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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비평/음악

찬송가-영혼을 건지는 열심을!



          이 한 편의 찬송가 


영혼을 건지는 열심을!

GIVE ME A PASSION FOR SOULS



김삼


우리 누구나 체감하듯 세상은 나날이 더 타락하고 사악해져 가는데, 그럴수록 주님은 그 가운데서 헤매는 불쌍한 영혼들을 이끌기를 우리에게 바라신다. 하지만 주님이 남기신 이 지상(至上)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채, 온갖 혼동 속에 헤매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주님은 안타까워 하시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은 둘째 치고 우리 자신들이 교계의 온갖 복잡미묘한 '영성' 생활 속에서 자주 헷갈리는 삶을 살다 보니, 뭇 영혼을 향한 사랑과 열심의 불씨가 우리 속에서 식어지고 사그라져 가서 문제다. 


주님을 향한 우리의 첫 사랑은 아울러 뭇 영혼을 향한 첫 열정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많은 교회들은 일껏 구원받은 신자나 갓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영혼들까지도 잘못 이끌고 있다. 또 남의 천국행 여정을 가로막고 자신도 실제로 가지 않는 파리세 같은 심보의 사람들이 교회 안에도 있다. 이런 와중에서 어떻게 뭇 영혼을 사랑하고 그들을 이끄는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탄식이 저절로 난다. 물론 그 열정의 뿌리는 성령님이시다. 


반면, 사도 파울님은 신약성경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서신을 쓸 만큼 뜨거운 선교/전도 열정을 가진 분이었다. 한때 남(스테판)을 순교시킬 정도로 박해에 열심이었던 그가 정반대의 사람이 되다니 참 일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한때 동족을 향한 영혼애로 불탔지만, 그들이 복음을 극구 반대하고 핍박하는 모습을 보자, 결국 이방인들에게로 방향키를 돌려 그들의 구원에 전력하게 된다. 

그 분의 영혼애와 구령열기가 우리의 것이기를! 



바로 우리의 이런 심경을 노래한 찬송가가 있다. '영혼을 건지는 열심을'이라는 노래다. 지난 1960년대에 합동/고신 측 등 보수교단이 만들었던 옛 '새찬송가'(457장)에 실렸었다.  


이 찬송가는 미국의 한 사제지정으로 1914년 태어났다. 당시 무디성경대학(MBI) 학생이었던 허버트 조지 토비(Herbert G. Tovey)는 평소 어떻게 뭇 영혼을 향한 열정을 무디처럼 구현할까 고심하던 사람이었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역에 부름을 받았지만 혹 방법론은 배우더라도 정작 길가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이끌고픈 뜨거운 열정이 부족함을 절감하고 하나님께 그 심경을 외쳐 고백하곤 했다.  


토비의 그런 고심은 찬송시의 형태로 옮겨졌고, 스승이자 학교 오르가니스트였던 포스 펠러즈가 그 시에다 가락을 붙였다. 원시의 음율이 불규칙적인데도 작곡가 펠러즈의 곡은 동음의 반복기법을 통해 마치 복음을 입으로 설명하듯, 또박또박 가사를 더듬듯, 신중하게 음률을 잘 맞추면서 경건미를 살렸다. 


스승이라지만, 둘의 나이는 불과 1년차였다. 펠러즈는 이 곡을 쓴 지 10년 후 세상을 떠난다. 펠러즈에 관해 알려진 스토리는 매우 적다. 제자인 토비는 스승보다 약 50년을 더 살았다. 작시는 물론 스승처럼 작곡도 했던 토비는 그밖에도 남가주대학교(USC)에서 공부했고, 로스앤젤레스성경학원, 심슨 성경대학, 덴버의 웨스턴성경학원 등에서 가르쳤다. 또한 캘리포니아 몬테벨로제일침례교회에서 목회사역을 했으며, 성가음악재단(SMF)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작시/작곡 작품들과 함께 역시 찬송가 작가인 키잍 브뤀스와 함께 독창/이중창모음을 펴 내기도 했는데 이 찬송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기독교 교육 방법론에도 고심했는지, 주일학교를 위한 '기독교교육에서의 음악 레벨', '교육을 위한 단순심리학' 등의 책을 쓰기도 했다. 토비가 전도의 실제 바탕인 성령의 권능에 관하여 과연 얼마나 고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찬송가는 본래 미국에서 애창되던 꽤 유명한 찬송가였는데도 불구하고 교회에 충분히 착상(着床)하는 데 실패했다. 작시자로서는 가장 명작인 셈인데도 사장화 돼 가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찬송가에 비해 오히려 더 현대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어쩐 영문인지 이젠 미국 교계에서도 연주 사례를 보기가 어렵고, 박물관화 되어 버렸다. 

주된 이유는 가사 음률이 불규칙적이어서 번역도 힘든 데다 리듬감이 정서에 잘 맞지 않아 잘 불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 나운영(1981년 8월 공식 발표)을 비롯한 일부 한국 작곡가들도 불규칙 음절을 극복하려고 번역시를 갖고 새 작곡을 시도한 바 있으나, 역시 쉽게 적용되지 못했다. 


대중에겐 대체로 비대중적인(?) 이 찬송가를 구태여 다시 음미해 보는 이유는 오로지 가사를 통해 뭇 영혼을 향한 우리의 열심이 다시 불붙기를 바라는 심정에서다! 





영혼을 건지는 열심을 (1914년 작)

Give Me A Passion for Souls



작시자: 허버트 토비 (Herbert George Tovey. 1888년 5월 6일~1972년 3월 20일)

작곡자: 포스 펠러즈 (Foss Luke Fellers 1887년 5월 8일~1924년 6월 16일) 

가사음률(미터): 9.7.9.7. 4.6.4.6. 4.6.4.4.


영문 악보 사이트


한글 악보 사이트



연주 사례: http://scissurl.com/2/ny3


< 단평: 성가대원 수에 비해선 대체로 화음의 균형이 좋으나 앨토는 계속 불안하여, 리더 싱어의 기용, 또는 음의 높낮이 조율을 위한 클리닠적 훈련이 필요함. 전체적으로 가사와 가락의 흐름이 너무 딱딱한데, 각 절에 (부드럽게 또는 또박또박 등) 조금씩 변화를 줄 필요가 있고, 속도를 약간 빨리 하면, 2박타 음악의 맛을 좀 더 살릴 수 있음. (원래 6박자이지만 속도에 따라 2박타 음악으로 간주)



아래에 실린 필자의 번역은 60년대 기존 번역 가사의 문학적/음악적 문제점 해소에 최선을 다해 본 것이다. [ 기존 번역의 3절 앞 부분은 원시와는 반대의 뜻이 되어 존재의 의미성이 감소되고 말았음. ]










영혼을 건지는 열심을

(김삼 편역)


1절

영혼을 건지는 열심을 오, 내게도 주소서

누구나 주님의 사랑을 다 기리게 하-소서


후렴 

죄 가운데 늘 헤매는 사람 주님께로 이끌게 하소서 

이 시간도 주 용서와 사랑 나 전파하게 하소서


2절

말로는 다 못할 위험이 내 앞길을 막아도

주님의 은혜를 힘입어 나 기쁘게 나-가리


3절

영혼을 건지는 열심과 주 권능을 주소서 

복음의 생명줄 던져서 뭇 영혼을 건-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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