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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의 연구묵상/캪튼's 코너

예배 때 박수, 왜 삼가야 하나?

Source: BBC

 

 

예배 때 박수, 왜 삼가야 하나?


바로크 음악의 거장이며 교회음악의 선구자였던 바흐는 자신의 창작곡에 'SDG(Soli Deo Gloria)'라는 약자를 곁들이길 좋아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라틴어이다. 이것은 모든 개혁가들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영광은 모두 하나님께 돌려져야 마땅하다는 뜻이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탄원한다:
"오, 예호봐님. 우리에게는 마소서! 우리에게는 말고, 오직 님의 이름에만 영광이 돌려지이다. 

이는 님의 사랑 때문이요, 진리 때문입니다."(시 115'1. 사역)

문장 상의 표현을 볼 때, 그는 거의 헐떡이다시피 황급히 이런 탄원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여기에 어떤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이 시의 전반부에서 우상들의 허황되고 완전무능한 모습을 상세히 기술하고, 후반부에서는 그와는 대조적인 하나님과 은덕을 말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예호봐님(만)을 송축하리, 이제로부터 영원히! 할렐루야!"라고 맺고 있다. 

그런데 "예배 때 박수만은 예외다"라고 주장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경배시간에 하나님이 아닌 특정 인사에게 상찬과 박수를 보내면서, 그에게 영예를 돌린다. 교계나 나라의 고위급 인사가 나타나면, 더군다나 그런 성향을 보인다. 과연 옳은 일일까? 위 시편 말씀에 따르면, 불법이다!

경배할 때(예배 도중에) 찬양대/성가대가 성가곡을 잘 연주했다는 뜻으로 하는 박수도 잘못된 것이다. 심지어는 지휘자가 그 박수에 보답하느라 절을 하기도 한다. 넌센스다! 경배에 준한 모임에서도 그렇다. 개인이나 팀이 뭔가를 잘 했다고 상찬하는 박수는 본디 경배에선 용납되지 말아야 한다. 설교자가 설교나 말을 잘 했다고 쳐 주는 박수도 마찬가지다. 모임에서 경배할 때, 모든 영광과 영예는 100%(!), 하나님께만 돌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위 시편 기자의 기원을 명심하기 바란다. 

경배 때, 그런 인간 대(對) 인간의 상찬 행위가 저질러질 때마다 속에 계신 성령님이 서글퍼하심을 느껴왔다. 하나님의 영광을 뺏는 행위임을 모르고들 하기 때문이다. 


필자를 '율법주의자'라고 판단하기 전, 글을 계속 읽어 보라. 나는 지금 모든 박수를 단죄하자는 게 아니다. 성도들이 회중 찬양 때 리듬에 맞게 손뼉을 치는 음악적인 박수는 자연스럽고 얼마든지 가(可)하다.   
문제시 되는 박수는 경배 시간 중 하나님께 100% 온전히 돌려져야 할 영광을 인간이 부분적으로 차지하고 가로채는 경우들이다. 성가대나 독창자, 특별 연주자가 찬양을 끝낸 후, "잘 했다"는 뜻으로 회중이 일제히 손뼉을 치거나, 설교 등 순서를 맡은 누군가가 그럴 듯한 말을 할 때 박수를 남발하는 그런 교회들이 요즘 상당히 많다. 아마도 전체의 과반수는 되지 않나 싶다. 심지어 지휘자가 절을 하거나 성가대를 가리키며 박수를 요청하기도 하는데, 세상 관행에 불과하며, 교회 안에서는 잘못이다. 

한국 교회의 경배시간에는 원래 이런 박수 관행이 없었다. 그랬던 것이 20세기 후반기에 차차 상찬용 박수 관례가 생기더니,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날로 더 심해지고 있다. 왜 이럴까? 왜 경배 때 인간끼리 서로 박수를 주고 받는가? 하나님은 따로 놔 두고? 교회음악과 경배가 자꾸만 엔터테인먼트 화 돼가는 탓일까? 그래서 영광을 하나님과 나눠 갖자고? 단언컨대 이건 정상이 아니다.

입장을 바꿔 보자. 하나님이 교회 경배 때의 그런 모습들을 내려다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당연히, "아니, 이것들이 내가 받을 영광을 가로채?" 하시지 않겠는가? 아니라면, 하나님이 "그래 그래, 다 괜찮아." 하시며 그 모든 박수 행위들을 귀엽게 봐 주시겠는가? 그럼, "좋다구나~!" 하고 저마다 가로채 갈 것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할 일이다. 

하나님께 박수로 영광을?

하나님께 "박수로 영광을 돌리는" 교회들이 있다. 이 역시 넌센스다. 상찬을 위한 박수는 인간끼리 통하는 것이다. 하나님께는 그런 박수가 통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박수는 인간 차원의 상찬이지,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린아이가 잘 했을 때 박수를 치고 깔깔대며 좋아하는 것을 보는가? 북한의 김정은을 비롯한 공산주의자들이 무엇인가 잘된 일을 자축하거나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손 타작하듯 줄 박수를 해 주는 것을 보았는가? 박수란 그런 차원의 것이다.  

신약 성도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면, 두 손을 번쩍 들어 찬양해야 한다(시 134'2, 티모테A=딤전 2'8). 하나님께 박수를 쳐서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신약적이지가 않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면, 당연히 '할렐루야'라고 외치며 손을 쳐들어야 마땅하다. 상찬을 위한 박수는 인간끼리 통하는 것이다. 하나님께는 그런 박수가 통하지 않는다.

간추리면, 박수는 인간 차원의 상찬이지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이들은 시편 47'1, 98'8 등을 하나님 영광을 위한 박수의 근거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구약에서의 박수는 대체로 음악적이고 기술적인 것이다. 시편에서 타악기들이 주로 숨을 쉬는, 호흡 순간을 표시하는 데 사용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참고로, 구약에는 이런 박수의 경우들도 있다:

요브서(욥) 27'23, 34'57, 에즈키엘(겔) 21'17, 22'13, 25'6, 나훔 3'19.

박수가 좋은 경우만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약에는 성도가 하나님께 손뼉을 쳐서 영광을 돌렸다거나, 하나님께 경배하면서 사람에게 박수를 하여 영예를 돌렸다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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