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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컬트&오컬트

'망령 달래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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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 잔 에드워드



한국 후암정사의 차길진 법사(후암문화공간 대표)가 수 년전 망령 달래기를 하러 뉴욕엘 왔었다.

9.11 테러 3 주년을 맞아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을 위로하려고 '진혼제'를 올렸다나. 생사람과 고인의 영혼 사이의 '연계', '전생'을 논하는 그는 '구천'을 헤맨다는 혼령들을 불러 한을 풀어주는 '천도', 불교식 진혼의식인 자칭 '구명시식'으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요즘은 '월간조선'에 글을 쓰고 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한때 그의 후암정사는 한국과 해외 곳곳에 지부를 뒀다. '천도', '구명시식' 등의 말을 듣노라면 카톨릭의 연옥설이나 진혼미사 등이 연상된다. 물론 이 모두가 비성경적이다.

차 법사와 비슷한 사람으로 미국의 잔 에드워드가 있다. 내세의 망자들과 산 사람들을 '연결'지어 주는 '크로싱오버'란 프로그램과 '나중 삶-저승에서의 응답'(After Life-Answers from the Other Side)이란 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에드워드는 악명 높은 사이킼 미디엄(영매)이다. 구설수도 많다. 여기저기 차 법사의 글을 읽어 보면 (에드워드가 불교와는 무관하겠지만) 에드워드와 별 다름 없는 일종의 영매로 생각된다. 에드워드의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사람은 그가 정말 저승의 망자와 통하는 '신통망통'한 재간을 갖고 있는 줄로 생각한다. 차 법사 역시 '영혼과의 대화자', '영 능력자'로 통한다.

성경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긴 있다.
이스라엘의 첫 왕 샤울의 군대가 펠레쉩 족 군대에 대패해 왕이 자살하기 얼마 전, 산골 무당의 중개로 슈무엘의 '혼령'과 만난 사건이다. 구약 슈무엘A(삼상) 28장에 기록돼 있다. 샤울이 엔도르의 무당(마녀)을 찾아간 이유는 하나님이 이미 꿈과 우림/툼밈, 대언자 중 어느 방편으로도 그에게 응답하지 않으시므로 마음이 급박해서였다. 성령은 이미 오래 전 그에게서 떠나셨던 것이다.
그런데도 샤울은 변장을 하고 밤에 비밀리에 이 무녀를 찾아가 신접한 술법으로 슈무엘의 혼령을 불러 올리라고 부탁했고 이 여인이 망자 "불러 올리기"를 시도했다. '신접한 술법'은 오늘날 강신술/영매/무당(샤만) 등과 별 다름 없다. 하나님이 성경에서 극히 혐오하신 행위(abomination)다.

많은 사람들이 구천을 떠도는 고인의 원령의 존재를 믿는다. 심지어 기독교인들이란 사람 중에도 그런 이가 있다. 베뢰아아카데미/성락침례교회의 김기동 목사는 [귀신=죽은 자의 영]이란 공식을 교설로 내 놓기도 했다. 차 법사는 "귀신은 죽은 사람의 혼이고 영혼은 산 자와 죽은 자를 통틀어 말하는 것"이라고 나름으로 설파했다.
귀신이 죽은 사람의 영이거나 혼이란 얘기는 성경 어디에도 없다. 성경은 분명히 사람이 죽으면 즉시 고인이 생시에 믿은 바에 따라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떠도는 유령은 뭐고, 초혼은 뭔가? 유령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한때 잘못 믿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초자연적 존재다(마14:26. 참고: 루카복음 24:39의 일부 한글번역들은 잘못돼 있다. 뼈와 살이 없는 영은 천사와 악령들의 영도 마찬가지다). 유령으로 보이는 존재는 정말 구천을 떠도는 고인의 혼령이 아니라 고인의 지난 삶을 잘 아는 '친숙령'(familiar spirits)들 즉 악령 그룹이다. (여기서 '친숙령'이란 말은 제임스왕역본 성경에서 빌린 말이며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예: KJV 슈무엘A 28:7).

친숙령들은 고인을 잘 알기에 고스란히 흉내 낸다. 심지어 예수님 비슷한 인상까지 흉내 낸다. 마녀 출신으로 예수님을 믿은 조해너 마이클슨 여사의 글을 보면 전자장치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으로 나타나 한때나마 저자를 속인 악령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결국 에드워드나 차길진 법사가 "만나는" 영혼들은 친숙령들인 것이다. 에드워드나 차법사가 뭐라고 고상한 이름을 남용하든 간에, 그들은 본질적으로 신 내린 무당과 별 다를 바 없고.

사람이 한 번 죽고 나면 고인의 영은 결코 어떤 방법으로든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게 성경에 따른 정석이다. 주님이 오시는 마지막 날 성도들끼리 함께 만나는 것밖에. 그러기에 죽은 사람을 '성인'으로 부르고 위하여 기도하거나 중보자 또는 수호자로 모시는 카톨릭의 관습도 잘못된 것이다.
또한 산 자는 죽은 자를 결코 위로할 수 없다. 신교에선 '진혼곡'(레퀴엠)을 연주할 수 없고 진혼미사를 할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백악관에 있을 당시 영매의 도움으로 링컨이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부인의 혼을 "만났다"는 일화가 있다. 성경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 "만났다"고 믿는다면 그녀의 신앙이 엉터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샤울이 만난 슈무엘의 '영'은 도대체 무슨 존재인가..?
두 가지 학설이 있다. 이 때에 한해서 하나님이 특별히 초자연적으로 개입하셨거나, 또는 복사판 친숙령이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후자로 믿는다. 죽은 자는 믿음 있는 자만 천국에 살 뿐 무능하다(시 115:17, 전 9:6, 이사야 26:14, 38:18).

마찬가지로 산 사람이 죽은 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몰몬교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침례를 받는 것은 성경(코린토A 15:29)을 오해한 것이다. 파울 당대에 주변에 그런 이교도의 행습이 있었다는 것을 말했을 뿐이다. 오죽 부활을 안 믿어주면 그런 예화를 들었겠는가? (앞 뒤 문맥을 살펴보도록.)

산 사람은 고인의 생시를 가끔 추억만 할 뿐이다. 추억이 지나쳐 잊지 못할 그리움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고인의 사진을 일일이 남겨두는 것도 별로 바람직하진 않다. 소위 '추모예배', '추도' 행사 따위도 조심해야 한다. 고인의 영혼을 다시 만날 길은 주님이 교회의 휴거(들리움)를 위해 오시는 날 뿐이다. 믿음 가운데 죽은 고인의 영들은 그때 되살아난다. 

그리고 성경은 죽은 사람의 혼백을 '불러내는' 강신제/초혼 따위를 무섭게 경계하고 저주한다(레20:6, 사8:19). 성도는 죽은 사람을 만나려 하거나 속삭이거나 대화를 나누려는 행위 즉 네크로맨시(necromancy)를 해선 안된다. 또 엎드려 절하거나 섬겨서도 안된다.

이 모두가 하나님이 엄금하신 일들이다. 죽은 사람과 교제하려는 행위는 곧 악령과의 친교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