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의 날마다 묵상하며
마태복음13장 1-17절 말씀
주님은 눈높이 선생님이시다.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낮추셔서 우리와 눈을 맞추신다.
어깨를 나란히 하시고 천국의 신비한 비밀 이야기를 들려 주신다.
"예수께서 비유로 여러가지를 저희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주님은 푸르고 드넓은 바다를 등뒤로 정박해 놓은 배 위에
걸터 앉으셨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은 주님을 향하여 언덕 위에 촘촘히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어렵사리 촘촘한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 가 간신히 자리를 잡는다.
따스한 햇볕이 바다 위에 영롱한 보석 꾸머리를 만들고 산들거리는 바람이 시원하다.
천국 복음이 주님의 입으로부터 나와 들려 오기 시작한다.
우리들의 삶의 언어다.
매일 보고 체험해 온, 우리 몸과 생활에 깊이 밴,
구수한 언어를 사용하시는데도
거기 놀라운 힘이 느껴진다.
눈을 뗄 수 없고
고동치는 가슴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와 왔다"고
사역을 시작하실 때부터
줄곧 보여 주시기를 원하셨던 천국은 과연 어떤 곳일까?
어떤 사람이 천국 백성이 될 것인가?
천국에 대한 소망과 기대를 품고 주님이 음성에 귀를 기울인다.
주님의 분명하고 명확한 음성이 가슴 깊이 들려 온다.
[씨 뿌리는 농부가 있었다.
어깨에 둘러 맨 씨가 가득한 바구니에서
한 줌의 씨를 움켜 쥐고는
힘차게 흩어 뿌린다.
어떤 씨는 길가로 튀겨 나간다.
아직 개경하지 못한 돌밭에 떨어지고
저 멀리 가시떨기 사이에도 뿌려진다.
농부는 조심스럽지만 그렇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열심히 씨를 흩뿌린다.
좋은 땅에 뿌려지는 씨앗이 있기에 그런가 보다.]
이 말씀을 해 주시면서 마지막으로 하신 주님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13:9).
들으라, 들으라..귀 있는 자는 들으라...
왜 이 말씀을 하셨을까?
말씀이 끝나자마자 제자들이 주님 주위에 모이고
군중들은 하나 둘 떠나 가고 있다.
제자들을 따라가 본다.
무슨 대화가 오갈까?
제자들이 주님께 묻는다.
왜 직접 말씀하시지 않고 비유로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어찌하여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라고 묻는다.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해 주신다.
그리고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하여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세대라고 지적하신다.
왜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할까?
눈이 있는데 왜 보지 못하고 귀가 있는데 왜 듣지 못할까?
더 주의 깊게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본다.
"이 백성들이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을까 두려워함이라"(마13:15).
이 말씀을 들으면서 귀가 번쩍 뜨인다.
주님께서 좀 전에 [귀 있는자는 들으라]고 말씀하신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내 마음이 완악하지는 않은가?
말하기는 좋아하고 비판하기는 좋아하지만 듣기에는 둔하지는 않은지?
현재의 상태에 만족해 하며 신앙생활은 이 정도면..
주님과의 거리가 이만큼이면 열심히 하는 거라며 자만하고 있지는 않은지?
칼날 같은 주님의 말씀이 곪아 가고 있는 부분을 도려 낼까 두렵고
지금의 편안한 상태를 귀찮게 하는 것이 두려워
말씀을 두꺼운 방패로 막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 본다.
주님 앞에 무릎 꿇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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