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의 매일묵상
마태복음 12장 1-13절 말씀
유년 시절, 부모님과 훌륭한 주일학교 반사님들을 통해서
신앙으로 양육 받은 것은 참으로 큰 복이다.
나의 교사들 중 한 분인 이 선생님은
늘 먼저 주님의 사랑을 가르치셨고
따뜻한 긍휼과 용서를 말씀해 주셨다.
시골 교회에 물론 흥미로운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지만
교회가 편하고 즐거움이 있었고 늘 따뜻했다.
서울로 교회를 옮겼을 때 나 자신도 중/고등부 교사를 맡게 되었다.
어느 주일날 한 학생이 교회 앞 마당에서 기타를 치면서
복음성가를 부를 때 저쪽에서 큰 고함소리가 들렸다.
"교회에서 기타를 치지 말라"는 어느 장로님의 목소리였다.
교회 건너 편 동네에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어서
어린 학생들에겐 늘 유혹이었다.
그래서 어른들 몰래 군것질을 하곤 했는데,
걸렸다 하면 "주일날 무슨 짓이냐"는 고함소리가 나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러다 보니 주교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주일날은 이것 하면 안 되고 저것 하면 안 되고" 식의 교육이 되었다.
누가 정했는지...
교육이 세련되었는지는 몰라도,
좀 더 배운 사람들이 가르쳐서 실력이 있는지는 몰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가 없었다.
주일이지만 주님 안에서의 평안과 자유가 제한된 느낌이었다.
절차와 형식에 더 관심이 있는 주일이었다.
우리는 주일성수를 어떻게 하고 있나?
교회에 출석하는 것, 절차와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온전히 주일성수일까?
주일날은 식당에 가지 않고 물건을 사지 않고 거래를 하지 않고
텔레비전 시청 안 하면 온전한 주일성수 일까?
오늘 주님과 바리새인들과의 안식일에 행함 문제 해석을 두고
심한 갈등 양상을 보이며 논쟁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단순한 말씀과
일하지 말라는 말씀에 아주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 놓고 그대로 안하면 안식일을 어기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들의 기준은 말씀인 것 같지만
그 말씀을 해석한다고 하면서 달아 놓은 자신들의 유전(tradition)을 잣대로 삼고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웠다.
안식과 쉼이 있는 안식일이 아니라
수많은 제약들 때문에 마음 졸이고 눈치 보며
피곤과 스트레스를 양산하는 불안과 비 안식의 결과를 낳았다.
주님은 안식일의 본질, 왜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제정하셨는지
그 목적과 의미에 관심이 있으시다.
안식일 지키기를 문제 삼으신 게 아니라
바리새인들의 좁고 편협한 생각,
의미와 본질보다 제도와 의식에 치우치는 것을
나무라신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마12:7).
엿새 동안 전쟁터 같은 세상 삶 가운데서 지치고 피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주 안에서 쉼을 누리고 평강을 얻는 것에 관심을 가지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고 주님 안의 참 쉼으로 초청하신 주님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마12:8)이심을 선포하신다.
그리고 손 마른 사람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미신다.
병으로 인해 낙심되고 피곤한 인생에게 손을 내밀어
참 안식과 평강으로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
"이에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손을 내밀라 하시매 저가 내밀매
다른 손과 같이 회복되었더라"(마12:13).
우리의 주일성수는 어떤가?
주 안에서 기쁨과 위로와 쉼을 누리고 있나?
예배를 드리며 온전히 우리의 중심을 주님께로 향하게 하는가?
엿새동안 세상에 지치고 피곤한 삶을 살던 교우들이
교회에서 주님을 만나 뵙고
형제자매인 성도들과의 사랑의 친교를 통해
참된 쉼을 누리기를 기도한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나를 청종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으로 먹을 것이며
너희 마음이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 영혼이 살리라" (사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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