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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김동열의 날마다묵상하며

Copy & Paste의 신앙생활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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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we all have our cross to bear' by Richard Lannowe Hall

김동열의 매일묵상
   
마태복음 5장 21절-32절 말씀


한국과 미국 대학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이런 말 하는 것을 듣게 된다.

한국 대학은 들어가기가 어렵지만 졸업은 쉽다고 하고,
반면에 미국대학은 들어가기는 좀 쉬워도 졸업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많은 부분, 동의가 되는 말이다.

[ 인터넷에서 "copy & paste"란 제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유학 온 학생이 페이퍼(리포트)를 쓰는데 담당교수의 클래스를 들은 유학생 선배들의 족보와 몇 가지 참고 서적을 여기저기 copy하고 paste해서 제출을 했다. 일명 '짜깁기'다.

그런데 미국교수가 그걸 그냥 넘어갈 리 없다.
담당교수는 아주 심각하고 엄격하게 이것은 'plagiarism'(표절)이라고 말했다.
좀 있으면 이 문제로 교수회의가 열리게 될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결과는 유학 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이 참작되어 그 과목만 0점처리 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통해 그는 특히 (연전에)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을 꼬집고 있었다.]

사실 짜깁기는 한국대학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선배들의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까지도 cheating으로 간주하는
미 대학에서 표절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진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은 일단 들어가면 과엠티, 서클엠티, 체육대회, 거기다가 때로는 데모에다 교수 개인 사정으로 휴강까지 하면서 한 학기에 어떤 과목은 2~3주 공부했는데도 학점이 잘 나온다. 과제야 이 책 저 책 좋은 자료 골라서 copy하고 paste 하면 쉽게 끝이 난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이렇지 않나 싶어 걱정이다.
일단 믿었으니까 구원의 문은 들어갔으니까 안심하고
주일 한 번 정도 교회 나가서 예배까지 드리면
모범성도로 착각하는 삶이 걱정이다.

교회도 사람 많이 모이면 모든 목회가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하고
프로그램과 행사도 좀 잘 나가는 교회(?) 사역들 copy 해서 교회 형편에 맞게
조금 바꾸고 광고 몇 번 내고 거창해 보이는 행사를 한 번 하면
만족해 하는 현상들이 우리에게 없는지 모르겠다.

주님께서 부흥하는 방법을 모르셨을까?
기적과 이적을 보면서 따라 온 그 수많은 사람들을 앉혀 놓고
그들의 비위만 조금 맞추어 주면
언제까지라도 그 수많은 무리들을 이끌고 가실 수 있으셨을 텐데....
그런데 주님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의(마5:20)를 요구하신다.
세상사람들이 볼 때에 우리의 모습을 통해 예수님의 형상을 볼 수 있을 만한 [착한 행실]을 요구하신다.

주님께서 해설하시는 율법의 관점은 표면적이지 않다.
행동이 일어나게 되는 근원인 그 이면(마음)을 중시하신다.

그래서,
형제를 노하게 하고 인격에 모독적인 언사도 살인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행위가 생각 나면
예물 드리는 것을 멈추고 먼저 가서 화해하라고 하신다.
형식적이고 외식적인 예배를 철저히 경계하시는 것이다.
이성을 보고 음욕을 품는 행위 자체를 간음으로 간주하신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믿었다고 하는 그 자체로 만족하게 안 하신다.
믿기 때문에 믿음의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수준에까지 끌어 올리시기 원하신다.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전가 받은 우리가 법정적인 의미에서만 의롭다 여김을 받는 자리로부터 실제적인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의로우심을 나타내길 원하신다.

주님을 따라 갈 길이 막막하지만 끝까지 인내하며
살과 뼈를 깎는 심정으로 따라 가자.
우리를 깨닫게 해 주시고 그 말씀을 적용케 해 주시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을 주시는 성령을 의지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산상수훈의 산봉우리에 우뚝 선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