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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의 지난 칼럼들/은강의 순례여정

들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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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4일이었다.
지금도 눈 감으면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다. 잊을 수 없는, 내 인생의 그 하루.
그 전까지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시간이 제법 흐른 다음에 비로소, 나는 그 날 내가 다시 태어났다는 걸 알았다. 성경은 그것을 중생 또는 거듭남이라고 말한다.  
화요일이었고, 가을이 올 듯한 기미가 그 무렵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었다.
 
그 해 여름은 얼마나 더웠던가.
몇 십 년만의 살인 더위, 기상이변, 빙하가 녹고 있다, 더위에 관한 온갖 설이 연일 언론을 장식했다.
 
그 여름에, 그 덥다는 바깥 날씨와는 무관하게, 나는 집안에 틀어 박혀 내 평생 처음으로 성경을 읽었다.
한 달 남짓 신약성경과 씨름을 했다.
 
그 성경읽기의 끝에 나에게 남은 건 화면 몇 쪽을 온통 목록으로 채우는, 제법 많은 양의 메일이었다.
나는 성경을 읽으면서 그에게 수시로 메일을 보내 질문했고, 그는 내 질문에 성의 있게 답을 해 주었다.
웹을 이용한 그와의 성경 공부가 끝난 후, 나는 공부한 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록을 위해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고 내가 쓰는 글에, 몇 번 망설이다가 '신앙일지'라는 제목을 붙였다.
나에겐 참으로 낯선 단어였지만, 신앙이라는 말을 빼 놓고는 무어라 달리 칭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입구에 다음과 같이 썼다.  
 
 
 
정말 반갑습니다.
이런 곳에서 뵙게 된 바로 님 말이예요.

교회에도 다니지 않으면서 우연히 성경 공부를 시작했는데,
어쩌면 내 인생의 중요한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중입니다.
좀 망설이다가, 이 곳에 그 과정을 남겨볼까 싶은 욕심을 냈습니다.

제가 어떻게 될지 아직 저도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신앙을 갖게 될지, 그냥 좋은 공부만 한 것으로 끝나 버릴지요.
어떻게든 판가름이 날 때까지, 있었던 일과 다가올 일을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신앙일지'라는 제목은 일종의 자기 최면인 셈입니다.
쓰고는 있습니다만, 끝을... 저도 알 수 없군요.
.
.
(중략)
.
.

솔직하게, 정직하게,
그렇게 접근하려고 마음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후에 나는 생각했다.
저렇게 써 놓은 게 하나님 보시기에 협박이었을까?^^
내 말이 동기가 되어 그 분은 아니 와 주고는 못 배기셨던 걸까?  
공부한 내용을 되짚으며, 내가 혹시 이 부분에서 엉터리 이해를 한 것일까 전전긍긍 머리를 감싸쥐던 어느 날, 그 분은 나에게 오셨다.  
 
이 글은 그 기록이다.
그 여름 내가 공부한 것들, 생각한 것들, 주님을 만나게 되는 과정, 만나고 난 후의 이야기들.
1부는 거의 서문에 가깝고 2부는 공부한 내용들 그리고 3부는 그 분을 만나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이다.  

이 곳에 이 글을 올리는 동안, 아직 쓰지 못 한 남은 이야기들을 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 저는 은강입니다. 김삼님이 아닙니다.^^
'은총의 은빛강물'란은, 눈치 빠르신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은강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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