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나 했더니..아니나 다를까, 이번 핼러윈(할로윈)에도 결국, 사고가 발생했군요.
해마다 꼭 이 날 잊지 않았다는 듯, 영락없이 말썽이 일곤 합니다만..
이런 기사를 보면 마음이 정말정말 답답해지곤 합니다.
http://www.latimes.com/news/local/la-me-halloween-funeral-20101113,0,6337540.story
캘리포니아 가데나에 있는 '도피성교회'(CRC) 교인인 윌리엄 쇄넌 씨 가정에서 핼로윈 날 저녁, 손자인 다섯 살 짜리 애런 저렐 쇄넌 주니어 군이 갱단 멤버들이 발사한 총탄을 머리에 맞고 입원했다가 이튿날(11월 1일) 밤 숨졌다고 하네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 왜 하필 순진한 5세 어린이일까 하고요.
숨진 쇄넌의 장례식엔 약400명이 모여 성대한 예식을 치렀답니다. 카네이션으로 장식된 하얀 작은 관을 놓은 식장엔 어린이들과 총상에 마비된 옛 갱 멤버들까지 모여 애도를 표했고요.
할아버지 윌리엄 쇄넌(55)은 손자의 죽음이 일개 가족, 한 동네로만 맞기엔 퍽 커졌다는 데 주목했다네요. "그는 이제 모두에게 속해 있다"고 뜻 깊은 말을 했습니다. 이 교회의 셑 게이터즈 장로는 "주님, 무언으로 주님께 나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애런은 최근에 콜드웰 초등학교 킨더가든(유치원)에 갓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명랑하고 활기찬 붙임성 있는 아이로 친구들, 선생님, 교통요원과도 친근하게 지냈고, '바위 학교'란 영화를 즐겨 봤다네요. 친구들의 옷차림을 칭찬해 주는 센스도 발휘했고요. 사건 후 병원으로 달려갔던 콜드웰 학교 교장은 "마치 내 아이가 죽은 거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쇄넌 소년의 이 죽음은 동네에 '전환점'(터닝포인트) 같은 모종의 계기를 불러왔다고들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중재요원/갱멤버/주민들 등이 모두 일심동체가 되다시피 했다는 겁니다. 갱멤버들의 협조로 수사가 조속 진행돼 용의자들도 쉽게 빨리 체포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정녕 아쉬운 것은, 정작 정말 중요한 하나의 전환 계기가 필요했다는 점입니다.
사고 당일 저녁, 애런네 가족은 애런의 증조모 집 뒷뜰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잠시 후 있을 친구네 집에서의 핼러윈 파티를 참석하려던 중이었고, 꼬마 쇄넌은 자신의 새 '스파이더맨'(거미사나이) 복장을 입어 보고 자랑하고 있었던 참이었답니다. 이번 핼러윈 데이 곧 10월 31일은 더구나 주일날이었습니다!
음..
그런데 유족이나 주변 사람들 아무도 감히 당일의 핼러윈 파티, 파티 참가 욕구, 핼러윈 복장을 탓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과연 이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가족의 핼러윈 관습엔 문제가 없었을까요?
아이가 묻히는 묘원 근처에서 한 사람은 스파이더맨이 그려진 5개(나이를 뜻함)의 풍선을 들고서 조의를 표했답니다. 이 교회의 호시아(호세아) 콜린즈 담임목사는 "남들이 50대 동안 하는 일보다 애런이 더 많은 선행을 5년동안 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말합니다.
"여러분의 삶은 두 가지 일-여러분이 해결한 문제들과 여러분이 빚어낸 문제들-만으로 추억될 것입니다. 어린 애런은 헛된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이 어린이의 삶 때문에 어떤 이들은 과거사를 벗고 문제 해결책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유족에게 위로가 되는 좋은 말이긴 한데, 쉽게 하지 못할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애런과 가족이 세상 사람도 아닌 신자로서 핼러윈 전통과 파티에 동조하거나 참가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사실, 핼러윈 복장을 사 입히고 하필 주일인 그날 저녁 쇼오프를 하게 하지 말아야 했고, 관여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랬다면 아까운 어린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만약 애런과 가족이 핼러윈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하나님의 보호막은 크고 도타웠을 것이며..애런의 수호천사들도 소년을 지켜 줄 명분이 더 컸을 것입니다. 참새 한 마리도 돌보시는 주님이실진대 하물며 소년의 목숨 하나를 돌보지 않으실 수 있습니까?!
그러나 주위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설령 그런 분별과 통찰을 했어도, 유족들에게 말해 주기가 참 '거시기'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발 핼러윈 데이 때 특히 신자들 가운데 애달프고 애설픈 또 다른 희생이 없기를~!
악한 것은 모양이라도 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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