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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순복음'을 싫어하는가?




뒤틀어서 오해하진 말아 달라.
'순복음'을 싫어 한다고 성경대로의 순수 복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또, 제목이 순복음 사람들을 미워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교파/교단, 비신자들과 꼭 같이 그들의 영혼을 사랑한다.  
[ 티엘티에 순복음계 독자들이 있는지는 모르나, 있다면 그들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제목만으로 열 받기 전, 글을 끝까지 잘 읽고 필자의 본 의도를 파악해 주길 바란다. 그러고 나서도 필자에게 경원 내지 혐오감을 느낀다면 그건 필자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다. ]

"그건 궤변 아니냐? 싫다면 미운 거지.." 할지 몰라도, 예수님이 '독사의 자식'들로 비유하신 당대의 종교 지도자들을 싫어 하셨다고 해서 그들의 영혼을 미워하신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순복음 사람들이 곧 독사의 자식이란 말은 아니다.

사실 나는 순복음 사람들을 유난히 깊이 혐오해 온 몇몇 목회자들을 알고 있다. 그들 앞에선 되레 순복음 사람들을 변호해 주려고 했던 나였다.
 
그러나 이제 '순복음'이란 이름..솔직히 지긋지긋하다. 당초 그들의 순수했던(?) 의도와는 달리 이젠 한낱 위선적인 명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ㄱ.
사실 '순복음'이란 명칭 자체가 모순이다. 당초 단추가 잘못 껴졌다. 복음이면 성경대로의 복음이지 순복음은 또 뭔가. 성경 복음 중에도 순수복음이 따로 있는 양 착각을 준다. 또 특정 노선만이 곧 순수복음이며 기타 노선은 '잡복음'인 듯한 뉘앙스도 풍긴다.
그리고도..순복음이 미국 Full Gospel의 번역이었다면 '온복음'이었어야 한다. 순복음이라면 오히려 "pure gospel"일 것이다.  

아무러나..오늘날 미국 온복음계나 한국 순복음계를 보면 정말 의도대로의 온전한 복음이고 순수한 복음인지 의혹스런 마음만 든다.  

미국 하나님의성회도 목적영성입네, 관상영성입네를 적극 받아 들이고 이젠 교단 신학교에서까지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선이 있을 때마다 정치성을 띨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ㄴ.
오래 전 신학교 다닐 때, 어떤 친구는 당시 한창 뜨던 순복음 명사 C 목사의 목소리와 말투를 흉내내어 주변 친구들을 감탄시키며 웃기곤 했다. 또 기숙사 지붕 위에다 딴 친구를 데려다 놓고 방언연습을 시키던 친구도 있다.

C 목사의 특유한 말투는 그의 측근과 수하와 모든 주변 사람들의 모방 대상이(었)다. 목사라면 흉내내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 마디로 C 목사의 말투라도 흉내내지 않으면 그 아래서는 '출세'하기 힘든 모양이다.
누군가는 C 목사를 꿈에 보고 예수를 믿게 됐다든지 병이 나았다든지 그런 유의 얘기들도 흔했다.

이런 현상이 다 뭔가..이게 '순복음'인가? 왜 예수님이 아닌 C 목사인가? 뭐가 잘못돼도 잘못된 것이다.
게다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고 C 목사는 몇 년 전 해괴한 다원종교적 발언을 해서 말썽이 된 적이 있고, 고은광순 씨의 칼럼 '왜 개떡 같은 목사들이 많은가?'에서 비판된 특정 내용(염문)에 대해 아무런 공식 대응이 없었다.

그밖에도 C 목사는 시한부 종말 예언, 노골적인 기복주의 등 수많은 문제를 뿌려 왔으나 순복음계에선 그에 관한 이렇다 할 검증이 없이 여전히 '순복음'의 상징 내지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아무 검증 없는 이름만의 '순'복음계라는 뜻이겠다. 그게 어떻게 순수 복음일 수 있는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ㄷ.
나 자신, 순복음과 연(緣)이 있었다면 있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것이 한때나마 그들에게 호감을 가졌던 계기였다.

오래 전 성령침례 받을 때, 본의 아니게 미국하나님의성회에 소속된 분의 도움을 받게 됐다. 방언이 안 나와 1년간 하도 실망스러웠다가 어느 여름 날 늦은 밤 아내한테 억지로 끌려가 그 분과 함께 기도한 게 나로선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였다.
그 후 여태까지 수 십 년 간 계속 방언을 즐기고 있으니까. 지금도 생각해 보면 참~ 하나님과 그 분에게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 뒤 제자나 종처럼 자의반타의반으로 그 분에게 한동안 끌려 다니다시피 했다.
갓 신혼살림이나 다름 없던 처지에 젊은 아내를 혼자 집에 놔 두고 타주로 다니면서 며칠 집을 비운 적이 있었다.
아내는 혼자 지내는 무서움을 극복하느라 냉장고에 단것을 들여 놓고 마구 먹어 치우다  종국엔 믿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했노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의 감동을 받아 미국인교회에 등록하자, 그 분은 달가워하긴커녕 의아스러워 하면서 우리를 도로 데려갈 의도로 거기까지 따라와 예배 도중 공개 방언까지 했다. 그 직후에 잠자코 있던 미국인 담임목사 말씀이 "역사상 처음으로 통역이 안 된다"고 웃으며 해명하셨다.

그 후 그 분과는 잠정적으로 단교 상태에 들어갔다.


ㄹ.

순복음 사람들, 정말 유다른 데가 있다.
열심이 너무 지나치다. 성령님의 뜻대로 온유하게 개인이 자연스럽게 방언을 시작하도록 그냥 곱게 놔 두질 않고 곁에서 정신 산란하게 온갖 반주를 넣고 추임새를 넣는다.

"방언을 못하면 구원을 못 받은" 것이라는 가히 이단적인 말도 순복음계에서 나왔다가 순복음계 자체에서 경각시키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찬송가나 노래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모조리 박수로 반주를 넣다시피 한다. 그러나 박수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와 노래가 있다.
그래서 교회 내 박수현상은 수많은 타 교파로 번져갔다.

성령님은 박수파? 박수로 영광 돌리기? 천만에다. 박수는 사람들이 신나고 흥겹고 좋아서 하는 것일 뿐이다. 큰웃음처럼 박수가 건강에도 좋다지 않는가?

박수로 깨지는 분위기가 있듯 경배시간도 박수가 전혀 안 맞을 경우가 더 많다.
박수로 믿음의 '도수'를 정해 놓고 한사코 강요한다면, 역시 박수를 애호하는 공산당의 프로퍼갠더와 다를 바 뭐겠는가?

구약 성경에 나타난 박수는 고대 히브리 성전의 타악기 쩰츨림(심발즈의 전신)처럼 시편 노래 도중 호흡하는 부분을 표시하는 데 사용됐을 뿐 오늘날 같은 리듬박수가 아니었다. 고대음악은 읊조리듯 흘러가듯 불렸지 리듬이란 개념이 극히 희박했다. 

오늘날의 방언에는 순복음계나 오순절계가 일조한 것은 사실이되 숨어서 방언하는 사람은 역사 속에 언제나 존재해 왔으며, 순복음계나 오순절계의 전유물도 특권도 아니다.
으스댈 것도 독과점할 무엇도 아니라는 말이다.

성령께서는 순복음/오순절계가 아니더라도 방언할 사람은 얼마든지 두셨다는 얘기다.
그리고 물론 2000년 전처럼 오늘날도 신자가 방언하는 것은 성경에 나타난 성령님의 뜻이다.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것은 물론 자유 견해이겠다.


ㅁ.

미주는 물론 세계의 대표적인 한인 순복음계 교회인 뉴욬의 모 교회는 몇 년 전 경배의 전당 겸 문화 전당 기능을 겸한 큼직하고 근사한 장소를 꾸며 놨지만, 최근까지 미국에서 유행해 온 온갖 첨단 이상(異常) 영성들을 아무 검증 없이 닥치는 대로 한인교계에 선보이고 뿌리는 일종의 영성보급소 내지 잡영성의 전당 구실까지 하는 것이 실로 우려스럽고 유감스럽다. 자의이든 또는 (단지 장소만을 빌려 주는) 타의이든.
보아 하니 거기서 "명사의 영성"들이 진리로 통하는 모양이다.

오순절 성령신학은 강력하고 상당량이 성경적인 것도 사실이지만, 순복음계가 영이 밝고 분별에 밝다는 말은 이미 옛날 얘기가 돼 버렸다.
세계적이고 대표적인 인사인 C 목사가 저렇게 변질됐으니 이젠 더 '순복음'이란 말이 걸맞지 않다.

미국 '온복음'계도 날로 타락해 간다.
교단 신학교에서 그것도 목회학 박사 과정에서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버젓이 관상영성을 가르칠 정도면 막말로 볼 일 다 본 거 아닌가.
그 '목회자'들을 통해 교인들에게 예수님이 가르치신 기도 대신 관상기도를 가르치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카톨맄 사제나 수사들과 차이가 뭔가.


ㅂ.

'온복음'이란 말이 따로 필요 없이, 우리 모두 성경 말씀대로 따를 때, 복음의 순수와 혜택을 모두 실천하고 즐기고 누릴 수 있다.

순복음계나 온복음계나 이젠 '순'/'온' 따위의 앞 머리를 떨굴 때가 됐다.

복음은 그냥 성경 대로 있게 하라!
성경 그대로의 복음이 곧 순복음이고 온복음이다. 특정 교파의 것이 아니다.

참조:

타락길 재촉하는 미하나님의성회 영성 

조용기는 왜 뉴에이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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