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묵상연구/General Topic

TLT 서로나눔 성경공부 1[묵상은 입으로..]

 


묵상은 입으로..

저는 '조직적'인 것에 대체로 익숙치 못합니다. 성격도 그렇고..제 혈액도 A형은 아닙니다.
신학대학 시절, 조직신학 과목이 별로 달갑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꼬리표(존칭) 없이 그냥 부르며 사랑해주시던 최고얼짱 교수님도 있었지만 말입니다(지금 생각하면 그분에겐 참 미안합니다^^).
그래선지 조직적인 성경공부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냥 그때그때 시도만 해 볼 뿐 이렇다 할 '성공'은 하진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산발적으로는 자주 해 봤습니다만.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제겐 오히려 그게 유익이었습니다. 만약 조직적으로 성경공부를 제대로 했더라면..필경 어떤 틀에 묶였을 것이며 어떤 틀을 빠져 나오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쯤이면..아마도 일부 독자들은 성경공부의 대가 스승을 기대했다가 섣불리 실망할지도 모를 일이네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 서로 막상막하-눈높이가 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여러분보다 뛰어난들 기껏 도토리 키 재기 아닐까요? 뛰어 봤자 벼룩이고.]

특정 이즘의 신학에 묶이듯 특정 성경공부 체계에 묶여 그것만 옳다는 것도 때로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조직적인 성경공부가 다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훌륭한 학자도 식자들도 있습니다.
동료 목회자 한 분이 근래에 좋은 성경공부 책을 펴 냈더라고요. 읽어 보니 감칠 맛 나는 구석이 없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곳 TLT 함께나눔성경공부가 김삼 스타일이 되란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눔'입니다. 성령님의 이끄심 가운데 서로 묵상의 좋은 벗들이 될 수 있지요.

묵상이란 말부터 이해해 보죠. 시편 등에 잘 나타나는 '묵상'(meditation)이란 말을 관상가들은 크게 오해하고 오해 시키는데..이 묵상은 쉽게 말해 당대의 율법 말씀을 소리 내어 읊조림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묵독보다는 낭송에 가까운 개념이죠.

제 아이는 아빠가 영문 책을 소리 내어 읽노라면 곁에서 느닷없이 아빠 입을 막곤 합니다. 그 짠 맛나는 손으로. 음독을 하면 속독에 방해된다나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음독 즉 낭독의 기막힌 파워를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지금도 전통 랍비들은 히브리어 성경을 낭랑하게 소리내어 읽으며 음미합니다. 가령, 메콘-마므레 히브리어 성경 사이트에 가시면 랍비가 읽는 소리를 오디오파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성경을 소리 내어 읽는 성경적인 묵상은 대단한 가치가 있습니다. 까닭이 뭘까요..?

사람의 입술과 혀엔 권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믿음으로 선언하면 놀라운 권세가 발해집니다. [이걸 아무리 가르쳐 줘도 안 통하는 신자들이 더러 있더군요. 경험으로 알지요.] 말씀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선언하는 것을 무슨 도깨비 방망이 식 주문 외기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흔합니다. 왜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들 가는지~.

우리의 입엔 무서운 파워가 있습니다. 물론 헛된 말은 헛돌지만..바른 말을 바른 때에 바로 할 때(적시적소적용) 상상 못할 결과가 나타나곤 하죠. 그래서 성경은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 같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사실, 혀의 열매를 먹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어떤 동물도 그런 능력을 부여받지 않았습니다! 오직 사람일 뿐.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게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하신 까닭이 그겁니다. 말씀을 먹고 사는 길은 말씀을 입으로 시인하는 것입니다. 입! 입이 중요합니다.

성경전체를 다 음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저는 오래 전 성경을 제 목소리로 녹음해 가며 음독해 봤는데 참으로 유익했습니다! 요즘 성경 필독(손으로 써 가며 읽음)이 유행하는데..사실 필독보다 음독이 영적 건강에 더 좋습니다^^. 왜 그러냐..?

우리의 영은 육의 도움이 없으면 먹고 살기가 힘이 듭니다. 마치 몸은 손으로 입에다 떠 먹여 줘야 살듯. 속사람인 영은 인간 존재의 본질이요 참 사람이요 참 자아이지만 말씀을 떠 먹여 줘야 합니다. 즉 우리의 입과 귀, 눈으로 말씀을 챙겨 들여다 넣어줘야 합니다.

예수님에 페트로에게 주신 마지막 말씀으로 "내 양들을 먹이라", "내 양들을 치라" 하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양'은 본질상 우리의 영혼이요, 영혼은 말씀을 먹어야 삽니다. 영은 말씀을 먹고 성장/성숙하지만, 일단 한 번 거듭난 영은 "새롭게"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혼은 다릅니다. 혼은 말씀을 통해 부단히 새로워집니다. 이 새로워진 혼을 통해 영이 말씀을 받아 먹으면 그것은 흘러간 시쳇말로 "왔다!"입니다. 물론 혼은 몸을 통하여 말씀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몸(입/혀/눈/귀)과 혼(생각/정신/마음/심성/정서), 영이 '삼위일체' 아니 혼연일체가 될 때, 놀라운 열매가 맺힙니다. 단(!) 그 일체는..믿음으로, 예수 이름으로, 크리스토 안에서 이뤄져야 정상입니다. [휴..여기서 일단 좀 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