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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정.결혼

취학 전 어린이의 정체성과 훈련 (뉴하우스)




뉴하우스의 돌보며 걸으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 열성은 대단하다.
아직도 모타, 언어발달이 채 덜 된 겨우 세 살 짜리에게 알파벳을 가르치느라 두 시간씩 제대로 쓸 때까지 쓰게 만드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기 전에 한글을 완벽하게 습득해야 한다고 하여 한글 가르치기에 혈안이 된 부모도 보았다. 그런가 하면 부모가 영어에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기를 꺼려 한다. 또는 유명 프리스쿨에 대한 환상으로 데이캐어나 프리스쿨에 전적으로 맡겨놓고 아이의 교육을 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연 알파벳 터득이 3-4세 아동의 교육 목표인가? 과연 데이캐어나 프리스쿨에 아이를 보내면 그것으로 끝나나? 

알파벳을 터득하고 글을 읽기 시작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차원의, 부모만이 해 줄 수 있는 이 나이 아동을 위한 준비과정이 있다. 이 시기는 아이에게 평생 배우는 즐거움을 심어주기 위한 훈련의 기회이다. 이 프리스쿨 연령의 자녀가 빨리 학교 가기 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이 연령에 필요한 사전 교육의 중요성을 알아 학습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구를 하나씩 챙겨 주고 준비하는 부모와 아이와의 특별한 시간이다. 이렇게 준비될 때 아이의 첫 학습 시도가 의미 있게 되며 배움의 올바른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든든한 기반:

부모는 아이가 가정의 일원으로서 가정에 대한 확실한 정체성과 가정에 대한 친밀함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이 중요한 기반은 당연히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식구가 책을 같이 읽거나, 놀이를 하며, 음악을 듣거나, 박물관 견학, 게임을 같이 하는 것, 운동이나 그 밖에  여러 활동을 같이 한다. 이렇게 가족이 같이 여러 활동을 할 때 아이는 식구와 가깝게 느끼고 가정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된다.

가정에 대한 정체감은 취학 전 아동에게 꼭 심어 주어야 하는 주춧돌과 같은 기반이다. 아이가 주변의 무한한 세계에 대한 신비스러움을 받아들이고 누리기 전에 무엇보다도 자신이 누구란 것, 자신이 속해 있는 가정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We are the Kims and we ….” 나머지 부분을 다르게 끝내는 수 천 가지 문장으로 완성시켜 볼 수 있다. “…, 우리는 차에서 항상 노래를 불러요.” “…, 우리는 게임을 하고 나면 잊지 않고 치워요.” “…, 우리는 밥 먹기 전에 항상 기도해요.” “…, 우리는 자기 전에 아빠가 책을 읽어 주셔요.” 등으로 우리 가정의 일상으로 문장을 만들어 본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놀이다.

우리 가정에서만 하는 일상, 우리 가정의 가치관과 중요한 전례 행사를 중심으로 나누는 이런 대화는 세상에서 아이가 자리매임 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가족의 정체성과 결속을 위한 또 다른 좋은 방법은 책 읽어 주기다. 가족이 함께 책을 읽으면 책에 나오는 인물과 구성 그리고 결론을 식구 각자가 알기 때문에 “기억나니? 우리가…” 라든가 “이거 방이 재미있게 어질러졌네. 어제 밤 베드타임 스토리에서 읽은 것처럼…” 이라는 대화로 지금까지 읽은 책과  연관 지워 대화할 수 있는 빌미가 된다.

우리 가족 간에 전해지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 가정의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또 나눌 때 아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흔들리지 않는 정체감이 발달되며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서 자유롭게 다른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가정은 야구 사상 가장 위대한 히트를 회상한다든지, 아빠가 삼루까지 슬라이드한 그 유명한 이야기를 되풀이 한다.

간단하지만 이런, 우리 가정 안의, 우리 가족만의 이야기가 가정 일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길러 준다. 가정의 모든 구성원이 포함되고 식구마다 맡은 역할과 요소가 있어, 독특하고 특별한 우리만의 가정, 그리고 분명한 규칙, 일상, 기대, 전통, 전례 그리고 공유하는 추억이 있는 가정의 일원임을 느끼게 된다.

배우기 위한 준비:

정규 교육과정을 시작하기 전, 가정에 대한 확고한 정체감과 친밀감 외에도 아이는 배울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야 한다. 배울 준비란 네 가지의 구체적인 분야로 구분된다: 감정적, 관계적, 신체적, 그리고 영적인 분야 등. 

신체적으로 준비가 안 된 아이는 작은 근육 모타 기술의 부족으로 연필을 쥐고 글을 쓰는 것을 힘들어 하게 된다. 관계성 부족은 하루의 공부가 힘들어지고 아이를 지치게 한다. 영적인 기반의 부족은 아이나 또는 가족이 함께 배우고 교육하려는 모든 노력의 능률을 저하 시킨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적인 발달을 돕기 위해 두려움, 기쁨, 실망, 질투, 교만, 이기심 등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이런 대화를 이끌기 위한 가장 자연스럽고 흥미 있는 방법은 책을 이용하는 것. 동화책에 나오는 상황이 이런 대화의 시작을 위한 관문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의 마음이 어땠을까?” 라고 물을 수 있고, “만약 (누구)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이렇게 중요한 질문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주인공이 친구와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다르게 핸들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질문도 할 수 있다.

어떤 때는 아이의 삶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실제 상황이, 의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주 잘한 행동은 골라서 칭찬해 주고 고마워 해 주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이런 행동을 모방하고 싶어 하는 의욕을 자극한다. 그런가 하면 부모도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투명한 대화를 하는 것도 아이에게 건강한 감정 표현을 모델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만약에 화가 많이 난 경우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엄마가 지금 화가 많이 났거든. 방에 앉아서 차분해질 때까지 있어야겠어. 그래야 이 문제를 잘 해결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다.

아이는 직접적인 지시나 가르침이 없이 힘든 상황을 대처하는 법을 관찰 하면서 정규 학교 과정과 생활을 준비하게 된다. 가끔은 아이의 행동에 관한 솔직하고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하기는 하나 아무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꾸짖음이나 훈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을 좋아하며 나쁜 주인공의 안 좋은 행동은 피하려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좋은 어린이 도서는 아이의 정서발달을 돕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삶의 현실을 진솔하게 묘사하는 책의 선택은 아이로 하여금 책에 나오는 인물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와 바른 행동에 대한 보상이 있는 것을 보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착하고 바른 행동을 주시한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아이 친구들의 칭찬할 만한 행동도 주위 깊게 관찰하고 칭찬한다. 부모가 아이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해 주고 부모를 기쁘게 할 때 마다 하루에도 수 차례 얼마나 기쁜지를 표현하여 알게한다.

정서발달:

성숙한 감정은 통제력을 포함한다. 대부분의 어른도 평생 감정을 자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도 이 중요한 습관을 위한 올바른 시작이 필요하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무엇인가를 희생하는 것, 가족에게 부드러운 말로 예의 있게 대답하는 것, 수시로 변하는 감정의 올바른 표출 방법을 터득하는 것, 불평 안 하기,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갖기 등이 이 나이 또래의 아동들의 감정 발달을 위한 교육 목표이다. 

가정은 아이가 금방 터득한 관계의 기술을 시험하고 성숙한 감정을 키우는 실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다. 부모는 취학 전을 아이들이 인내의 필요성과 인내의 가치 그리고 아량과 친절의 대가를 알아 가는 것을 도와 주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나중에 학과에 매달려야 하는 시기보다는 바로 지금, 가족 관계 속에서 게임을 하거나 놀아 주는 등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교육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자신들의 친구와 좋은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일가 친척 및 이웃을 대접하고 친절을 베푸는 삶을 보여 주는 것 자체가 학습이다. 이 시기에 식탁 매너, 소개하기, 인사하기, 플리즈와 탱큐 등을 복습하는 좋은 시기다.

이러한 매너를 연습하면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즐겁게 잘 놀고 어울리는 사회성도 생기게 된다. 어른을 존중하고 어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 할 뿐 아니라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줄 알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과 이해심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예의 있게 대하며 설사 장애인이나 문화권이 다른 사람도 동등하게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을 배운다.

이 시기에는 아이가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하도록 격려한다. 아이의 아이디어가 설사 성사가 안 될 것을 알아도 시도하게 한다. 아이가 시도한 것이 실패하면 다른 방법을 추구하게 되고 자신의 실수를 통해서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는 반드시 아이의 노력을 격려하고 칭찬한다. 이런 교육은 아이가 사고하는 능력과 문제 해결 방법,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실험 능력이 빨리 자라게 한다.

신체 건강:

우리 아이의 몸은 건강한가? 이 중요한 시기를 낮에는 튼튼한 체질의 기반이 되는 활동적인 놀이로 채워 주어야 한다. 충분히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놀 수 있는 실외 놀이와 창의력 있는 실내 게임 등은 이 나이 또래가 가장 재미 있어 한다. 많은 부모들이 이런 활동은 읽기와 쓰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활동임을 알지 못한다. 공 튀기기, 스쿠터 타기, 칠판 그림 그리기, 찰흙인형 만들기 등 어린 시절의 놀이 대부분은 튼튼한 신체발달과 직결된다. 이런 놀이를 통해 크고 작은 모타 기술이 향상된다. 또한 이런 육체적인 활동은 공간 감각, 손과 눈의 공동작업, 여러 가지의 기술을 향상 시키며 앞으로 오랜 기간의 학업 생활에 도움을 준다. 

아이가 이런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연필을 쥐고 글을 읽고 배우는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부딪칠 수 있게 아이를 준비 시킨다. 요즘처럼 식구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시대는 육체적인 활동을 등한시 하는 경향을 낳는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의식적으로 밖에서 노는 것을 권장하고 실내에서는 크고 작은 모타 기술을 습득하는 활동을 하도록 배려 한다. 아이가 튼튼하고 건강할 때 학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영적 건강:

이 시기는 하나님이 누구이시며 인류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자녀를 위하여 하신 일에 관한 간단한 성경공부을 하는 좋은 시기다. 이 짧은 성경공부가 아이의 믿음을 자라게 하고 영적 훈련의 시작이 되어 아이가 유혹, 두려움, 실망, 불의한 일을 당할 때 하나님의 약속과, 과거에 하나님이 도와 주신 것을 기억하게 한다. 이런 영적인 기반은 아이가 배우고 교육 받기 위해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성경의 내용과 연결할 기회를 엿본다. “이런 문제는 성경에서 다윗이 어린 소년일 때 겪은 것과 같네. 다윗도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윗에게는 골리앗이라는 사람이 큰 문제였는데…얼른 가서 엄마 성경책 좀 가져와 봐. 우리,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같이 읽어 보자. 다윗이 힘들고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했나 보게.”

아이들과 읽는 책의 내용을 영적인 공부와 연결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우리는 동화책을 다 읽어 주고 나서 자연스럽게 이런 대화로 전환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니까 다른 스토리가 생각나네. 성경에서도 이웃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 지를 배울 수 있지. 엄마/아빠 곁에 앉아 봐. 예수님께서는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길 원하시는지 읽어 보자.”

이 외에도 이 시기의 아이들의 영적 성장의 기초를 위한 다른 여러 방법이 있다.

Ella K. Lindvall 의 Read Aloud Bible Stories 는 가르치기에 좋은 자료이다.

Kenneth N. Taylor의 The Bible in Pictures for Little Eyes.

Storytelling 이나 드라마를 위해 융판(felt board) 교재로 나온 성경인물 그림도 유용하게 쓰인다.

“Wee Sing Songs” 에 나오는 성경 암송 노래도 있다.

이런 자료들의 사용과 더불어 적절한 순간에 개인적인 체험을 들려 주면서 이 시기의 어린 아이들을 취학 전에 영적으로 준비시켜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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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령의 자녀를 둔 독자들은 자신의 아이가 가정에 대한 정체성을 지녔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었을 터이다. 가족 간의 친밀감, 신체단련, 정서발달, 관계기술, 영적 성장을 위한 노력도 하였을 것이다. 책도 읽어주고 스포츠도 같이 하고, 아이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놀이도 권했을 것이다. 주변 세계에 관한 아이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더 배우고 싶은 의욕을 갖게 애썼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간의 할애와 노력의 결과는 뭘까?

부모의 이러한 노력과 준비는 이 나이 또래의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 준다. 앞으로 다가올 어떤 도전에도 대처할 준비가 돼 간다. 아이의 신체단련은 학습 시간 동안 피곤하지 않고 잘 견디게 해 주고, 손발과 팔 놀림도 능숙해지고, 연필을 잘 쥘 수 있는 강한 손과 책 읽기를 시작할 있는 눈과 마음이 준비되고 행동도 민첩해진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가정과 결속되고 가정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제 커 가며 더 잘 해 낼 때와 또는 낙심하는 순간들을 겪으며 믿음과 위기대처 능력도 기르게 된다.

목표는 간단하다: 앞으로 배우는 기쁨과 도전을 위해 아이을 준비 시키고 훈련하는 것.
예수님도 그러셨듯 슬기와 키가 함께 자라 하나님과 사람 앞에 칭찬 받는 아이로 준비 하는 시기다. 정규 학교가 시작 되기 전, 아이가 호기심이 많을 때가 앞으로 평생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다. 쓰면 쓰는 만큼의 최선의 호기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아이는 평생의 모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