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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복음서

[마 18:15-35] 신앙의 기형현상을 극복하자(김동열)


 
김동열의 날마다 묵상하며

마태복음18장 15-35절 말씀


말씀을 묵상하면서도 때로는 못 들은 척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깨닫고 알면서도 도저히 그렇게 순종하기 싫은 부분들이 우리에게 있다.
성도들이 그룹 지어 성경말씀을 나눌 때도
으레 각 자가 은혜 받았던 구절들만 다시 다루게 되기 십상이다.
자신의 죄성을 건드리는 말씀, 모난 부분을 깎아 내는 말씀들은
살며시 건너 뛰게 된다.

이런 현상은 설교를 들을 때도 나타난다.
회중뿐만 아니다.
설교자들도 자신이 좋아 하고 은혜 받은 말씀에 집중하다 보니
말씀 편식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같은 말씀 편식이 우리 신앙의 기형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오늘 말씀을 대하면서,
말씀을 부분적으로 받고 있는 잘못된 자아가
그대로 드러나기에 그렇다.
은혜 받기는 좋아하고 은혜 베풀기는 싫어 한다.
사랑 받기는 좋아 하고 사랑하지는 않는다.
긍휼과 용서를 받는 것은 즐겨 하면서 용서하지는 못한다.

베드로가,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까?"(마18:21)하고 물었을 때,
주님께서 비유로 대답하시는데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신다.

[많은 돈을 빌려 준 주인이 하인들과 함께 빚을 받으려고
채무자를 불러 회계를 한다.
그런데 채무자가 갚을 것이 없는 것을 알고
종살이를 하고, 처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팔아서라도 갚으라고 독촉한다.

그러자 엎드려서 절하며 간절히 한 번만 봐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
조금만 참아 주시면 꼭 갚겠다며 애걸하자,
주인이 불쌍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모든 빚을 탕감해 준다.

그런데 이 종이 기뻐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자기가 돈을 빌려 준
빚쟁이를 만나자 멱살을 잡고 돈을 갚으라고 겁을 준다.
아무리 애걸하고 통사정을 해도 까딱도 않고 다 갚기 전에는
못 놔 준다고 한다.
조금의 긍휼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주인에게 알린다.
그때 주인은 화가 나서 그를 다시 붙잡아 옥에 가두고 빚을
다 갚으라고 명한다.]

마치 자아를 보는 듯하다.
무한한 용서를 받았으면서 타인의 작은 잘못은 넘기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똑 같다.

"너희가 각각 중심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내 천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18:35).

여기서 뿐만 아니라 주님은 앞서 이미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도
똑 같은 말씀을 하셨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6:12)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면 너희 천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6:14-15).

이 말씀에 대하여 우리는 진지한가?
이미 하나님께 다 용서받았으니 이 말씀은 효력이 정지된 말씀으로 여기지는 않나?
우리 하나님은 헛된 말씀을 하시는 분이 결코 아니시다.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실 때 만큼 진지하게 하시는 말씀이다.

우리는 용서 받을 수 없는 억만 죄악을 탕감 받은 빚쟁이였다.
빚을 갚을 만한 아무 능력도 없는 우리가
주의 크신 긍휼을 값없이 얻었다면,
긍휼과 용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마땅하다.

그리고 용서 받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라면
주님의 긍휼하심과 용서하심과 위로로 세상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큰 고난의 아픔 속에
주님의 용서와 위로와 회복하신 은혜를 베풀며
아픈 이들을 섬기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