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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복음서

[마 22:15-22] 속과 겉이 일치하는 거룩한 인격 (김동열)



마태복음22장15절-22절말씀


일 년전 세계 IT산업 선두주자며 경쟁관계인 삼성과 소니의
협력 발표는 업계의 빅뉴스였다.

곧, 그들은 S-LCD를 설립하며 전면적 특허 공유까지 하였다.
두 경쟁사가 협력관계를 모색한 이유는 한 물간 PC 업계 애플이
iPod이란 MP3로 포터블기기 시장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아이팟 충격"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그들이 "적과의 동침"을 택한 것은 ‘이해관계’이다.
서로가 이문만 된다면, 다른 문제는 다 덮을 수가 있다.
설사 문제가 발생해도 다시 헤어지면 그만이다.
바로 "윈-윈전략"이다.

이같은 "윈-윈전략"은 종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자기 종교의 진리를 추구하면서도 타종교의 진리를 인정해 준다.
이들의 종교간의 대화는 실제적으로 세상에 좋은 이미지(?)를 심고 있으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 혜택(?)으로 성당에서 목탁 소리와 불경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찰에서 찬송가 소리와 크리스마스 츄리를 즐기게 되었다.
한 발 늦은 듯 하지만, 진보 기독교 교단에서도 눈치를 보다가
그들 모임에 기웃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놀랍게도, 예수님을 대적하기 위해 이 "윈-윈전략"을 들고 나서는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원들의 환상적인 팀웍을 보게 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뭉쳤다.

단일팀이 된다는 게 ‘오월동주’격이어서 썩 달갑진 않아도,
예수를 공공의 적으로 삼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바리새인들이 가서 어떻게 하여 예수로 말의 올무에 걸리게 할까
상론하고 자기 제자들을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말하되..."
(마22:15-16).

이들의 달콤한 말을 들어보라!
넘어가지 않을 사람, 있겠는가!

"선생님이여! 우리가 아노니 당신은 참되시고 참으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며 아무라도 꺼리는 일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심이니이다"(마22:16).

"올무에 걸리게” 하려는 무리가 근접해온 입바른 표현은
속에서 우러난 존경이 아니라 아양기 어린 아부의 극치를 보여 준다.
외식의 좋은 모델이다.
예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지겹다 못해 치가 떨릴 만큼,
몸서리 나게 싫어하시는 것이 외식이다.

속과 겉이 전혀 다른 흑과 백의 극명한 대조!
겉은 하얀 화벽인데, 속은 썩어 악취가 나는 무덤이다.
도덕의 마지노선인 자기 양심까지 예사롭게 속이는,
무서운 것이 바로 외식 아닌가?

조금 전, 주님 앞에서 “참되시다, 사람의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신다”고
가진 애교를 떨더니, 그 입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말의 전환을 보자.

"그러면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한지 우리에게 이르소서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가하니이까 불가하니이까"(마22:17).

바리새인들이 헤롯 당원들과 한 팀을 이룬 이유는
예수님을 세금 포탈 혐의 현장범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다.

만일 예수님이 세금을 허용한다면 그를 따르던 무리,
특별히 수탈이 심했던 갈릴리 사람들의 원성을 살 것이고,
반대한다면 로마정권에 위협적인 발언이 될 사안이었기에
현장범 체포가 가능하였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답하기 곤란한, 마치 장기에서의 외통수 같은 판국이다.
그러나 주님께는 외통수가 없다.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시지 않은가!"(고전1:25).

우리 주님은 막힌 담을 허시고 바다에 길을 내시며 광야에 강을 만드시는
하나님이시다.

"이에 가라사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22:21).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바리새파와 헤롯당이 합세한 초강팀도 주님의 한마디 지혜의 답변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예상 밖의 현답에 대처할 단계까지 미리 계획할 수준은 못되었다.
다시 돌아가 새 작전을 세우고 재도전하는 수 밖엔, 도리가 없다.

"저희가 이 말씀을 듣고 기이히 여겨 예수를 떠나가니라"(마22:22).

우리 마음을 불꽃같은 눈으로 감찰하시는 주님을 피할 수가 없다.
우리의 똑똑한 머리로 주님의 지혜를 넘어설 수 없으며 속일 수도 없다.
세상의 모든 지혜를 합치고 모든 힘을 더한다고 해도 소용 없다.

우리의 할 일은 겉과 속이 일치하는 거룩한 인격을 날마다 다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늘도 토기장이 되신 주님의 손에 진흙처럼 다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