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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정.결혼

남녀 차의 신비 (뉴하우스/neuhaus)




남녀는 누가 보아도 신체적 그리고 생리적으로 명백하게 다르다.
남녀는 뇌 기능도 다르며, 서로 느끼는 바도, 원하는 것도, 의사소통 방법도 다르다. 그런데 이런 남녀의 생태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가 관계의 불협화음과 가정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녀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리대로 자신의 성별에 순응하는 삶을 살 수 없거나, 자신의 성별은 우월하게 여기고 상대를 하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관계라면, 남녀는 이런 부당한 취급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된 행동을 하고, 다투거나 아니면 도피하게 마련이다. 결국 서로 멀어지게 되고, 어느 남녀 관계나 결혼에 절대적인 요소인 친밀감을 갖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전술한 대로, 남녀는 뇌 기능에 차이가 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뇌 기능의 차이는 시각적, 청각적 차이를, 그리고 결과적으로 행동의 차이를 의미한다. 하지만, 남녀의 이런 ‘머리’의 차이를 ‘마음’(heart)의 문제로 인지하게 되면서, 남녀 간에 많은 오해를 낳고, 오해는 판단과 단죄하는 실수로 번져 간다. 

1990년대에 활발하게 진행된 뇌 기능에 대한 연구는 남녀의 다른 뇌 기능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자연히, 남녀 관계를 돕기 위해 남녀 차에 관한 수많은 도서들이 쏟아져 나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 이런 연구 결과는 일단 남녀의 다른 뇌 기능을 일반화한 이론이므로,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읽기를 바란다.

몇 가지 요점만 추리면 아래와 같다.


서로 다른 뇌 기능

남자는 분석하는 시스템이 발달한 반면, 여자는 주변 환경과 사람의 감정을 더 잘 읽는다. 뇌의 양쪽 반구에서 하는 활동이 각각 다르다. 왼쪽 대뇌는 논리와 추리를 담당하고, 오른쪽 대뇌는 감정, 느낌, 미적 판단,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담당한다. 

85%에 달하는 남성은 주로 왼쪽 뇌를 사용하는 사고(思考)형’이라고 한다. 그래서 삶에 접근하는 방법도 매우 논리적이며, 일 중심이다. 이러한 성향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나 인관 관계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느낌이나 미적인 시각 그리고 깊은 관계 형성을 조성하는 오른쪽 대뇌의 기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신 대부분의 남자가 왼쪽 뇌의 성향을 극복하고, 오른쪽 뇌의 기능으로 전환하려면 엄청난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남자는 자신의 느낌과의 연결이 쉽지 않다. 이런 남자가 좌뇌의 성향을 극복하고 우뇌의 성향을 회복하려고 투쟁하는 상황을 여자는 남자가 거짓말하는 것으로 오해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은 이런 과정 중, 남자가 위선자처럼 보인다고 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왼쪽 대뇌에서 오른쪽 대뇌로 이전이 쉽지가 않은 까닭에 그렇게 비취는 것일 뿐이다.

여자 아이에게는 자연스럽게 동정심이 유발되지만, 남자 아이들은 동정심도 가르쳐야 된다는 청소년 전문가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남자는 일방적인 사고를 주로 한다. 좌/우 뇌 두 곳에서 동시에 생각하는 법은 거의 없고, 오른 쪽 아니면 왼쪽 뇌에서만 생각하기에, 두뇌 사이에 상호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여자의 뇌는 뇌 세포 사이에 나뭇가지 연결이 남자의 뇌에 비해 훨씬 많아 남자보다 뇌세포를 더 능률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좌우 양쪽 뇌 사이에 고장이 나는 법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두 뇌 사이와 뇌 안에서 수많은 신경세포 연결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자연히 두뇌는 상호작용하며 동시에 양쪽 뇌 사이의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자는 자신의 환경을 한 가지의 관점 이상에서 바라 본다. 그리고 논리와 추리의 기능을 감정과 관계의 기능과의 병렬이 가능하다. 여자의 생각은 훨씬 복잡하고 항상 느낌과 늘 접촉하며, 남자보다 감정 표현이 자유롭다. 유대 형성이나 친화력 또한 월등하다. 

이러한 타고난 성향이 여자가 주로 아이를 돌보는 이유라 하겠다. 어느 사회이건 남자가 이 역할을 대신 하는 곳은 없는 이유로 볼 수 있다.

많은 여성은 이런 뇌의 연결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자신이 남자보다 더 능률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추정하는 반면, 남자는 여자의 이런 뇌의 연결 시스템을 잘못된 배선의 증거로 보기에, 알고 보면, 남녀는 서로에게 방해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남자의 뇌는 여러 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남자의 뇌는 구체적인 용도를 위해 구분돼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양쪽 뇌가 나눠져 있는 이유로 남자는 주로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전화가 오면 보던 텔레비전도 끄고, 다른 사람도 조용해야 하는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음식을 만들면서 아이는 한 손으로 안고, 그리고 전화도 받는다. 왜냐 하면, 여자의 뇌는 남자의 뇌가 할 수 없는 많은 소리와 업무의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남자는 여자만큼 다중작업을 잘 못 한다는 것이다. 남자의 뇌는 마치 여러 작은 방들이 모여 있는 것과도 같으며, 직장, 아내, 아이들, 돈 등등 모든 구체적인 용도를 위한 방이 구분되어 있다. 

이 다양한 용도의 방은 평소에는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슈가 있을 때는 그 이슈에 관한 방만 열어 대화 내지는 토론하고 다시 제 자리에 넣어 둔다. 절대로 다른 용도의 방을 동시에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남자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을 주로 작업하는 사람이다. 다중작업이 가능한 여자와는 반대이다.


남자의 “빈방”의 정체 
 

용도별로 구분된 남자 뇌의 여러 방들 중 여자가 전혀 모르는 방이 하나 있다고 한다. 이 방은 “nothing box”라고 부른다. 이 안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이렇게 부른다. 실은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방이자, 기회만 생기면 이 방으로 들어 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낚시를 하거나 텔레비전 앞에 있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남자를 보면, 주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남자는 이렇게 전혀 생각을 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남자가 쉬고 있을 때는 70%에 달하는 뇌의 전기 활동은 꺼져 있다고 한다.  

치열하게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다가 귀가하는 남편은 주로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식사 준비하랴 매달리는 아이 돌보랴 정신없이 바쁜 아내를 도와 줄 법도 하건만, 전혀 아랑 곳 없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다. 

당연히 이런 남편을 보는 아내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남자가 쉴 때는 70%에 달하는 남자의 뇌에 불이 꺼져 있는 생리학적 현상을 모르는 아내가 남편을 보는 시각은 게으르고 배려할 줄 모르고, 도울 줄도 모르는 이기적인 남편이다. 

그러나 쉽게 '무관심’한 남편으로 단정하기 전에, 태엽을 푸는 여유를 갖도록 한 후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무조건 알아서 도와 줄 것을 기대하거나 편한 것만 좋아하고 배려할 줄 모르는 남편으로 단죄하는 것보다 훨씬 지혜롭고, 아내가 원하는 반응을 자아낼 수 있다.

반면에 90%나 되는 뇌의 활동을 계속 유지하는 여자는 지속적으로 환경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받아 들이고 분석하기에 바쁘다.

여러 아이가 있어도 아이마다 기분이 어떤지, 정서적으로 어떤지, 이들의 친구가 누군지, 아이들의 희망이 무엇이고, 꿈이 무엇이며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다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남자는 마음 속 한 구석에 아내와 어린 아이들이 있다는 어렴풋한 지식만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차이를 모르면, 아내는 자신 만큼 아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남편이 식구에게 관심이 없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남편으로 단정하고 만다. 

남자는 또한 깊이 생각에 빠질 수가 있다. 한 가지 일에 레이저와 같은 정밀한 사고를 하며,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남자가 자신이 투쟁하고 장악하는 구체적인 일에 몰두하지 않으면, 표류하게 되어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편안하기를 원하며, 자신의 ‘nothing box’의 고독 속으로 빠져 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런 남편들이 조용하면, 아내는 남편이 깊은 명상에 빠졌다고 추측할 때가 잦다. 그리고는 남편과 친밀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돌아 오는 대답은 주로 “아무 것도 아냐.”이다.

    “그럴 리가 있어?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던데?”
    “아니. 아무 것도 생각 안 하고 있었어.”
    “거짓말하고 있지? 어떻게 사람이 아무 것도 생각을 안해?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지?” 라는 식으로 남녀의 대화는 진전된다. 

대부분의 아내는 상처를 받으며, 화를 내고 왜 남편이 자기와 왜 모든 것을 나누지 않는지를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가 아무 생각을 안 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여자에게는 아주 생소한 체험이기에 그렇다. 

그런가 하면 남자는 온종일 치열하게 활동하다가 자신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는 일종의 상급이 아무 것도 생각 안 하는 상태이다. 반면에,  여자의 마음은 항상 이런저런 정보를 다루고 검토하기에 바쁜지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nothing box’ 속에 있는 남자를 전혀 이해 못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유자재로 전혀 관련이 없는 생각을 넘나들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여자는 조용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남편을 보고 마음이 차갑고 자신을 거부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지속적인 여러 생각이 동시에 가능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남녀의 청각적/시각적 차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여자의 뇌는 청각적 그리고 시각적 자극을  받아 들이고 분별하는 뛰어난 능력이 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여자는 사람의 마음을 잘 읽으며 마치 머리 뒤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상황 판단이 빠르다. 그러나 실은 여자가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 음성적, 신체적 언어 처리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이 부족한 남자를 보면서, 여자는 남자가 둔하거나 신경을 안 쓰고, 무관심하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이런 성향은 순수하게 표현된 사실보다는 행간의 의미에 집착하여 오해를 하거나 상대방이 의도하지 않은 생각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경향도 다분하다. 반면에 남자는 여자의 이런 성향을 배척하고 내포된 뜻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두자는 식의 생각을 갖고 있다.

여자는 망막의 색깔을 구분하는 원추형 세포가 다양하여, 색깔의 인식도 훨씬 더 상세하며 주변 가시 각도도 훨씬 넓다. '머리 뒤의 눈' 행동도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기에 가능한 것이다. 남자의 눈은 여자의 눈보다 더 길다고 한다. 그러나 남자의 뇌가 눈을 지시한 것은 마치 망원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지정된 장소에 한정된다. 즉, 남자는 자신이 초점을 두는 것만 보기 때문에 바로 눈 앞에 있는 것도 못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느 아내가 잔뜩 장을 봐 와서 집 안으로 들여 오던 중, 제일 무거운 물은 집 앞에 남겨 두었다. 상하는 물건도 아닐 뿐더러 나중에 남편이 보고 들여 오겠지 하는 기대로 바로 문 앞에 두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남편은 물을 들고 들어 오지 않았다. 문 앞에 놓인 물통을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은 아내의 시각으로는 상상도 이해도 안 되기에, 아내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 이 남편은, 바로 문 앞에 있는 물도 안 들고 들어오는, 배려의식이 없고 게으른 남편이 돼 버린 것이다. 

아마도 물 좀 집 안으로 들여다 줄 것을 부탁하였다면, 그제야 그 남편의 시야에 물이 들어왔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꺼이 들여다 놨을지도 모른다.

여자가 남자의 이런 시각 차이를 이해 못하면, 남자가 멍청하거나 게으른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남자는 주로 위, 아래, 좌우로 그리고 무엇을 찾고 있다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움직인다. 

그러나 여자는 주변 시각으로 순간적으로 다 훓기 때문에, 세부 항목까지 한 눈에 인식한다는 우월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남자는 오히려 여자가 여과장치가 고장 나서 지나치게 세부적인 것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 집 가사 돕기에 충실한 남편이 아무리 말려도 기회만 나면 하는 일 중 하나가 그릇세척기 비우는 일이다. 문제는 몇 가지 흔히 쓰는 접시나 국그릇 외에는 다른 자질구레한 그릇이 어디가 제자리인지 기억을 못 한다는 데 있다. 덕분에 남편이 그릇세척기를 비운 날,  가끔 냄비를 꺼내려고 캐비닛을 열면 제 자리를 못 찾은 크고 작은 냄비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눈에 안 띄는 도구를 찾느라 내가 서랍마다 열었다 닫았다 한참을 헤매기도 한다. 

내 머리 속에 청사진처럼 훤한 부엌 찬장 안의 수납 시스템이 도무지 눈에 안 들어 오는 남편은 부엌에서만은 좌충우돌할 수 밖에 없다. 아내를 돕고자 하는 변함 없는 남편의 ‘일념’을 고마워 하고 그가 멈춘 곳에서 만족해 하지 않으면 수고하고도 아내에게 좋은 소리 못 들을 수도 있는 상황이 우리 집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소리에 민감한  여자의 뇌

여자는 소리를 잘 알아내고 구분하며, 소리가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를 판단하는 기막힌 능력이 있다. 맞은 편에 앉은 상대와 대화를 하면서도 자신과 상관 없는 주변의 대화를 모니터링 한다. 아기의 울음소리도 남자보다 훨씬 잘 듣는다. 

이런 정보를 받아 들이고 처리하는 능력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에 훨씬 민감하고 잘  파악한다. 그래서 다중작업이 가능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낼 수 있다. 여러 명의  어린 아이들을 한꺼번에 돌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가 저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빨래와 같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의 이런 성향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부엌에 들어서면서 다중작업이 가능한 아내는 신문을 보는 남편에게 말을 하지만, 싱글 태스킹만이 가능한 남편은 신문 읽는 데만 집중하기에 아내가 하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한다. 아내는 자기가 한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있었음을 알고는 남편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런 뇌의 기능 문제를 '마음’의  문제로 잘못 인식한다는 것이다.

남자가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설사 ‘어’라고 대답을 하면서 들을지라도 실은 전혀 듣지 못한다. 왜냐면 모든 에너지를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던 일을 중단하기 전에는 전혀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내가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남편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했다면, 그리고 “어, 알았어.”라는 소리까지 들었을지라도, 전혀 기억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여자는 다중작업이 몸에 익어, 사방을 다니면서 말을 한다. 자신은 일을 하면서도 들리는 소리를 분간하기 때문에, 설사 옆방에서 말을 한다 해도 상대가 다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녀  사이에 “내가 말했잖아.” 아니면 “나는 못 들었는데.”라는 대화가 잦은 이유도 이해가 된다.   .

그리고 문제는 남자는 무엇인가 하고 있으면 누가 제동을 거는 것을 싫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대화를 하려면, 남자가 하던 일을 다 끝낼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남자는 무엇인가를 항상 한다는 것이다. 설사 ‘nothing box’ 속에 들어가는 것도 남자에게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감과 해석
 

여자의 직감이란 아주 작은 변화도 금방 알아채고 풀이하는 능력이다.
표정, 기분과 태도의 변화, 신체 언어, 목소리의 톤 등 아주 작은 변화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남편은 아내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다 들통 나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가 같이 파티 장소에 들어서면, 남자의 좁은 시야는 여기저기 조금씩 돌아 가는 상황을 알아차린다. 본능적으로 다른 출구가 어딘지 파악을 한다. 그리고 방 건너에 있는 사람은 알아보아도 바로 눈 앞에 있던 사람은 지나치기가 일쑤다. 반면에 여자는 누가 왔으며 여자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으며 누가 언쟁얼 벌이고 누가 추파를 던지며, 누가 모사를 꾸미는지, 어느 커플이 전쟁 중인지 삽시간에 다 파악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전혀 상관 없는 활동을 다중작업하는 능력이 있다. 왜냐면, 두 뇌 사이에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런 능력은 여자의 공간감각의 문제를 가져다 준다. 목소리의 작은 변화와 신체언어를 잘 읽지만, 방향 감각이 없고 좌우를 잘 구분 못 하나, 일방적인 사고가 가능한 남자에게는 이런 구분이 쉽다. 여자의 어쩔 수 없는 공간감각의 문제는 뇌의 기능의 문제이다. 작은 물건은 잘 찾는 대신 지도를 잘못 읽고 차고문을 들이박기도 하는 이유다.

남자는 논리적이어서 순서에 의해 결론에 도달하는 반면, 여자의 뇌는 마치 최신형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다고 한다. 머릿속에서 기막힌 계산을 하지만, 어떻게 이런 결과에 도달했는지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청소년 여자 아이는 어른 이상으로 성숙하지만, 청소년 남자는 아직도 어린 아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남녀의 다른 뇌기능에 의해 발생하는 이해 안 되는 행동을 ‘마음’의 문제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다 보면, 자기만의 방식을 강요하고 서로 비난하다가 갈등이 저절로 생겨 날 수 밖에 없다. 


집안 일과 식구에게 관심 없는 남편으로, 또는 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남편으로 단정하는 대신,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보완한다는 아내의 시각이 필요하다. 

양쪽 뇌의 연결이 잘 되어 있어 해야 할 일을 미리 생각하고 전체적인 상황 판단이 빠른 여자는 남편이 알아서 안 도와 준다고 또는 대책을 안 세운다고 ‘오해와 추측’으로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으로 몰아 가고 섭섭해하기 전에, 남자의 뇌에 걸맞은 슬기로운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 

불평할 일이 있거나 의사와 요구를 표현할 때는 극한 감정 표현이나 화를 내는 대신, 논리적인 사고에 익숙한 남자의 성향을 고려해 상대방이 마음 문을 닫게 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제재하는 노력도 있어야겠다.  

남자를 이해 못 해 주고 잔소리로 자신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선입관만 갖고 아내를 바라보기 전에 남편은 자신의 필요를 이해시키는 노력도 있어야겠다. 자기만의 ‘빈방’에 들어가 있는 시간도 단축할 필요도 있다. 아내가 할 이야기가 있어 보이면, 의식적으로 경청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겠다. 

남녀는 각기 우선 진지한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성별이 다르기에, 남녀 각자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남녀 연합에는, 남녀가 상대의 강점에 의존함으로써 각자의 약점은 덮어진다는 묘한 상호보완 관계의 법칙이 있다.

남녀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