이 채택하신 비유 방식은 직유이지, 은유가 아닙니다. 아다시피 직유란, '-처럼', '-과 같이'라는 식의 비유이죠. 여기서 상징법에 있어, 직유와 은유의 차이를 서로 비교해 보죠.

직유: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은유: 뱀이 장대에 달렸으니, 십자가 위의 인자도 뱀이다. 예수님도 사탄이라는 것인가?

차이를 아시겠죠? 특히 이런 경우 상징의 은유는 매우 위험한 이설 또는 사설이 될 수도 있음을 보지 않습니까. 그래서 소위 '비유풀이 식 성경공부' 방식이 위험한 것입니다. 
뱀=사탄/마귀란 식의 일방적인 은유도 늘 맞는 것이 아니지요. 창세기 에덴의 뱀이라고 특정한다면 몰라도. 

뱀들도 엄연히 하나님의 창조작입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파리세(바리새인)들에 대한 상징적 은유로서,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말씀까지 하시긴 했지요. 그러나 만약 우리가 뱀과 독 사를 모두 사탄 내지 사탄의 자식이라고 몰아대는 나머지, 사탄의 역사를 없앤다고 자연 속의 모든 뱀들을 다 그런 식으로 혐오하고, 더 나아가 모조리 잡아죽인다면, 뱀을 잡아 먹어야 사는 동물들 사이의 먹이사슬은 어떻게 되나요? 

그래서 우리는 성경 속의 저런 상징과 비유에 대한 해석을 백분 신중을 기하여, 조심해서 지혜롭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상, 도움되는 답변이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