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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사도행전

[행16:6-10] 성령님이 막으실 때



바탕본문: 신약 행전[각주:1] 16:6-10

가끔 웹 이곳 저곳에서 성경에 대한 모종의 오해를 발견하곤 합니다. 최근에도 하나 발견했는데 꽤나 여러 사이트에 공통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행전 16:6에 근거, 하나님이 사도 파울에게 아시아 선교를 (아예) 금하셨다는 주장입니다.
아울러 당대의 '아시아'에 마치 현대의 아시아 대륙처럼 동아시아나 극동까지 포함되는 양 풀이하기도 했더군요.
거기 근거해 글쓰미/설교자들이 여러 모로 '상상의 날개'를 펴고 있는데..바로 잡을 필요를 느낍니다.


우선 우리가 밝힐 것은..물론 성령께서 실제로 파울의 2차 선교 여행 당시 아시아 선교를 금하신 일이 있다는 역사적 사실이지요(16:6,7). 그러나 잠시였을 뿐 그 후 아시아에 다시 복음 전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에 관해선 나중애 좀 더 다루지요.

아무튼..당대의 아시아는 아직, 현대의 동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대륙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신약 기자들이 말한 '아시아'란, 주로 현재의 터키를 가리켰던 '아나톨리아', 즉 이스라엘이 있는 중동 부근과 그리스/마케도니아가 있는 유렆 사이에 낀 지역인 소(小) 아시아[각주:2]였지요.

따라서 행전 16:6,7에서 파울에게 성령님이 아시아 전도 길을 막으셨다 함은, 아시아 대륙에서의 선교금지가 아니라..단지 소아시아에서, 그나마 한때의 금지를 뜻함이었습니다. 그 후 19, 20장 등을 보면, 파울에겐 분명히 훗날 아시아에서 다시 복음 전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각주:3]   


그건 그렇고..행전 16-19장의 흐름을 보면, 성령님이 왜 파울의 소 아시아 선교를 일시 막으셨는지 분명해집니다. 여기엔 다양한 하나님의 계획이 내재돼 있었습니다.


1.

첫째로, 하나님의 관점에서, 파울의 주된 임무는 더 멀리 마케도니아/아카야[각주:4]를 포함한 유렆 선교였기 때문입니다. 과연 파울은 이것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잘 감당해 냅니다. 그래서 마케도니아의 필리피, 콜로새, 테살로니카, 그리고 아카야/그리스의 아테네(소규모 회중)/코린토 등에도 교회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파울의 최종 선교지도 당대 유렆의 중심지 로마였지요.

일반인으로선 당대의 정상(頂上) 신분인 로마 시민권자였고, 유대교를 비롯한 당대 학문을 연마하여 풍부한 지식과 국제 언어감각을 갖춘 파울은..고대로부터 지혜와 철학을 추구해 온 이교도들 중의 이교도인 그리스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 특히 주님께 필요했던 사람이었습니다.

1차 선교 여행 전 둘이서 나란히 하나님께 선택 받은 '샤울'(나중 파울)과 바르나바스[각주:5]는 1차 때 세워진 각 지역교회를 든든히 하려고 대 이방인 선교 본부 격이었던 쉬리아 안티옼에서 출발, 2차 여행을 떠나려다가 함께 데려 갈 동역자 문제를 놓고 심하게 다툽니다.

이 때 바르나바스는 생질인 젊은 마르코스 요한[각주:6]을 다시 데려가려 했으나 파울이 거부합니다. 까닭은 요한이 1차 때 일시 동행했다가(13:5) 힘들었는지 도중 하차해 예루샬렘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죠(13:13). 파울은 이 때 마르코스 요한의 가벼움에 매우 실망한 듯 합니다[각주:7].   

당초 파울을 직접 데려와 교회 앞에 적극 추천하고 지난 몇 년간 무척 사랑하고 아꼈던 바르나바스는 이 때를 계기로 파울과 엇갈려, 자신은 앞서 세운 교회가 있는 퀴프로스[각주:8]로 요한과 함께 가 버리고, 파울은 찔라[각주:9]와 함께 안티옼을 출발, 도중 뤼스트라에서 젊은 티모테를 데리고 갑니다. 요즘 말로 "찢어진" 사이가 됐지요.

그래서 파울과 바르나바스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입니다. 서로 최초의 선교 동역자였기에 각별한 우정이었기 때문이죠. 만약 이때 둘이 심하게 다투지 않았다면 선교여정과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시기에..애당초 파울이 이방 선교를 위해 많은 고난과 모진 박해를 받아야 할 사람이고 가장 앞장서야 할 택한 그릇이었기에, 바르나바스는 1차 여행 전후와 여기까지, 파울의 아름다운 바탕 도우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선지 이후 바르나바스의 이름은 성경에서 사라집니다.

그런데 파울이 2차의 첫 선교 대상지로 아시아를 정하자, 성령께서 대뜸 그를 막으십니다. 소아시아는 지정학적으로 미래의 유렆 선교를 위해 당연히 거쳐 갈 곳이었고 거기엔 유대계는 물론 그리스계 등 수많은 이방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파울은 무시아를 앞에 놓고 비튀니아로 재차 아시아 진입을 시도하지만, 또 다시 예수님의 영(성령)에 의해 막힙니다.

여기서 파울이 아시아로 가려 했던 것은 지역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이고 다양한 도시가 많아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타르쉬[각주:10]에 오래 머물렀던 그에게 근접지역인 이곳이 비교적 익숙했는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1차 선교 때 이곳 여러 도시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교회들을 개척했기에 애착이 가고 정이 당기는 곳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래서..하나님은 파울에게 우선적으로 지난 번 보다 더 힘들고 더 큰 도전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을 법 합니다. 
가장 급선무는 어서 속히 더 멀리 유렆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일이었지요!  

아무튼 파울은 아시아 선교 길이 막히자 잠시 당혹스럽거나 실망했는지 모릅니다. 

     "아니, 성령님! 어찌..? 주님, 왜 초장부터 막으시나요?"

그러나 하나님은 이 때 일시 그를 막으시는 대신 유렆 선교의 물꼬를 활짝 터 놓으십니다! 또 나중에 아시아를 둘러 볼 기회를 주십니다.


2.
둘째로..성령께서 임시로 막으심으로써 파울로서는 생명처럼 소중한 중요한 동역자들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즉 트로아스[각주:11]에서 만난 의사/성경기자 루카[각주:12], 필리피에서 만난 뤼디아 등의 여인들, 코린토에서 만난 아퀼라-프리스킬라 부부[각주:13], 또 에파프라스[각주:14], 티투스[각주:15], 필레몬과 그 노예였던 오네시무스, 아키푸스[각주:16] 등입니다. 그밖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마케도니아/아카야 등지에서 파울과 만나 그의 동역자가 됩니다.


3.

셋째로, 소아시아의 주도(主都) 에페소 부근은 당시 목회자 아폴로[각주:17]의 선교지였습니다(행 18:24-28). 능변인 데다 구약 성경 지식에 능통했던 아폴로는 당대 아이귚트(에짚트) 문화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유대인으로서 복음을 받아 들여 예수님을 가르쳤으나 침례(세례) 요한에 관해서만 알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회당에서 담대히 전도하기 시작하자, 파울의 제자인 아퀼라 부부가 그를 데려다 복음을 더 정확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 후 아폴로가 아카야(그리스)로 건너 갈 뜻이 있자 주변 형제들이 그를 적극 추천하거나 환영해 주었고 그래서 코린토까지 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파울은 아폴로보다는 훨씬 선배 사도/선교사/전도자/목회자였지만 성령님 안에서 아폴로의 선교권과 모종의 영역을 인정했던 것입니다. 이 점을 파울은 코린토A 3:4-9에서 명백히 표출했습니다.  

아폴로가 코린토에 머물 당시 파울은 북부 지방을 거쳐 아시아의 에페소에 도착해 그곳의 교인들 십 수 명을 만납니다. 그들은 주로 이전의 아폴로와 비슷한 전도를 받았거나 다름 아닌 아폴로 자신의 전도와 가르침을 받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파울은 그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믿으실 때 성령님을 모셨습니까?"
     "아아뇨. 우리는 성령님이 계신다고 들은 적도 없는데요!"
     "그럼 여러분은 무슨 침례를 받으셨나요?"
     "그야 '요한의 침례'죠, 뭐."
     "요한이 사람들에게 회개의 침례를 베풀면서 말했지요: '내 뒤에 오시는 분을
     믿으시오'라고. 바로 그 분이 예수님이셨고요."

파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재차 예수님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은 데 이어 파울에게 안수도 받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방언을 하고 일부는 곧장 예언도 하기 시작했지요. 그들의 수는 약 12 명[각주:18] 정도였습니다.

파울은 거기서 약 2년간 머물면서 에페소의 수많은 유대인/그리스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많은 이적과 권능도 행했습니다. 특히 그곳의 마술사들이 회개하여 은돈 오 만 냥 어치의 마술책을 불태우는 역사도 있었지요. 에페소 뿐 아니라 거의 온 아시아에 복음의 열풍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행 19:26).

그러므로 성령께서 파울의 아시아 선교를 막으셨음은 아폴로 전도자가 활약하던 당시의 한 때였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때 아시아 선교가 일시 막힌 주된 요인은 마케도니아/아카야 등 파울의 주 임무였던 유렆 선교 때문이었고 그래서 더욱 성령님이 그에게 수많은 신실한 동역자들을 붙여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파울의 말년에는 많은 동역자들이 그를 내버리고 그 곁을 떠나는 슬픈 일도 있습니다(티모테B 4:10-16). 그래서 영적인 아들 티모테를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팀B 4:9, 21).


끝으로..우리는 성령께서 파울을 어떻게 막으셨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령님은 거듭난 우리를 이끄시는 영적인 길라잡이이십니다.

그 분은 우선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내용으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말씀은 우리의 속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그리고 내 길에 빛과 내 발 위의 등불로서 길 도우미 역할을 해 줍니다.

그리고 성령님은 방언을 통해서도 우리를 이끄십니다. 방언은 영적인 언어로서 나의 영이 하나님께 속 비밀을 아뢸 뿐더러 성령께서 말로는 안 되는 신음으로 친히 하나님 아버지께 간구하는 도구이며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을 느끼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성령님은 마음과 행동의 모니터 역할을 하셔서 내가 영적으로 민감할 때, 어떤 일을 하기 앞서 이끄시거나 막으시는 역할을 하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성령께서 큰 위험을 앞서 막아 주시기도 합니다. 만약 '타이태닠' 호의 에드워드 스밑 선장이 성령의 사람이었다면 이 모니터링을 받아 대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 해 전, 저는 어느 유명 인사의 집회를 참석하려고 자동차를 몰아 저로선 꽤 먼 밤길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잘 모르는 지역이어서 방언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출발 당시부터 묘하게도 마음 한 구석 걸리는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내심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믿고 싶으면서도, 한편 구석은 켕기는 것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그 날 밤 저는 톨게이트 진입로에서 뒤를 바짝 따라온 소형 트렄에게 추돌사고를 당해 구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새 차가 대파되어 다시 귀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 황망했습니다.

이것은 방언기도가 무익한 게 아니라(!), 제가 성령님께 민감하지 못해 불순종했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그 집회 참석을 당초 막으셨는데 미련하게 나선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어 비록 사고는 아니더라도 타주에 가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분명히 강사나 내용 상 좋지 못한 집회였는데도 미리 알고 갔기에 참석을 허락하신 적도 있습니다. 그들의 실상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회 도중 머리가 빠개질 듯 아파서 그냥 나왔습니다.

우리는 영적으로 늘 민감해야 성령님의 이끄심에 잘 반응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은 때때로 꿈과 환상, 또는 음성 등으로 우리를 이끄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씀과 성령에 충만하고 그 분의 인도를 갈구하고 마음을 기울일 때 올바로, 제대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을 늘 묵상하고 자주 고백함으로써 영과 혼을 단련시켜 성령님의 인도에 늘 이끌림 받아야겠습니다. 말씀은 우리의 혼과 맘을 새롭게 해 줍니다[각주:19]!

주님은 땅에 계실 때 성령께 이끌림을 받아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신 일도 있습니다. 

주님처럼, 파울처럼 우리도 늘 민감하여 우리의 길잡이/도우미이신 성령님의 이끌림을 받기 원합니다! 그 분이 가! 하시면 가고, 멈춰! 하시면 멈추는..그 분의 고분고분한 따르미들이 되길 원합니다! 


티엘티 독자들은 모두..
목자이신 성령님의 이끄심에 민감한 양떼들이 되기를!


  1. 사도행전 [본문으로]
  2. Asia Minor, 그리스어 "미크라 아시아" [본문으로]
  3. 또..지난 1차 선교 여행 당시는 아시아가 주된 선교대상지였음. [본문으로]
  4. 당대의 그리스 대부분을 가리킴 [본문으로]
  5. 소아시아의 퀴프로스 섬 출신의 유대인 신자로 부유한 지주 출신. 본명 요셒(행 4:36). 샤울(파울)을 예루샬렘 교회에 천거한 사람(9:26-28, 11:24). 만약 그의 조카 마르코스 요한이 다락방의 주인 마리아의 아들과 같은 인물이라면 마리아와는 오누이 간이었을 것이다. 당시 해외에서 예루샬렘으로 왔다가 신자가 된 사람은 매우 많았다. [본문으로]
  6. 신약 콜로새(골) 4:10. 예수님도 애용하신 예루샬렘 다락방의 주인 '마리아'의 아들과, 마르코스 복음서 기자로 추정되는 인물.(행12:12,25) [본문으로]
  7. 그러나 훗날 마르코스는 파울에게 오히려 소중한 사람이 된다! 티모테B(딤후) 4:11. [본문으로]
  8. 지금의 사이프러스 [본문으로]
  9. =실라/실루아노/실바누스 [본문으로]
  10. 다소/타르수스. 쉬리아의 수도 [본문으로]
  11. 한글성경의 '드로아' [본문으로]
  12. 누가 [본문으로]
  13. 한글 역 '아굴라/브리스길라' 본래 이탈리아 출신으로 코린토에서 장막제조업을 하다 신자가 됐고 사도 파울의 가장 중요한 동역자가 된다. 행 18:1-3 [본문으로]
  14. 에바브라 [본문으로]
  15. 디도 [본문으로]
  16. 아킵보 [본문으로]
  17. 한글성경 표기는 '아볼로' [본문으로]
  18. 남성들만 또는 남성들만 세어서. [본문으로]
  19. 구약 시편 23:3 원문의 뜻.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