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의 날마다 묵상하며
마태복음17장 14-27절 말씀
주님께서 속상해 하신다.
믿음 약한 제자들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이 안타까우시다.
오늘 주님이 우리를 보실 때 어떤 마음이실까?
불꽃 같은 눈으로 우리 중심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이 과연 어떠실까?
주님은 우리의 믿음을 측량하고 계시는데
우리는 직분을 내세우며, 신앙연륜을 측정해 달라고 내밀고 있지는 않은가?
베드로의 신앙고백 이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십자가라는 정점을 향해 가면서 지금까지는 말해 줄 수 없었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 부활의 비밀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알리신다.
긴장감이 팽팽하게 고조되는 바로 그 시점에서, 제자들의 믿음의 실패를 본다.
산상에서 변형하신 주님의 신성의 놀라운 영광을 체험한 제자들,
그래서 지금 믿음과 열정과 은혜가 최고조에 다다랐을 제자들에게
나타난 것은 믿음의 실패이다.
뜨거운 부흥회를 마치고 교회문을 나설 때 은혜가 충만해 보인다.
금세라도 세상을 뒤엎어 버릴 듯 사기가 충천하다.
그런데 일상생활로 돌아가자 마자, 세상 속에 들어가자 마자,
받았던 은혜가 푹 식어 버리고 만다.
‘믿음으로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던 어젯밤의 결단은
오늘의 모습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믿음의 현주소가 아닐까?
산상에서 내려와 세상 속에 들어갔을 때 아들의 병을 고쳐 달라며
주님 앞에 꿇어 엎드려 간구하는 한 사람이 있다.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물에도 넘어지는지라"(마17:15).
여기까지면 얼마나 좋았을까?
주님께 고쳐만 달라고 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마도 제자들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조금 전의 과거(?)를 드러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조마조마한 심정이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설마 했던 일이 그 입을 통해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려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마17:16).
이 말을 듣는 순간, 주님께서는 마음이 답답도 하시고 많이 상하셨나 보다.
이런 감정, 어디 주님 뿐이겠는가?
감추고 싶었던 창피함과 죄송함. 거기에 믿음의 오기가 겹쳐지는 건
제자들의 마음이었으리라. 또한 우리의 심정이기도 하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마17:17).
하지만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
다시한번 제자들을 향하여 믿음을 촉구하신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 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느니라(Nothing will be impossible for you)"(마17:20).
끝까지 너희들이 믿음으로 할 수 있다고 도리어 격려해 주신다.
그렇게 큰 것을 기대하여 부담을 주시지 않으시면서,
겨자씨 만큼의 믿음만 있어도 큰 일을 행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신다.
너희가 못할 것이 없다고 믿음을 북돋아 주신다.
자신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우리에게
믿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의 사람으로 바꾼다.
이 겨자씨 만한 믿음은 “주님의 상한 마음”을 “기뻐하시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있는 삶을 우리에게 허락해 준다.
고여 있고 물길이 막힌 호수는 아무리 넓어도 죽어 있는 물이기에
생명이 살 수 없다.
제 아무리 신앙 연륜이 길다고 해도 이적을 일으킬 수가 없다.
하지만, 겨자씨 만한 믿음이라도 살아있는 믿음은 생명과 기적의 역사를
일으킨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믿음.
살아 움직이는 믿음.
날마다 전진하는 믿음을 소유하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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