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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의 지난 칼럼들/뉴하우스의 돌보며걸으며

영어 정복..가능하다 (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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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하우스의 돌보며 걸으며

영어는 점차로 세계의 공용어가 돼 가고 있다.
가끔 인터넷으로 접하는 한국 뉴스만 봐도 영어 배우기 열풍이 대단함을 느낀다.
나름대로 영어는 어떻게 배워야 가장 효과가 있다는 지론을 다 갖고 있다.
다 틀린 것도 아니고 다 옳은 것도 아닌 수 많은 방법론이 존재한다.

이민자들의 영어에 대한 고민과 컴플렉스를 나도 익히 안다고 생각한다.
이민 1세는 많은 분이 30-40 년이 되어도 영어가 습득이 안 되어 생활 전반에 필요한 언어 수단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인 밀집지역에 살면 배워야 할 필요성마저 없어져 버린다. 아니면 대부분 자녀를 의존하고 만다.

이 글은 영어를 잘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획기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려고 쓰는 건 아니다.
방법이란 항상 다양하며 사람마다 다른 방법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단, 모두가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물론 타고 난 언어 재능이라는 변수의 작용도 무시 못 한다. 

나는 언어를 좀 더 넓은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1.언어는 흉내 내는 것이다. 

나의 모국어도 주위에서 쓰이는 언어를 흉내 내기 시작하여 습득되듯 영어도 흉내 내면 된다.

흉내 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들으면서 흉내 내기가 있다. 대부분 자기 수준에 너무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자연히 향상이 더뎌지고 자신의 향상 수위와 속도를 느끼지 못하니까 좌절한다. 그러다 보면 멈추게 되고, 멈추면 다 잊게 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게 된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다 보면 자신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으로 단정하고 아예 포기하고 만다. 

무엇을 들을 것인가?

이것 또한 초이스가 많다. 무조건 티비 앞으로 달려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뉴스나 드라마는 언어 사용 면만 볼 때 상당히 수준이 높다.
미국서 자라지 않은 사람이 Late Night Talk Show 를 보면서 거기 빠져 들어 같이 웃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다루는 소재가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다양한 데다, 풍자하고 비틀거나 상징적이고 말장난(word play)으로 웃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국에 갓 온 사람이 알아 듣고 웃을 수 있는 소재는 거의 드물다. 웃기는 context 를 모르니까.
어쩌면 오래오래 살아도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쓸데 없이 Jay Leno나  David Letterman Show를 보다가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 티비를 사용하여 언어에 노출되고 배우려면 천천히, 그리고 유머보다는 사실적인 것을 다루는 쇼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사람과 대화를 함으로써 듣는다. 그리고 Audio book을 사용하여 들으면 된다.

아이에게도 책 읽어주기는 필수다.
그냥 여기저기 귀동냥 하듯 대화를 통해 듣는 것과는 다르다. 책의 다양한 어휘와 책의 배경으로부터 배우는 지식은 보통 대화의 수준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책을 들으면서 배우면 된다.

여기서도 내 수준을 뛰어 넘는 너무 어려운 책을 듣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자기의 이고(ego)와 자존심이 걸림돌이 안 된다면 아이들 책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흔히들 아이들 책하면 아주 수준 낮은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얼마나 많은 어휘와 표현이 생소한지 아이들 책을 들여다 본 사람은 안다.
그리고 아이들 책이라고 아이들이 쓴 것이 아니다. 다 글을 쓰는 어른들의 문학 작품이다. 별 거 아닌 아이의 책 같지만, 좋은 아이들 책에는 life lesson이 들어 있고 스토리가 갖추어야 할 구성, 배경, 인물, 스토리의 발전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literary styles과 더불어 많은 표현과 어휘가 사용된다.

그뿐만 아니라 언어의 감각을 위해 반복 라이밍(rhyming) 패턴 등의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어 만들어지는 책이니만큼 우습게 보면 안된다.

좋은 책은, 영어도 좋은 영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책들과 작품들 중엔 명작/클래식이란 게 있지 않나. 여러 세대를 거쳐 가장 좋은 책으로 검증된 책들이다. 그만큼 정확하고 좋은 영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들 책 중 하나가  Sarah, Plain and Tall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많이 울었다. 지금도 다시 읽으면 또 눈물이 난다.
초등학교 3 학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눈에 보이고 만지고 싶게 묘사한 저자의 문장력은 대단하다.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 표현 또한 기슴에 와 닿아 주인공 아이들이 내 아이들인 양 느끼게 해 준다.

언어는 언어가 쓰이는 문화권의 컨택스 (context) 안에서 이해되고 배워져야 한다. 
언어가 쓰여지는 곳의 문화, 즉 그들의 생활 방식과 마인드를 먼저 이해해야 언어는
쉬어진다. ‘Thank you’ 와 ‘Please’, ‘Excuse me’는 하루 수십 번 사용되는 이곳의 문화이자 생활 언어이다. 한국 가정에서는 사용하지 않아서 아이들도 익숙해지지 않게 되면, 당연히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학교나 사회에서 어떻게 볼까. 당연히 매너 없고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낙인 찍히고 만다.

그런가 하면, 청소년이나 영어권 사역자들이 한국에서의 일어난 일을 예화로 드는 경우, 문화 차이 탓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위력도 떨어지고 듣는 이의 마음도 닫게 할 수 있다. 

언어와 함께 살아야 한다.
영어를 쓰는 현지가 아닌 곳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그래서 힘들 수 도 있다.
그러나 미국서 살면서도 자신을 전혀 이런 context 에 노출 하지 않으면 영어는 그만큼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언어는 쓰이는 컨텍스트(context)가 있다.
context 밖으로 따로 건져 내어 딸딸 외우는 식의 영어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할 뿐 아니라 내 삶의 일부로 오래 남아 있지 않는다. 그래서 언어가 쓰인 context 전체 안에서 배워야 한다.
문장으로, 아니면 적어도 몇 개의 어휘가 잘 연결되게 사용해야 상대방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어휘만 따로 배우면 언제 어떻게 써 먹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 알아도 못 쓰지 싶다. 어휘만 따로 배워서 뒤죽박죽 사용하는 경우 "broken English" 라고 한다.

그 유명한 Jack London은 영국의 유명 도서관에서 유명한 저자들의 글을 하루에 장시간 옮겨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이들도 적어도 한 paragraph 를 베끼거나 받아쓰기 를 할 경우 작문실력이 향상된다. 백지를 주고 ‘내가 백만장자가 된다면..’ 라는 제목을 주고 무조건 쓰게 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기도 하나 별 도움은 안 된다.

아이들은 무엇인가로부터 배울 수 있는 표본을 줘야 한다. 그래서 좋은 책의 paragraph를 여러 번 읽은 후 베끼거나 받아 쓰는 것이 어휘, spelling , grammar 그리고 writing 에 두루두루 도움이 된다. 흉내 내면서 배우다가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방식은 늦게 영어를 제2 외국어로 배우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방법이다. 문장과 문단을 쓰면서 저절로 문법에 맞는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쉬운 책부터 시작하면 된다. 아니면 좋은 시를 베껴도 된다. 

3. 언어는 별개의 소유물이 아니라 나의 분신이다.
필요할 때나 꺼내 쓰는 부속물이 아니라 매일 사용돼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러워지고 익숙해진다. 

어려운 전문 서적은 잘 감당하나 매일 삶 가운데서는 어딘지 모르게 말하고 쓰는 표현이 부자유스런 경우가 많다. 즉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어휘의 사용이 잘 안 되어서 생기는 일이다.

이건 갓 이민 온 사람이나 미국서 공부한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다. 나도 미찬가지다.
필요 이상의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거나 더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데 적절한 어휘가 생각이 안 나,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으나 미국 직장에서 일한다거나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글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는 언어구사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게 된다. 

물건 하나하나가 고유 명칭이 있듯, 제 때 제 자리에 꼭 쓰여야 할 걸맞은 어휘의 바른 사용이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 준다. 

그밖에도 스포츠나 정치 문화 여러 방면에서 주로 쓰이는 언어가 따로 있다.
미국 남성들은 혹 길에서 모른 사람일지라도 대부분은 씨즌 별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스포츠 팀이나 운동선수 이름만 갖고도 대화가 가능하다. 

이렇듯 언어는 삶 가운데서 매일 듣고 말하며 사용돼야 한다.

그리고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자기 모국어가 아닌 경우, 사용을 중단하면 잃어 버리기 때문이다. 평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누구도 언어를 master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3. 그렇다면 이런 언어와 문화권에 동화되어 배우는 영어의 자유로운 구사는 어떤 도움이 있나?

첫째는 배우는 사람 자신이 즐거워진다. 노력의 대가를 수확할 때 느끼는 기쁨이다.
노인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쳐 본 적이 있는데 가장 보람이 있었다. 노인들의 열성과 열심 때문에.

둘째는 자녀들에게 본이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를 자랑스레 여긴다.

미국 온 지 2-30 년이 지나도 평생 자녀에게 의지해야 하고 스스로 생활의 사소한 일도 해결할 수 없는 부모를 둔 자녀가 갖는 부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말이다. 
한국인이 밀집된 곳에서 산다고 미국을 몰라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도 미국 문화를 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2세들이 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생소한 문화의 차이로 성인이 되어도 미국 주류에 제대로 잘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이민 온 부모들을 과연 얼마나 알까. 이토록 문화의 context가 없는 언어는 그만큼 한계가 있으며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 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셋째로, 나의 삶에 초이스가 많아진다. 컴퓨터도 배우고 인터넷도 할 수 있으며 온라인 쇼핑도 가능하다. 
플러밍(Plumbing 배관수리)도 한국 사람에게만 갈 필요는 없다. 같은 전기제품의 부품도 온라인으로 한국인 회사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경우도 보았다. 이렇게 저렇게 삶의 폭과 범위가 넓어지고 선택이 다양해진다.

많은 다른 인종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물질과 기도로 선교를 support 할 수도 있지만 영어를 배워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으면 나도 준비된 도구가 될 수 있다.

준비가 되면 기회는 온다. 기회가 있는데 전혀 준비되지 않은 나를 보며 안타깝게 여기기 보다 하루라도 젊을 때 시작하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국서 산다고, 세월이 간다고 저절로 되는 영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