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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정.결혼

남녀 간의 의사소통 (neuhaus / 뉴하우스)




남녀 간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법(communication)을 통달한다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 여기서 남녀 또는 남자와 여자는 막연한 남녀이기보다 주로 미래/현재의 배우자를 뜻한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 

일반적으로 의사소통은 말하는 것과 내가 의도한 바 그대로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양면성의 어려움이 있다. 설상가상, 타고 난 남녀차로 말미암아 남녀 사이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몇 배나 증가한다.
남자와 여자는 자신만의 추정과 관점을 갖고 있기에, 서로 하지 않은 말을 듣기도 하며, 상대가 한 말은 전혀 듣지 못하기도 한다.  

구두로 표현되지 않는 다른 의사 표현들, 그리고 서로 "끌고 당기는" 의사소통은 결혼생활을 좌우하는 결혼 '법칙'을 구축해 나간다. 이런 의사소통은 장기간에 걸친 상호작용의 유산을 일구는 훈련 현장과도 같아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남녀는 서로 의사소통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에도, 남녀는 결혼한 사실 또는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만으로 저절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리라는 잘못된 통념을 갖고 있다. 오히려 결혼 몇 년 차를 불구하고 남녀는 서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워 가야 한다.
남녀 간의 대화가 생각처럼 그리 쉽고 모두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모든 관계에 있어서 숨을 쉬게 하는 신선한 공기와도 같다. 의사소통 기술이 없이는 기대가 실현되지 않아서 받는 스트레스로 때문에 남녀는 '질식사'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녀차로 인한 갈등 


완전히 다른 가정에서 자란 전혀 다른 두 남녀가 오랜 세월 동안 한 가정을 이루어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집안 대소사의 결정과 결단 방법, 문제 해결 방식, 돈 쓰는 방법 등 여러 측면에서 남녀는 서로 생각이 다르다.
이런 차이는 당연히 남녀가 서로를 오해하거나 틀린 추정을 하거나, 싸움까지도 하게 한다.  
그런데 이런 갈등과 문제를 반드시 다 나쁘다고만 볼 필요는 없다. 사실, 남녀 간의 친밀감은 이런 갈등을 겪어 가면서 구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녀 사이가 성숙하면서 자연히 갈등과 문제는 줄어 든다.
왜냐하면 건강한 결혼생활을 하는 남녀는 갈수록 배우자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 초에는 갈등은 있게 마련이고 경우에 따라 정도가 꽤 심각할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이런 갈등과 남녀의 차이를 몇 주 안에 해결할 수는 없고, 당연히 많은 시간과 사랑,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금슬이 좋은 대부분의 남녀도 결혼 초기에는 나름 갈등의 시간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들은 서로 다르다는 점과 각자 선호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강조하다 보니, 갈등과 문제들이 오히려 상호이해와 관계발전에 도움이 된 것이다.

갈등과 문제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나와는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서로 다른 정서적 또는 영적 필요를 알게 된다. 그러나 갈등이 생길 때 그냥 그것을 무시하거나 저절로 사라지겠지 하면, 그 갈등이 심각한 위험으로 다가 오고 관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따라서 갈등이 있을 때 방치하지 말고 즉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여자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여자들 여럿이 모여 텔레비전을 보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여자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 반면에, 남자들은 텔레비전 시청과 대화가 동시에 가능하지 않다. 남자는 대화를 하려면, 텔레비전 시청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대화를 동시에 하는 이유는 수다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며, 소파에 앉아 말 없이 텔레비전 시청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모욕적인 처사라고 생각한다는 점이 남자와 다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남자가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여자는 속상해 하고, 남자가 말이 없거나 적은 것을, 둘 사이의 관계에도 신경 쓰지 않고 상관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말을 하는 것이 정보나 어떤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이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 아닌 것이다. 많은 남자가 "우리 대화 좀 합시다"라는 식으로 아내가 접근해 오는 것을 피하는 이유는, 왜 대화를 해야 하는 줄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알아야 하고 필요한 정보를 나누었으면 됐지, 왜 의미 없는 대화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시간 낭비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대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여자 쪽이 이해하여야 하는 것은, 대화는 남자에게는 감정적으로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남자는 대화를 힘들어한다. 왜냐 하면 언어는 남자가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왼쪽 뇌에서 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자는 양쪽 뇌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가 수월하다.

남자의 뇌는 정보를 철저하게 분리된 방법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훌륭하고, 이 정보를 나누고 따로 저장하는 능력도 있지만, 이 정보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화하는 것에는 서툴다고 한다.


침묵은 독이다

남자는 자신의 머리 속에서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장시간 앉아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화가 났거나 아내와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조용히 있기를 원할 뿐이다.

하지만 남녀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남자가 침묵하면, 여자는 남자가 다정하지 않거나, 삐쳤거나, 대화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사실은, 어떤 감정적 동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관계적인 무언의 표현도 아니며, 그냥 말을 안 하는 쪽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남자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신의 이런 침묵이 여자에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자가 자신의 이런 성향을 조심하지 않으면, 전혀 입 밖으로 말한 적이 없지만, 결국엔 “당신은 나와 시간을 나눌 자격이 없어.”, 아니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안 해.”, “저리 가, 나 좀 괴롭히지 마.”라는 무언의 대화를 한 거나 다름이 없다고 보면 된다.


많은 남편들이, 자신이 전혀 말 한 적 없는 부정적인 언사에 대해 아내에게 비난받은 적이 있을 거다. 어이 없지만, 말 대신 침묵으로 다 말을 했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 중 남녀가 서로 친밀감을 갖게 하는 행동 중 하나가 대화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남편들이 원하는 친밀감은 성적 친밀감이다. 그렇지만 대다수 남편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면, 아내와의 성적 친밀감의 비결은 바로 대화라는 사실이다. 

남자는 여자와 대화하고 경청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남편이 아내와 대화하는 법을 배우면, 서로의 친밀감은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된다. 때로, 덤덤해진 결혼 생활에 다시 로맨스의 불을 지피기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역시 대화임을 알아야 한다. 


문제 처리의 방법

시리즈 앞에서, 남자의 뇌는 인생의 여러 이슈를 위한 여러 방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했다. 

삶의 이슈가 있을 때, 남자는 문제를 큰 소리 내어 말하지 않고, 머리 속에서 거듭 생각만 한다. 특정 문제에 걸맞은 머릿속 방에다 넣어 두고,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까지 정신적으로 이 방과 “빈방”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이러는 동안, 남자는 무표정하거나 조각상 같기도 하고, 거의 탈진 상태와 같기도 하다.

여자는, 남자의 이런 모습을 남자가 삶에 흥미를 잃었다든가 아니면 우울해 하는 것으로 보고, 남자의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서, 또는 관계를 돈독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애정 어린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의 이런 행동은 자신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으로 여기고, 아내의 이런 시도를 분개해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가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말미암아 남자 둘이 낚시를 가서는, 온종일 배 안에서 별 말도 없이 지내다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오랜 침묵의 시간을 갖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온전해지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자는 이런 남자의 침묵하는 성향을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면, 여자는 문제를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밖으로 터 놓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질식하는 것 같이 느끼기 때문이다. 

여자의 뇌는 철사로 된 큰 공과 같아 모든 것이 서로 얽히고 설켜 있으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컴퓨터로 대화할 수 있는 인포메이션 하이웨이와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가 어떤 이슈를 토론하고자 할 때는, 언제고, 다른 이슈를 참고할 권한을 미리 예약해 놓은 것과도 같다. 왜냐면 여자에게는 단번에 모든 이슈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자는 침묵 가운데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여자가 당면한 문제는 말로 터트리기 전까지는 머리 속에서 맴돌게 되어 있다.

남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묵으로 빠지는 것을 여자는 견디지 못하듯, 남자도 여자가 문제를 지나치게 크게 떠들어 데는 것을 못 견뎌 한다. 

남녀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 것을 이해하면, 많은 갈등이 줄어 들 수 있다.


남녀가 사용하는 다른 코드

남녀는 의사소통을 위해 나름의 코드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의 코드를 배우지 않으면 쉽게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는 문자적이지만, 여자는 사실보다는 감정을 소통하고 자극한다.
남자는 직설적이며, 여자는 간접적이다.  

      “무슨 속상한 일이 있어?”하고 남편이 아내에게 묻는다.
      “아니, 없어.”라고 아내가 대답한다.


아내의 이런 대답에 남자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고 충분한 의사소통이 되었다고 여긴다.

그러나 남자의 실수는 “없어.”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는 데 있다. 여자가 “아무 일도 없어.”라는 것은 실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남자에게 화가 나 있다는 말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반대로, 여자는 남자의 대화 코드를 배워야 한다. 남자와 효율적인 대화를 하려면, 여자는 에둘러 가는 대신 직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남자에게는 미묘한 힌트라는 것이 안 통하기 때문이다.


내면적인 대화 

남자가 의사 표현을 할 때는 대부분 자신이 뜻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하고, 표현한 것 전부가 자신이 뜻하는 바이다. 남자가 표현하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숨겨진 의미나 뜻하는 바가 없으며, 말을 했어도 말한 것만 의미하지, 여자가 추측하는 표현된 것 외의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여자는 이런 남자의 의사소통법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더 “깊은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찾으면 찾을 수록,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가 깊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의 내면을 캐내는 방법은 주로 직접 캐내는 것이다.

여자가 남자와 대화를 할 때는 양파 껍질 벗기듯 여러 층을 걷어 내야 한다. 남자가 목소리의 톤이나 신체언어로 신호를 보낸다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 남자는 목소리 톤이나 신체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는 뉘앙스의 대가(大家)이다. 어휘는 대화의 조각에 불구하고, 대화 과정 중 표정과 손짓, 그리고 목소리의 억양으로 대화하고 또 이 모두로 분석한다. 여자는 의도적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여자의 뇌는 남자가 놓치는 음량과 피치의 톤 변화를 분별하는 능력이 있어, 다른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는 사람의 목소리에 담긴 무례함을 실제로 들을 수 있다. 

여자는 대화의 뉘앙스와 조화를 잘 이루는 관계로 행간의 의미를 또한 잘 파악한다. 그러기에 여자에게는 어떤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거 보다는 어떻게 말을 했느냐가 중요하고, 무슨 의미에서 한 말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어휘 자체 뿐 아니라 함축된 내용도 분명하게 의사소통 하는 것을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함축된 의미는 반드시 결과를 초래하기에 그렇다. 이 중요한 세부사항을 놓치면, 남자 자신과 둘이 대화하고자 하는 이슈 사이에 다른 장애물이 놓이게 되는 위험이 따른다. 
 

여자는 하나님이 아니다

여자는 대화 중 행간을 읽을 줄 아는 기막힌 능력이 있다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남을 판단하는 죄를 범해서는 안 된다. 판단은 다른 사람 행동의 동기를 모르면서 동기를 부여할 때 하는 행동이다.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인 억측을 하기 전에, 여자는 자신의 남자를 이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남편이 조용하면, 아내를 바보로 여기고 있다고 지레짐작하지 말아야 한다. 남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안다고 넘겨 짚어서도 안 된다. 사람의 중심을 아는 분은 하나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오랜 경험을 통해 상대에게 직접 묻지 않고도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짐작'할 수는 있으며,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미리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성숙한 남녀는 서로의 필요를 묻지 않고도 알아 차린다.

그러나 남녀 사이에 많은 상처와 판단으로 관계가 곤경에 처해 있다면, 서로의 마음을 읽으려 하는 것은 관계를 더 힘들게 한다. 

추정은 의사소통의 기어를 혼잡하게 한다. 그리고 이런 추정은 결혼 관계의 불협화음을 조성하기도 한다. 더 깊은 의미를 캐기 위해 아내는 내면에 대한 직감으로 어느 결론에 도달하고, 남편은 표면적인 상황 판단으로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여자는 의사소통을 마치 보물 캐듯 하고, 남자는 마당의 낙엽 긁는 것으로 비유한다. 남자는 낙엽을 긁어 백에 담으면 일을 마친 것으로 생각하나, 내면이 궁금한 여자는 아직도 불확실하거나 불안해 한다.

그렇다면 누구의 방법이 옳은가? 남자의 표면적 접근인가 아니면, 여자의 내면적 접근인가?
둘 다 옳다고 한다. 

효율적인 대화는 이해심과 결부된다고 한다. 남녀는 서로 다르므로 둘 다 이해하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심을 갖는 것은 서로 알려고 하는 노력이다. 이해 받으려 하기보다는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거리를 좁힌다. 이런 이해하려는 노력에 익숙해지면, 서로 이해하려는 과정의 많은 어려움이 저절로 완화된다.

이해하려는 노력은 신선한 대화가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왜 당신이 그렇게 느꼈는지 알 거 같아.”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남녀가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은 많은 관계가 이혼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